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68]케이엔플래닛 박천권 대표, “이미 안드로이드 마켓은 레드오션!”
종일 인터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루 일정의 마지막으로 박천권 대표와의 인터뷰가 이뤄졌다. 섭외 당시부터 바쁜 일정으로 인터뷰 일정을 잡기 어려웠다. 가까운 지하철 역을 확인하고 가까운 커피숍으로 들어섰다. 해는 저물고 비거스렁이가 감도는 날씨.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우선 박천권 대표에게 최근 하고 있는 외주 작업에 대해 물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접목한 앱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자체 기술력을 인정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창업 후 회사 운영을 위해 외주 작업을 한다고 하지만 그 속사정이 궁금해졌다.
1인 개발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합작 창업
케이엔플래닛은 3명의 1인 개발사가 합작하여 만든 회사입니다. 2010년 ‘두뇌건강 패턴암기’ 어플을 개발할 때는 혼자서 시작했어요. 1인 개발사의 한계를 느끼던 중 3년 이상 안드로이드 앱 개발 경력을 가지고 있는 3명과 함께 케이엔플래닛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인원을 보강해 지금은 개발자 1명, 클라이언트 2명, 마케팅 1명, 서버 운영 1명으로 역할을 나눠 팀을 꾸려오고 있습니다. 그래픽 작업의 경우에는 외주로 돌리고 있구요. 팀 구성원들과 혼자서 그릴 수 없는 큰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안드로이드 마켓의 어려움
안드로이드 마켓의 경우 불법 다운로드가 많기 때문에 어플리케이션 판매 수익만으로는 회사 운영이 불가능한 게 사실입니다. 별다른 수익 구조가 없다면 광고가 중심이 되기 마련인데 안드로이드 마켓 초창기에는 가능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라고 판단해요.
시장 초기에는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검색하고 다운받아 사용하지만 어느 정도 시장의 규모가 커진 다음에는 검증된 소수의 어플리케이션이 시장을 독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죠. 다년간의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가 있지만 자체 서비스의 커다란 성공 사례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이 떨어진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유료 어플을 출시한다고 해도 국내 안드로이드 환경에서는 유통이 쉽지 않아요. 단기적으로 사용자 반응을 살피면서 소셜 배경화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 케이엔플래닛이 주력하고 있는 소셜 홈 ‘링크커버’는 페이스북 홈에서 착상해 그 기능을 확장한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잠금화면 페이지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실시간 검색어, RSS 피드, 뉴스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반응이 성공적이진 않았어요. ‘홈 런처’가 안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잠금화면을 활용하는 ‘캐쉬슬라이드’, ‘애드라떼’, ‘도돌커버’ 등의 앱이 유효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필수 앱이 아닌 이상 뚜렷한 수익이나 성공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어요.
외주 작업을 통해 다져진 기술력은 또 하나의 자산
팀원들 모두가 3년 동안 계속해서 새로운 앱을 개발하고 외주 작업을 병행하면서 자사의 기술력을 널리 알려왔습니다. 케이엔플래닛 합류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SNS 서비스나 모바일 CRS 서비스, 금융권의 자산운용 시스템, 여행정보 제공, 학습 스케줄러 등 다양한 외주작업을 진행해 왔는데 이는 회사 운영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내부 구성원들의 기술력을 높이고 검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내부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기 위해 생각한 것이 안드로이드 어플 개발 매뉴얼 집필입니다. 팀 차원에서 새로운 돌파구 모색의 기회라 생각하고 최근부터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후의 계획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아요. 하지만 매뉴얼 발간 이후 새로운 외주 작업이나 컨설팅, 강의 등 부수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플리케이션 마켓은 이미 레드오션이에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진입하세요.”
개인이 창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정부지원을 받아서 테스트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회사를 성장시키는데는 개인이 가진 분명한 한계가 있어요.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어플리케이션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이를 수익화할 수 있는 팀 빌딩이 필수적입니다, 인원이 늘어나면서 자기 자본을 잠식할 수 있는 비용지출을 줄일 수 있는 각종 지원책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해요. 이번 KT에코노베이션 아키텍트 4기에 지원해서 개발 공간과 개발 인프라를 지원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유지하면서 외주를 병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틀림없어요. 종종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성공과 실패를 이야기하기 전에 ‘창작’ 자체가 즐겁기 때문에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템 하나에 목숨을 거는 것이 아니라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구체화하면서 도전하는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천권 대표는 케이엔플래닛이 기술력에 자신 있는 소규모 스타트업이라고 거듭 밝혔다.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지 시장에서 도약할 수 있다고, 지금은 단지 기회를 노리고 있는 중이란다. 그러면서도 소셜 홈 어플 ‘링크커버’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해외 시장에 도전한 뒤 국내 시장에서도 다시 한 번 도전할 계획이며 이후 좀 더 역량이 갖춰지면 제대로 투자 받고 싶다는 말도 인상 깊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고 싶다는 말. 하나의 사업을 바라보기보다는 더 큰 회사를 그린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