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코리아 라운드 테이블1]글로벌 스타트업 네이션 현황과 스타트업 코리아의 미래
지난 주 금요일(9월 27일)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서 운영하는 인큐베이터인 디캠프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세계적으로 기업가 정신과 창업 문화를 전파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국가적이고 지역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 정부가 창조 경제를 표방하면서 벤치마켓하려했던 이스라엘의 요즈마 창업 펀드와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처럼, 국가 차원에서 스타트업을 통한 경제 부흥을 위해 공동의 의제를 설정하고 정보를 공유해나가는 현상을 ‘스타트업 네이션(start-up nation)’이라 부른다. 한국에서도 국가 브랜드 수준의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민간 단위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됨에 따라 디캠프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 생태계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30여 명의 인원이 초대해 각 국의 사례를 공유하고 스타트업 코리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각 단위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현재 상황과 한계, 필요한 지점을 모색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가장 먼저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들의 사례를 공유할 수 있었는데 인상적인 내용들을 소개한다.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가별 사례 공유
1. 스타트업 칠레
국가에서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칠레 정부가 1년 간의 비자를 제공하고 4만 불의 투자금을 지원하며 엑셀레이팅 운영한다. 전세계 창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지원을 원하는 18세 이상의 예비 창업자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정보를 올린 뒤 심사를 거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추천자 이메일을 통해 정부에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6개월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협업 공간을 지원한다. 2010년에 14개 나라의 22개 스타트업이 지원을 받았고, 2013년에는 50개국 594개 스타트업이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2014년까지 1000개 스타트업 지원을 목표로 정부 차원의 정책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 단순히 해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원프로그램 종료 후 칠레에 남아 사업을 구상하는 경우도 있고 현지 인력의 채용과 지역 소비 촉진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이라는 다양한 성과로 주목 받고 있다.
2. 스타트업 아메리카
오바마 정부의 “창업 이슈가 경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경제회복 캠페인의 연장선에서 카우프만 재단 등 민간 영역에서 스타트업 촉진을 위해 구성됐다. 스타트업과 관련된 모든 진행과정을 정리하고 기록하여 ‘스타트업 아메리카 파트너십’ 을 통해 공개한다. 이를 통해 정부와 민간의 창업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다. 기업가 정신 고취를 위한 다양한 멘토링릴레이션십 활동과 창업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 과정을 정해 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직원과 매출의 규모, 창업 기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해 지원하고 있다. 정부의 역할은 퍼실레이터로 관련 정책과 문화를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거대한 국토 환경 상 지역적인 영역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대한 필요성이 높다. 다양한 단위에서 자생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드며 스타트업 아메리카에서 업글로벌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3. 스타트업 브리타인
정부의 경제회복 캠페인의 일환으로 민간 영역에서 시작되어 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면서 운영된다. 영국의 경우 디자인이나 제품, 리테일 중심으로 스타트업이 발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별 창업가들의 연결을 중시하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모든 스타트업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품 중심의 스타트업의 특색에 맞게 거리를 통째로 임대해 스타트업이 마켓을 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타트업 하이 스트리트’ 프로그램이 유명하다. 사전 심사를 통해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검증하고 홍보한다. 지역에서도 멘토링이 가능하도록 스타트업 멘토들이 2층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도는 투어 프로그램도 인상적. 자국내 스타트업 머뮤니티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4. 스타트업 캐나다
가장 최근에 시작된 운동이다.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기업가 정신과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캠페인으로 시작. 타운홀 미팅으로 ‘블루프린팅 프로젝트’을 실시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함께 방향성을 정해간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청취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커넥트, 커뮤니티, 캠페인이라는 스타트업의 3개 목표를 도출했으며 이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활용은 ‘1000 스타트업즈’: 1000개 스타트업의 인터뷰를 웹사이트 공유함으로써 창업 독려하고 있다. 공공기관과의 회의를 통해 미국보다 먼저 창업자를 위한 비자를 통과시켰다는 점에서도 눈여겨 볼 만하다. 해외 네이션즈 사례를 공유하고 스타트업 매거진 제작하는 한편 스타트업 채팅 등을 통해 학생 중심으로 흥미 유발하려 노력하고 있다.
5. 기타 사례
스타트업 브라질의 경우 정부에서 엑셀레이터를 선정해 그 엑셀레이터와 스타트업을 매칭하는 역할을 한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의 엑셀레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 말레이시아는 민간에서 시작되었으며 아직은 기초적인 부분에서 창업 시작을 지원하려고 한다. 학생들 코딩 교육을 기반으로 창업의 기초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전세계 청년 기업가들 경진대회 개최, 해외 견학 등 ICT 위주의 엑셀레이션 프로그램 진행한다.

디캠프의 양석원 사업운영 팀장이 스타트업 네이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실태, ‘왜 스타트업 코리아가 필요한가?’
최근 국내에서도 창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각종 정부 지원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스타트업 생태계의 저변은 확대되어 있는 실상이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창업 희망자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취업준비생의 2.9%만이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처럼 기업가 정신이나 도전 정신을 장려하는 창업 문화가 널리 확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큰 문제다. 여기에는 창업 실패에 따른 재도전이 어렵다는 현 제도의 문제도 있겠지만 먼저 중복되거나 분산되어 있는 창업지원사업들이 전문화 될 필요성이 있고 관련 정보나 성과가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되고 시너지를 낳을 수 있어야 한다. 민간 차원에서 이뤄진 논의가 정부 정책에 반영되는 일도 필요하다.
실례로 창업자들이 여러 지역에서도 창업 거점을 만들고 활용할 수 있도록 창업 공간—코워킹 스페이스나 영역간 네트워크 연결이 중요하다. 창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행사들을 연계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도 있다. 스타트업 정보들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온라인 가상 창업 대학, 스타트업 코리아 어워드 같은 시상식을 통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뒤이어 이어진 월드카페 행사에서는 스타트업 연관 분야 실무자들이 참여한 ‘스타트업 코리아’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어지는 내용은 [스타트업 코리아 라운드 테이블 2] 기사를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