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62]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캐치하라!‘ 울트라캡숑 권도혁 CEO
울트라캡숑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강의에 대한 평가를 내리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는 모습에서 착안한 ‘클래스메이트’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단순한 강의 평가 외에도 수업에서 만나는 다양한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한 아이템. 서울대에서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창업 때부터 ‘대학생, 글로벌. 모바일’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순조롭게 엔젤투자도 받을 수 있었다(앞서 인터뷰한 엔젤투자가 노정석 파이브락스 CSO에게 엔젤투자를 받은 바 있다). 이후 하버드대학교 졸업생인 아벨이 미국 서비스 총괄로 협력하게 되면서 보스턴 지역 10개 대학과 하버드대학에서도 ‘클래스메이트’를 사용하게 됐다. 올해 3월에는 카카오의 투자를 받아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장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지금 울트라캡숑의 주력 서비스는 ‘너말고니친구’라는 이상형 랭킹 어플이다.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 시장의 반응에 따라 아이템을 개발하고 발전시켰다.
“같은 수업을 듣는 사람끼리 이야기하는 것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너무 삭막하게 수업만 듣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의도치 않은 부분에서 사용자들이 반응하는 거예요.”
‘클래스메이트’는 학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서비스로 개발되었다. 학교에서 알려주는 공식적인 정보보다 훨씬 와 닿는 정보를 학생들끼리 공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용자들이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학교인증을 하고 익명의 아이디만 만들면 온라인 상에서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용자들의 커뮤니케이션이 그리 활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권도혁 대표는 현재의 대학생들이 이전 세대들처럼 학교 중심으로 생활하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했다.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이를 더 강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고.
“‘클래스메이트’ 기능 중에 ‘사파리’를 추가한 이후 이 안에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것을 봤어요. 사용자끼리 우리가 기대하지 않은 다양한 방식으로 기능을 이용하게 된 거죠.”
‘사파리(safari)’는 학교 내 커뮤니케이션의 범위를 넓혀 학교 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한 기능이었다. 서울대와 이화여대의 학생들이 ‘사파리’ 기능을 통해서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활동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기도 하면서 미팅으로 이어졌다. 진지한 목적으로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오히려 부가적인 기능이 활성화되자 울트라캡숑 내부에서는 아예 대학생 미팅 서비스를 따로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남자 개발자 중심으로 팀이 구성되어 있었고 다들 진지한 편이었기 때문에 잘 알지도 못하는 미팅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했다—검정색 뿔테 안경에 단정한 모습의 권도혁 대표와 팀원들을 보니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권도혁 대표는 하버드에서도 클래스메이트가 한 달 정도 반짝하고 마는 것을 확인하고는 가볍고 즐거운 요소가 오히려 사용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또한 ‘가볍고 즐거운 것’이 울트라캡숑의 창업 정신인 ‘글로벌, 모바일, 대학생’에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했다.
“다같이 아이디어 개발을 할 때, ‘머리가 열리면서’ 이것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울트라캡숑의 팀 문화, ‘오픈 커뮤니케이션’
현재 울트라캡숑 직원은 개발자 10명과 디자이너 4명, 기획과 마케팅 담당자 3명 그리고 미국, 대만, 프랑스의 해외마케팅 담당자 3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외에도 비상근으로 일하는 인원이 더 있다.
권도혁 대표는 팀원들과 다같이 40~50개의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고 그 중 사업화가 가능한 3~4개의 아이템을 순차적으로 런칭하는 식으로 사업을 이끌어 왔다. 가장 먼저 시작했던 서울대 강의평가 앱 이후 ‘마티니’, ‘미팅학개론’, ‘너말고니친구’ 등의 어플을 개발했다. 지금은 ‘다이어터’라는 신규 프로젝트를 담당한 다섯 사람 외에는 전원 ‘너말고니친구’에 집중하고 있다.
‘면대면 회의 대신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이용’
그렇다면 아이디어 개발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브레인스토밍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묻자, ‘우리는 회의를 따로 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 온라인 상으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며 각종 채팅창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수시로 의사를 주고 받는다고 했다. 페이스북 페이지와 카톡방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면 바로바로 피드백이 이뤄진다는 것. 회의를 위한 회의를 통해 소모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것도 그 이유겠지만 무엇보다 면대면 대화에서 화제가 특정사람에게 독점되는 것을 막고 대화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란다. 그래도 사실 채팅창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회의보다 놀이’에 가깝다는 것이 팀원들의 이야기였다. 재미있는 사진을 올리고 서로 장난치고 그런다고. 같은 동아리를 해오던 사람들이 주축이 된 팀이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권도혁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1985년 생에서 1992년 생으로 전체적으로 ‘어리기’ 때문에 세대차이 없이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인터뷰에는 근무 중인 울트라캡숑의 팀원 모두가 함께 참여해서 질문에 답해주었다.
‘자유로운 출퇴근과 합숙 문화’
울트라캡숑의 팀 문화에서 또다른 중요한 요소는 ‘합숙’ 문화이다. 울트라캡숑은 처음 숙소에 사무실을 차리고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사업이 확대되면서 따로 사무실을 구했지만 남성 직원의 경우 아직도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상경한 직원들의 복지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이쪽 업계에서는 ‘샤워장과 침대가 있는 사무실은 피하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업무와 일상 생활이 공유될 때의 문제점을 흔히 이야기하곤 하는데 문제는 없었을까?
실제로 팀원들은 직장과 숙소에서 일상생활을 거의 공유하게 된다. 하지만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과 각자의 생활 패턴이 있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팀원들의 이야기였다. 신규 아이템을 개발하는 경우 밤 여덟 시에 출근에 아침에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각자의 역할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게 권도혁 대표의 이야기였다. 이럴 때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큰 도움이 된다. 아무 때나 메신저가 울려댄다면 일하기에 부담스럽진 않을까 싶어 질문했더니 각자의 열정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열정이 없으면 티가 난다고 말하는 권도혁 대표의 눈빛이 일순간 매섭게 빛나 보였다.
‘팀 전원이 기획자’
“개발을 못하는 사람이 있고 디자인을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기획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팀 내에서 각자 특기를 가지고 움직이지만 기획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누구나 아이디어를 내고 검증받는다. 국내에 있는 팀원은 물론이고 해외에 있는 담당자까지도 의견을 내서 함께 기획이 이루어진다. 실제로 ‘너말니친’에 채택된 많은 아이디어—순위제, 제한시간 5초–들이 당시 인턴이던 직원의 제안으로 채택되었다. 미국 마케팅 담당자인 아벨의 경우 실제로 숙소에서 합숙하면서 기획을 함께 하기도 했고 마티니 프로젝트의 경우 직접 프로젝트매니저를 맡기도 했단다.
‘너말고니친구’의 확산,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
현재 울트라캡숑의 주력 서비스인 ‘너말고니친구’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 등장하는 ‘페이스 매치’와 유사한 성격의 ‘이상형 게임’이다. 회원 가입 후 간단한 정보와 사진을 업로드하고 시작버튼을 누르면 무작위로 선정된 8명의 이성 프로필 사진을 확인할 수 있고 일대일 대결을 거쳐 1위를 선정한다. 처음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지속적인 게임 요소 개발과 기술 보강을 통해 지금의 형태가 됐다.
“소셜 데이팅은 전세계적으로 4조 규모를 가지는 시장입니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속이는 사람들이 있고 단순하게 갤러리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모바일이 중심이 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국내에서도 소셜 데이팅을 겨냥한 많은 서비스가 있다. ‘너말고니친구’의 경우는 소셜 데이팅과 게임의 재미를 동시에 추구한다. 한쪽 극단에는 미팅의 요소가 있지만 다른 한 쪽에는 자신의 사진을 공유하는 요소도 크다는 것이 개발팀의 판단이다. 사용자들은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기면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직접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양상모(27세, 학생) / 김혜양(22세, 학생)
양상모 : “평범한 외모라고 생각했는데 친구들 사이에서 1등을 하고 메시지를 받기도 하면서 즐겁게,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기고 있어요. 셀카보다는 다른 사람이 찍어준 자연스러운 사진이 더 호응이 좋은 것 같아요. 대화를 거는 사람과 친해지는 경우고 있구요.”
김혜양 : “실제 주위 사람으로 이상형 게임을 하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게임 내에서 칭찬을 많이 받아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 다만 요즘 이용하는 연령대가 자꾸 낮아져서 조금 부담스럽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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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너말고니친구’의 다운로드는 35만 건이고 얼굴평가는 1억 번을 넘어 끊임없이 증가하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앱 페이지뷰 수 하루 4백만, 게임에 머무르는 시간은 평균 7분일 정도로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런 결과는 개개인의 서비스 이용 패턴 분석을 통한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토대로 경기 출전 밸런스를 맞추는 높은 기술적 배경이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 중에 게임을 전공한 사람은 없지만 점수와 랭킹을 도입하고 기술적인 요소를 덧입히면서 게임 요소를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에요. 데이팅으로도 활용하지만 사진을 공유하고 퍼뜨릴 수 있는 가벼운 서비스로도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기술력이 바탕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죠.”
권도혁 대표는 울트라캡숑이 다음과 같은 회사라고 정의했다.
첫째, 젊음과 밝음을 가진 회사. 일하는 것과 서비스 자체가 재밌는 회사
둘째, 진지함을 가진 회사. 신뢰와 열정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기술 중심의 회사. 회사가 가진 주제를 풀어가기 위한 기술이 밑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권도혁 대표는 이를 통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현재 ‘너말고 니친구’의 대만 서비스는 물론 일반인 한류를 위한 [도전! 너말니친 KOREA]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