[정새롬의 차이나투데이 #2]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中 게임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현황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게임 전문 BJ인 대도서관이 한 달 광고 수익으로만 3천만 원을 벌어들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게임 방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타인이 게임하는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이 무슨 재미가 있는 것인지 의아해할 사람도 많지만, 대도서관이 보유한 유튜브 고정 구독자만 110만 명이다. 국내도 이렇게 뜨거울진데, 그 사람 많다는 중국의 현황은 어떨까.
작년 중국 게임 시장의 규모는 무려 1,144억 위안(한화 약 21조 원)이다. 매년 25%의 성장율을 기록하는 중국 게임 시장은 올해 북미 시장을 뛰어 넘을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세는 무섭다. 2014년 기준 중국의 모바일게임 매출액은 274억 위안(한화 약 5조 원)으로 웹게임을 뛰어넘었다. 성장률만 따져도 전년 대비 86%다.
동시에 중국의 MCN 사업이 꽃피고 있다. 게임과 MCN 시장이 톱니바퀴처럼 이를 맞물려 돌아갈 때, 게임 동영상 플랫폼의 성장은 약속된 것이나 다름없다.
2016년 中 게임 스트리밍 영상 시청자 수는 1억 명
중국의 시장 조사 기관 아이리서치(iResearch)는 게임 동영상 시장의 성장 시기를 시청자 수를 기준으로 다음의 세 가지로 분류했다.
- 초기 단계(2013~2014) : 광적인 E-스포츠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게이머를 응원하는 과정에서, 실시간 게임 영상을 취합했던 것이 주요 소비 형태였던 시기.
- 안정기(2015) : 여전히 E-스포츠 팬들이 주류 세력이지만, 점차 소비하는 게임의 스펙트럼이 확장되는 시기.
- 급성장 단계(2016년 이후) : TV와 연결해서 즐기는 비디오 게임 시장이 열리면서, 게임 스트리밍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의 수가 급증하는 시기.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으로, 모바일 게임 비디오의 시청자도 늘어날 예정.
이와 같이 게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초기 E-스포츠 실황을 온라인 중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위의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2016년을 기점으로 E-스포츠와 타 게임의 비중이 비슷해진다. 아이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2017년 이후부터는 타 게임의 동영상 스트리밍 비율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모바일 게임 동영상 관중까지 더해지면서, 2016년 중국의 실시간 게임 동영상 시청자 수는 1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체 13억 인구 가운데, 1억 명이 가지는 의미가 크지 않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동영상 시장에서 게임 분야는 극히 버티컬한 영역이다. 어느 정도 제한된 시청자층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큰 규모다.
‘게임 전용’ 플랫폼이 탄생하기까지, 플랫폼 성장 추이
중국의 게임 전문 방송 플랫폼의 경우 해외의 흐름과 유사하게 발전하고 있다. 성장 추이별로 세 가지 구분이 가능하다.
- 게임 동영상 방송 1.0 (종합 동영상 플랫폼 / 일방적 송출) : 2012년 이전까지, 게임 실시간 동영상은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전문 커뮤니티에서 주로 방송됐다. 중국 내에서도 2005년 투도우, 2006년 유쿠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 탄생하며, 게임 실황 동영상은 그 일부로 존재했다. 이 당시에는 영상 게재자와 시청자 간의 소통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게임 방송 역시 일방향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 게임 동영상 방송 2.0 (개인 방송 플랫폼 / 종합 쌍방적 소통) : 미국에서 2006년 설립된 개인 방송국 저스틴티비가 2012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청자와의 쌍방향적 소통이 가능한 개인 방송의 시대가 열렸다. 이때부터 댓글, 채팅을 통한 시청자 참여는 개인 방송의 백미가 됐다. 2005년 중국에서 시작한 와이와이닷컴 역시 수많은 시청자와 방송자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게임 방송은 이 중 한 카테고리로 존재했다.
- 게임 동영상 방송 3.0 (게임 방송 전문 플랫폼) : 게임 방송이 일부 카테고리로만 존재했던 이전 세대의 플랫폼과 달리, 게임 방송만을 전문으로 하는 버티컬 사이트들이 등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마존이 지난해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원)에 사들였던 트위치다. 저스틴티비는 이 트위치의 전신으로, 현재는 트위치로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 내에서도 트위치와 유사한 도우유티비가 2013년 설립됐다.
위 분류에서 알 수 있듯, 본래 종합 동영상 사이트와 개인 방송국의 일부 카테고리로 취급되던 게임 방송은 현재의 독자적인 버티컬 플랫폼이 완성되며 전성기를 맞았다.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의 6가지 수익모델
동영상 플랫폼의 전형적인 수익원은 물론 광고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버티컬 플랫폼의 경우, 보다 더 다양한 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다.
트위치의 경우 시청자가 댓글이나 채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이모티콘, 뱃지 등을 유료로 판매한다. 채팅창의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아이템이나, 개인 계정의 영상 저장 용량을 늘리는 것 역시 모두 이 부가가치 서비스 모델에 들어간다. 회원에게 구독료를 징수하는 섭스크립션 모델도 있다. 유료 구독을 통해 보다 더 깊이 있는 컨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게임사와 계약을 맺고 동영상 플랫폼 내에서 게임을 직접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사용자는 게임 방송을 보는 동시에, 실제 자신이 게임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일반 스포츠 경기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게임 내에서도 베팅 사업을 통해 수익이 나기도 한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미국의 트위치와 자국의 도우유티비가 게임 동영상 분야의 주요 플레이어로 경쟁 중이다. 지난 9월 월스트리트저널은 도우유티비가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게임 동영상 플랫폼 분야에 중국 내 큰 투자 사례는 없었으나, 점차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판다티비와 같은 신규 사업자 역시 업계에 뛰어들었다. 지난 8월에는 구글마저 ‘유튜브 게이밍’을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러모로 좁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긴 하지만, 게임 잘하는 사람 많기로 소문난 국내에서도 중국향 게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새롬의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