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만리장성 넘을까… 중국에 340억 들여 계열사 설립
중국은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의 무덤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왓츠앱을 비롯해 구글의 모든 서비스에 접속이 막혀있다.
중국은 내수시장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약 2,600개 글로벌 서비스가 차단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이를 만리장성 방어선(防火长城)이라 부른다. 앞서 언급한 서비스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가상사설망(VPN)은 필수다. 하지만 VPN은 우회로 길을 여는 것이기에 속도와 지속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중국에서 세계 1위 소셜네트워크인 페이스북이 서비스된다면 어떤 변화가 이루어질까.
이달 18일 페이스북이 중국 항저우에 자본금 3천만 달러(한화 약 340억 원)를 들여 계열사를 설립했다. 법인 대표인 데미안 야오는 페이스북 아시아 태평양 지역 책임자였던 인물이다.
업태 정보로만 보면 중국서 인터넷 정보 기술(IT)개발, 서비스 제공, 컨설팅 등 사업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중국서 소셜네트워크, 비디오 콘텐츠 서비스를 하려면 별도의 자격을 정부로부터 받아야 하지만, 페이스북은 현재 이 자격을 획득한 상황은 아니다.
페이스북 측은 직접적인 서비스 유무, 시기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지역 개발자와 스타트업을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스타트업을 포함한 중소기업 생태계 활성화 및 개발자 교육은 ‘페이스북 비즈니스 허브’를 연상시킨다.
페이스북이 정상적으로 서비스가 된다해도 중국서 큰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만리장성 안에서 수많은 소셜네트워크가 등장하고 소멸하며 위챗과 시나 웨이보로 정리가 된 상황이다. 위챗은 올해 3월 기준 가입자 10억명을 돌파했으며, 시나 웨이보는 1억 4천 1백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페이스북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의 만리장성 넘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2010년 검열 문제로 중국에서 뼈아픈 철수를 겪었던 구글 역시 8년 만에 AI, AR기술을 앞세워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 중국에 AI연구소를 출범시켰으며, 텐센트와 기술과 상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특허권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작년 12월에는 베이징에 인공지능(AI) 리서치 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1월 IT 기업과의 협력 및 소통을 전담할 선전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애플 역시 전례를 깨고 중국이 규제하는 내용이 담긴 수백여 개 앱을 제거하며 유화제스처를 보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