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75] ‘우린 마케팅을 장점으로 가진 기술 중심 스타트업’ 퍼플즈 송훈 대표이사
스마트폰이 우리 삶을 더욱 스마트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이유는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각종 센서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외부의 온도나 빛, 소리, 압력 등을 일정한 신호로 바꾸는 부품인 센서–카메라는 시각, 마이크는 청각, 터치스크린은 촉각, 가속센서와 자이로스코프는 밸런스 감각을 담당한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은 이러한 센서들을 활용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한다. 퍼플즈에게 이런 스마트 모바일 환경은 어떤 의미였을까? 플래텀을 방문한 퍼플즈의 공동 창업자 송훈 대표이사는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 기술 마케팅을 위한 인프라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밝혔다. 단순한 서비스 앱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의 기능을 활용한 기술 서비스 마케팅이라는 분야를 만들어내고 있는 퍼플스.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퍼플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퍼플즈( Perples)는 사람을 뜻하는’ Person’과 ‘People’을 합성해 만든 말입니다. 사람을 위한 기술을 만들자는 저희의 미션을 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고기능을 활용하는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2012년 4월에 창업했습니다. 창업 당시부터 스마트폰의 센서를 활용한 통신 방식을 고민해왔고 지금은 주파수 통신으로 일반 스피커를 통해 스마트폰을 연동하여 활용할 수 있는 기술—사운드 태그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사업모델을 확장해나가려고 합니다.”
Q. 사운드 태그(SOUND TAG) 서비스가 어떤 것인가요?
“사운드 태그 서비스는 사람의 귀로는 들리지 않는 소리를 활용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서비스입니다. 고주파 (18~20MHz)를 내보내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로 일반에서 사용되는 범용 스피커와 스마트폰의 사운드 태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별도의 인프라 없이도 다양한 기능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웹으로 제공되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과 초음파 송수신 솔루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Q. 해당 기술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나요?
마트에서 장을 볼 때 할인 정보나 실시간 정보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기업 측면에서는 송수신 정보를 통해 고객의 방문, 이동 경로를 파악함으로써 목표 고객에게 알맞은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거리의 키오스크 광고판(KIOSK*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위해 정보를 표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소형 구조물, 컴퓨터와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볼 수 있다)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우 이미 일본내 전문 디지털사이니지 업체인 TOPPAN과의 기술 공급 계약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습니다. 옥외 공연이나 영화관, 텔레비전에서도 울트라 사운드를 통해 프로그램 정보나 광고를 제공할 수 있으며 다양한 콘텐츠를 각각의 초음파 신호를 통해 앤드유저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도 별도의 전용 기기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고객 맞춤 도슨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Q. 실제 활용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올해 3월에 런칭했던 ‘던킨도너츠 모닝 스타트업 어플리케이션’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모닝 알람을 해제하는 ‘모닝 미션’ 성공 후 오전 11시까지 매장을 방문하면 할인 쿠폰이 스마트폰 속으로 자동 발급되도록 되어 있는데요. 쿠폰을 ‘울트라 사운드’를 통해 자동 발급함으로써 고객의 매장 방문 인증 및 쿠폰 발급 절차를 간소화시켰습니다. 실제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았고 기업 차원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서비스 제공은 코어 기술 개발 후 라이센싱을 제공하는 형태로 이루어졌으며 퍼플즈의 기술이 적용된 어플리케이션이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울트라 사운드 기술을 실제 서비스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기업 고객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중입니다. 향후 울트라 사운드 서비스가 새로운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Q. 미국에서 마케팅과 경제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창업이 가능했나요?
“미국에서 공부한 부분은 주로 경제와 관련된 내용이었고, 실질적인 업무의 경험은 무역과 국제영업 분야에 있었습니다. 무역과 국제영업 분야의 경험을 차곡히 쌓아나가 먼 훗날의 창업을 꿈꾸고 있었는데,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자본과 인프라에서 제약이 덜한 IT 관련 서비스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미국에서는 이미 거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성장 단계별로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었구요. 산업구조가 IT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의 경쟁력은 지식 사업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였죠. 미국에 시장이 있다면 한국에는 우수한 IT 인프라와 인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서 팀을 만들어 해외로 진출하자는 목표가 생겼어요. 제가 가진 장점은 마케팅이었는데 마케팅을 장점으로 가진 기술 중심 회사를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
Q. 수익모델이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사업 방향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형태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지금의 CTO(Chief Technology Office 최고기술책임자)를 설득하기 위해 대전으로 향했죠. 양해륜 CTO는 중학교 친구로 카이스트에서 전산학을 전공했어요. SoundTAG 기술은 스마트 기기간 커뮤니케이션의 용도뿐 아니라 데이터를 축적하고 가공, 분석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확신이 있었어요. 우리 CTO가 뭐든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저는 뭐든지 판매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는 다양한 기업들이 음파를 활용하여 자사의 B2C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 라이센싱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Q. 어려웠던 점은?
“자체적으로 기획했던 서비스 모델들이 시장에서 소통되지 않았어요. 일본에서는 음성 (음악) 분석 기술을 통해 이미 유사한 O2O (Online to Offline) 서비스 모델이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었거든요. 현장의 반응을 기다리는 일이 힘들었어요.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하면서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개발하고도 1년 정도 무관심 속에 있었어요.
음파를 이용한 정보 전달 서비스는 과거에 이미 만들어진 기술입니다. 하지만 송수신과 데이터 관리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 문제 때문에 확산될 수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유비쿼터스 인프라가 확장됨에 따라 우리가 목표한 꿈이 현실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개발적인 요소와 마케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팀내에서 사업 모델을 기획해 업체에 제안하는 것처럼요. 지금은 단순 광고로 시작하고 있지만 저렴하고 간단한 O2O 서비스가 가능해짐에 따라 그 이후의 서비스 확장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어떤가요?
“우선은 일본 시장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국내 같은 경우 정해진 기간내의 턴키 방식 라이센스 모델에서만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 사용량 기반 라이센스 수익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시장은 아무래도 관련 산업이 성숙되어 있지 않기에, 일본에서 기반을 다진 뒤 서비스를 역수입하는 방법으로 시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올해 8월에는 일본의 NTT (자국내 1위의 통신회사), TOPPAN (디지털 디스플레이 솔루션 회사, 연매출 20조)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여 본격적인 기술 공급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의 경우 현재 이야기가 진행중의 몇몇의 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말부터 서비스를 런칭할 계획입니다.”
퍼플즈 송훈 대표는 인터뷰 내내 밝은 모습으로 기술 내용과 서비스 모델을 설명했다. 말투는 조곤조곤했지만 눈빛은 확신에 차 있는 듯 반짝이고 있어 인상이 깊게 남았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해야 할까?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었는데 그가 가진 기술에 대한 확신과 팀에 대한 믿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퍼플즈 내에는 개발자와 기획자 외에도 디자이너와 국내외 영업과 마케팅 담당자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안정적인 기술의 사업화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이라는 시장의 변화에 맞춰 등장한 새로운 기회를 원천 기술 개발과 이와 접목한 서비스를 통해 개척해나가는 퍼플즈. 기술 혁신의 사소한 변화로 인해 달라지게 될 더 나아진 미래의 모습을 만들어 가는 회사가 되고 싶다는 말이 진솔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