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71] ‘나는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HaZ스튜디오 이창훈 대표,
지난해 4월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 으뜸앱을 수상한 ‘히어로즈 앤 좀비‘라는 게임이 있다. 영웅캐릭터를 활용해 떼거리로 몰려오는 좀비를 드리블해 잡는 게임이다. 한 번의 터치로 이동과 공격이 가능한 조작감과 타격감으로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던 게임이다.
‘히어로즈 앤 좀비’를 만든 하즈 스튜디오 이창훈 대표와의 인터뷰를 위해 KT에코노베이션 센터를 방문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놀라웠던 점은 이 게임을 프로그램을 전공하지 않은 한 명의 개발자(이창훈 대표)가 혼자서 만들었다는 것.
하즈스튜디오의 이창훈 대표가 게임을 만들게 된 이유를 직접 들어봤다.

HaZ스튜디오의 이창훈 대표
팀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작년에 제작한 ‘히어로즈 앤 좀비(Heros and Zombie)’라는 게임이 있어요. 그 앞 글자를 따서 HaZ(하즈)스튜디오라고 정했어요. 팀 이름을 그렇게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팀 이름이 필요한 경우가 있잖아요. 어딘가 서류를 제출하거나 할 때처럼요. 어감도 나쁘지 않고 해서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액션 RPG 게임을 만들고 있어요. 기존의 스마트폰 액션 게임에서는 십자패드 같은 가상 컨트롤러로 게임을 하는데 컨트롤이 어렵고 사용자가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요. 스마트폰에 적합한 게임 UI에 대한 개선이나 시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터치 방식으로 컨트롤하는 게임을 만든 것이 ‘히어로즈 앤 좀비’에요. 수상도 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작년 12월에는 카카오 게임 입점을 위한 미팅을 가지기도 했는데, 일단 IOS 버전밖에 없었고 원래 터치 컨트롤 방식을 테스트하기 위해 만든 게임이라 수익성이나 자체의 지속성도 부족한 상황이었어요. 지금은 안드로이드 버전을 개발하고 게임의 지속성, 수익성, 대중성을 보완한 ‘히어로즈 앤 몬스터(Heros and Monster)’를 준비 중입니다. 준비하는 동안에도 시장이 계속 변화해가면서 코어(Core)하면서 수집적인 요소가 게임에 많이 반영되고 있는 중이구요.”
코어하면서 수집적인 요소가 어떤 거죠?
“이런 요소가 처음 등장한 게 카드형식의 배틀게임인데요. 카드와 RPG 게임이 캐릭터가 같은 역할을 하잖아요. 요즘은 이런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캐릭터를 수집해서 장비를 장착해 싸우게하고 또 성장시키고. 지금 개발 중인 ‘히어로즈 앤 몬스터’도 이런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컨트롤하기 위한 다른 시도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자동 공격 방식을 적용하고 스킬 버튼만 사용해 일정한 공격을 한다든가 하는. 저희 게임은 터치로 이동하고 제스처로 스킬을 작동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어울리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겠지만 저희가 하는 시도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팀을 결성하셨나요?
“저는 원래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입니다. 그런데 게임 개발 툴(Tool)이 상대적으로 쉬워지고 모르는 것들을 인터넷을 통해 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됨으로써 책과 동영상으로 학습을 하면서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됐어요. 그래도 모르는 부분은 지금의 팀원인 권용준 님에게 자문하면서 완성한 것이 ‘히어로즈 앤 좀비’였어요. 권용준 님은 10년 전 첫 직장 동료였는데 3년 전부터 개인사업자로 관련 분야 개발을 담당하고 있어요. 꾸준히 연락하면서 도움을 받았죠. 저는 작년 9월 이후 퇴사를 하면서 ‘히어로즈 앤 좀비’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좀 더 구체화하고 싶어서 작년 12월에 권용준 님과 팀을 꾸리게 됐어요. 사업을 하려고 하니까 같이 일할 공간이 필요해서 이를 지원해주는 kt 에코노베이션 아키텍트에 지원하게 됐구요. 사업자 등록은 없지만 가시화된 결과물이 있어서 선정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HaZ스튜디오의 권용준 님(좌)과 이창훈 대표(우)
개인소개를 부탁드릴께요
“첫 직장이 게임 쪽은 아니었어요. 그래픽 일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유행하던 것이 아바타였거든요. 2D 아바타에서 3D 아바타로 넘어가는 시기였는데, 게임이랑 비슷해요. 아이템 교체하고 동작 같은 것들 설정하고. 아바타를 제작하다가 2003년에 첫 직장이 망하고 나서 조금 방황했던 것 같아요. 3D 캐릭터 개발을 계속하고 싶었는데 당시 3D로 게임을 개발하는 곳이 거의 없었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이매직’이라는 곳에 들어갔어요. 3D게임을 만드는 고급 엔진인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을 사용한 온라인 게임 ‘세피로스’를 만들던 회사였는데 상용화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그래픽 디자이너가 저 혼자였어요. 유지보수 업데이트를 위해 그래픽에 필요한 모든 기능들을 배울 수밖에 없었어요. 바로 실전 위주였죠. 그 과정에서 언리얼 엔진의 활용법도 익힐 수 있었어요. 게임 프로그램의 코딩은 모르지만 몇 년 동안 일하면서 게임의 전반적인 요소에 대해서 학습할 수 있었죠. 이후 이매직이 스마일게이트에 매각되면서 거기에서 3년 더 일하다가 하고 있던 프로젝트가 종료되면서 작년 9월에 퇴사하게 됐어요.”
게임 개발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만들고 싶은 것이 많아서 공부는 계속했었어요.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게 되고 검색이 발달하면서 필요한 부분은 찾으면 다 나오니까. 학습하면서 습작을 많이 만들었어요. 처음엔 취미생활로 개발을 시작했어요. 제일 처음에는 프로그램을 공부하려고 인터넷에서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벽돌깨기가 게임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 쉬운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고 그러더라구요.(플래텀: 잡스 전기 영화를 보니까 잡스가 가타리에서 처음 만든 게임도 바로 벽돌깨기던데요. ㅎ) 그 때는 만들면 앱스토어에 바로 올리고 그랬어요. 부분 유료나 그런 개념도 없었죠. 취미니까. 그런데 다운받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 반응이 재미있었어요.
인간의 욕심이란게 그렇잖아요. 좀 더 깊은 단계로 나아가고 싶어하고. 그 사이에 시장도 계속 바뀌면서 스마트폰 게임에도 자본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마케팅이 큰 힘을 가지고 중요해지게 되면서 개발은 팀 내에서 하겠는데 그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대응할 수 없게 된 것도 있고. 고민 중입니다.
당시만 해도 십자패드로 움직이는 액션 게임이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십자패드 없이 할 수 없는 게임은 왜 없을까해서 만들기 시작했어요. 5개월 정도 걸려서 만들어서 작년 3월에 출시하고 4월에 머니투데이에서 매달 주최하는 ‘모바일 앱 어워드’에서 수상하고, 공신력 있는 해외 리뷰 사이트에도 리뷰가 이뤄지고… 사용자 별점도 괜찮고 그랬죠. 그래서 그 이후 목표를 구체화하고 있어요.”
(인터뷰 도중 그 자리에서 직접 개발중인 ‘히어로즈 앤 몬스터’ 게임을 해봤다. 타격감을 주기 위한 터치 인식. 게임방법을 보면서 ‘몬스터 길들이기’와 유사한 게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스토리나 캐릭터 구성을 혼자서 한다고 생각하니까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인원만 더 많았어도 먼저 출시할 수 있었을텐데… 아쉬워요. 처음 게임을 구상한 건 작년이었거든요. 자금이 있으면 사람을 한 명 더 쓸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둘이서 멀티로 일을 해야하니까. 자금이 없으니까 더 시간을 들일 수 밖에 없어요. 저희 같은 완전 초창기 기업에 투자하는 곳을 찾는다는 것도 힘들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거나 규모를 가지게 되면 투자 받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Haz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게임의 강점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액션 RPG의 경우 대부분 비슷한 공식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 요소들이 검증된 요소이기 때문이죠. 저희도 같은 요소를 가지고 있고 거기에 더해서 타 게임과 차별화되는 타격감, 손맛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싶어요. 십자패드의 경우 그래픽으로 타격감을 표시하지만 우리의 경우 조작감과 타격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게임 개발자인 동시에 유저로서 재미있는 게임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터치 제스처 방식을 비롯해 다양한 조작 방식이 많은 게임에서 활용되었으면 해요. 결국은 각 게임사들이 게임 자체에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나 캐릭터의 종합적인 부분을 강점으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히어로즈 앤 몬스터의 게임 조작은 스마트폰 화면의 터치를 통해 이뤄진다.

히어로즈 앤 몬스터의 실제 게임 모습
HaZ 스튜디오 이창훈 대표의 전공은 공대 지구환경 공학이라고 한다. 자연환경, 재활용 이런 쪽으로 공부를 했단다. 하지만 전공과는 별개로 어릴 때부터 만화나 캐릭터를 좋아하긴 했고 그래서 그래픽 관련 일을 하면서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전문가가 완성도 있는 게임을 만드는 일은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이창훈 대표는 앱스토어의 등장과 검색의 도움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직접 보내준 답변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개발자의 의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뷰 마지막에 이창훈 대표는 다양한 경험이 자산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스스로가 디자이너로서 일을 해오며 겪었던 다양한 업무가 게임을 만드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 그것 역시 게임 개발의 배경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를 그만두지 않아도 역시 게임을 만들어서 창업했을 거라는 이야기처럼 스스로가 사용자 입장에서 하고 싶었던 게임이 있어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