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네트워크 ‘매쉬업엔젤스’ 1년, 35개 팀 100% 생존의 비결은?
오늘 엑셀러레이터 매쉬업엔젤스(Mashup Angels)가 1주년을 맞이해 2015년 성과 발표회를 역삼동 네이버 D2 스타트업팩토리에서 개최했다.
매쉬업엔젤스는 이택경 대표파트너 외 총 5명의 엔젤투자자가 2014년 11월 설립한 엑셀러레이터다.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다음 까페를 만든 민윤정 코노랩스 대표 등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 밖에도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 더벤처스 호창성 대표, 옐로모바일 김현영 이사가 외부 엔젤 투자자로 참여했다.
2014년 설립 이래로 매쉬업엔젤스가 엑셀러레이팅 한 스타트업은 총 35개사다. 두 번의 시즌 모두 설립 1년 미만의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 약 50%를 차지했지만, 현재까지 35개팀의 생존률은 100%다. 이 중 2개 사는 인수합병되었으며, 20개 팀은 국내외 유수 벤처투자사로부터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20개 팀 중 50%가 매쉬업을 거친 후 6개월 내로 후속 투자를 유치했으며, 총 금액은 630억 원에 달한다.
매쉬업엔젤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으로는 명합앱 ‘리멤버’를 제공하는 드라마앤컴퍼니, 공유 여행 기업 마이리얼트립, 헬스케어 기업 눔, 중국인 대상 여행 기업 짜이서울 등이 있다.
아래는 오늘 성과 발표회에서 5명의 대표 파트너가 진행한 패널 토론과 문답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매쉬업엔젤스는 어떻게 팀을 발굴하냐는 질문이 많다.
이택훈 파트너 : 보통 두 가지로 나뉜다. 이메일 혹은 데모데이, 쫄지마 창업 스쿨에서 대면으로 만난 경우다. 지인이 추천한 팀들도 검토한다. 확실히 이메일로 접한 팀보다는, 실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눠본 경우가 더 좋은 경우가 많다. 매주 화요일마다 20개 정도 팀을 두고 파트너가 회의를 한다.
류중희 파트너 : 내 경우에는 실제 내 문제를 푸는 서비스인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내 삶을 바꿀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의 삶을 넘어서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
– 투자팀을 고르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인상혁 파트너 : 팀을 볼 때 내 자신의 생각이 잘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귀가 얇아진다. 실제 서비스가 나 자신, 내 주변, 내 가족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본다. 또 팀의 사무실을 꼭 방문해보는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다. 사무실을 가서 실제 팀이 일하는 것을 보면 그 조직이 돌아가는 짜임새를 볼 수 있다. 더 애매할 때는 통장 카피본을 꼭 달라고 한다. 1년 재정 내역을 보면 그들이 살아온 방식을 볼 수 있다.
민윤정 파트너 : 내 경우 ‘어떤 근거로 이 서비스를 당신들이 잘할 수 있냐’는 질문을 꼭 한다. 가끔 영혼 없는 시장 조사를 해와서 성공할거라고 우기는 팀이 있다. 실제 살아 있는 시장 조사를 한 팀의 경우 고객을 실제 만나고, 정말 실질적인 자료를 들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팀에게는 나도 배우는 것이 많다. 투자 후에도 그런 팀이 성과가 좋다.
– 스타트업에게 피봇팅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언제가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하나.
민윤정 : 스타트업에는 위기와 실패가 많다. 피봇팅을 쉽게 생각하는 팀이 많다. 하지만 자사의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 중심을 지키면서 변화해나가는 것이 맞다. 이번 사업이 잘 안된다고 해서 모두 끝내버리고, 새로운 걸 시도한다고 해서 성공한 팀은 별로 못봤다. 큰 비전을 잡고, 그 방향성에 맞게 작은 성공을 이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과연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가. 멘토링과 시어머니질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택경 : 매쉬업엔젤스의 기본 취지는 창업가를 존중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기껏해야 조언을 하는 것이지만, 창업가는 자신의 인생을 걸고 창업을 한 것이다. 우리가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할 수 없는 일이다. 창업가 출신의 멘토가 멘토링을 하면 장단이 있다. 장점은 창업 전반의 과정을 겪어 보았기 때문에 좋은 경험을 나눌 수 있다는 거다. 단점은 자신의 방식을 주입하게 되는 것이다. 창업의 성공 방정식은 모두 다르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엑셀러레이팅 팀의 해외 진출은 어떻게 돕고 있나.
이택경 : 현지 로컬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기존의 관계 맺고 있는 미국, 아시아 지역의 탑티어 VC 에게 우리 팀을 소개하는 것이 주역할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내년에는 국내외 투자자들을 위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볼 예정이다.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폴, 한국의 5개 국가 VC가 만나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류중희 : 사실 상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이 없다. 현지 유수 투자자에게 팀을 연결시켜주고, 그들이 효과적인 피칭을 할 수 있게 돕는 게 전부다. 사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해당 스타트업팀이 우리보다 해외 VC 네트워크를 더 많이 갖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면 우리는 그들이 추천한 VC를 또 다른 팀에게 소개한다. 이런 식의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고 본다.
– 내년도 투자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이택경 : 올해는 O2O, IoT, 커머스 쪽에 많이 투자했다. 내년에는 올해 투자했던 영역에 추가적으로 VR, 스마트카 솔루션 등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