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크런치 상하이 2015] 한국과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논하다
6월 7일과 8일 양일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규모 스타트업 컨퍼런스인 테크크런치 상하이 2015가 막을 내렸다.
테크크런치 상하이는 중국 최대의 스타트업 축제로 중국 및 해외 각지에서 매해 약 4,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탈아시아급 행사다. 올해 행사는 컨퍼런스 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 창업자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선보이는 장이 되었다.
특히, 9일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나선 패널토론(Innovation from Gangnam Style)이 진행되어 현지 청중의 관심을 받았다. 토론자로는 디캠프 김광현 센터장, 캡스톤파트너스 송은강 대표, 스튜디오 씨드 코리아 김수 대표가 나섰다. 사회는 이번 테크크런치 상하이 2015 주최사인 테크노드 유채원 기자가 맡았다.
이날 패널토론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큐베이터, 벤처캐피탈 그리고 성장가능성이 큰 사물 인터넷 창업자와 함께 한국 창업생태계에 대해 토론해보겠습니다. 우선,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이하 김) : 김광현입니다. 기자생활을 하다 금년초 디캠프에 조인하게 되었습니다. 디캠프는 한국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중 하나로 강남구 중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강남스타일’ 다들 아실텐데요. 바로 그 강남에 위치하고 있고 실제로도 가깝습니다. 2013년 3월 27일 개관한 복합 창업 생태계 허브로써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 투자자, 각종 지원 기관 등이 협업하고 교류하도록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디캠프를 운영하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국내 20개 금융기관이 창업생태계 활설화를 위해 설립한 5,000억 원 규모의 비영리 재단이자 플랫폼입니다.
송은강 대표님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송은강 캡스톤 파트너스 대표 : 캡스톤 파트너스의 송은강입니다. 캡스톤 파트너스는 현재 1.5억 달러의 투자금을 운용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6천만 달러는 텐센트로부터 유치한터라 텐센트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주로 투자하는 비즈니스 영역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와 기술, 그리고 모바일 게임 방면입니다.
김수 대표님은 창업 전 구글차이나에서 재직을 하셨는데요. 어떻게 회사를 직접 설립해서 창업을 진행중인지 간략하게 자기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김수 스튜디오씨드 대표(이하 토니) : 스튜디오씨드를 창업한 김수입니다. 저희 서비스 프로토파이(ProtoPie)는 디자이너가 코드를 전혀 몰라도 쉽게 다양한 인터렉션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강남은 많은 스타트업들이 몰려있는 한국 스타트업의 중심인데요. 최근 강남에는 어떤 스타트업들이 있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김 : 정말 많은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이 강남에 모여있어요. 지난 15개월 동안 스타트업을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이 있었는데, 디캠프는 매월 스타트업이 네트워킹을 구축할 수 있는 이벤트나 관련 비즈니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고 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고 있어요. 디캠프는 3년 전부터 이런 행사들을 기획해 왔고, 한국 정부로부터도 많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들에게 좋은 생태계를 만들어주고 있어요. 민관의 지원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보고요.
투자와 관련해서 한국 벤처업계의 상황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송 : 한국에는 105개의 VC가 활동하고 있고, 총 462개의 펀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벤처캐피탈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서 반드시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1천여건의 투자가 진행되었는데, 대략 20억 달러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추산할 수 있습니다. VC 들의 투자금액이나 거래건수를 놓고 볼 때, 작년 대비 30% 증가했어요. 이렇게 투자가 증가하고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창조경제 관련 정책 때문이에요.
실리콘밸리나 중국과 비교한다면 한국에서의 스타트업 운영이나 투자는 매우 활발히 일어난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조성되어 있고, 현재 굉장히 활발한 투자와 창업 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김수 대표님은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경영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스타트업 환경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토니:지금 한국의 스타트업 환경은 정말 좋습니다. 한국의 창업 환경은 변화하는 중이에요. 몇 년전만 해도 대중은 삼성과 LG같은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공무원이 되기를 원했어요. 창업을 한다고 하면 축하보다는 걱정을 하는 분위기였고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경험이 많은 이들이 대기업을 떠나서 창업을 하는 중이에요. 그래서 최근에는 스타트업들의 기술이나 서비스 퀄리티가 뛰어날 뿐 아니라 사업 수완까지 좋아지고 있어요.
디캠프에서 이번 테크크런치 상하이에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한국 스타트업 9개 팀과 함께 왔는데요.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 : 주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 뉴지스탁, 뷰티·패션 브랜드 상거래 플랫폼인 비투링크, 영유아용 콘텐츠 제작사인 스마트스터디, 위치추적 서비스와 비콘 기기 서비스 기업인 스파코사, 디자인 지원 솔루션 기업인 스튜디오씨드, 농업·원예용 스마트 기기를 만드는 엔씽, 스마트 물통 제작사인 젤리코스터, 수면 상태를 진단해 깊은 수면을 유도하는 장치 및 서비스 기업인 프라센, 다중생체신호를 이용해 혈압 측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이노 등이에요.
한국의 스타트업이 중국에 진출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송 : 나라의 규모를 떠나 진입하려는 시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만약 중국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중국에 있는 협력 파트너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우리가 처음 중국에 왔을 때, 중국이라는 마켓과 스타트업 환경에 대해서 철저하게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테크크런치가 그런 점에서 매우 좋은 플랫폼이었어요. 테크크런치를 통해서 매우 좋은 중국의 협력 파트너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협력 파트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이끌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알리바바, 바이두 같은 중국의 대기업들이 한국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고, 중국의 VC도 한국의 스타트업에 큰 흥미를 보이는 중이에요. 캡스톤 파트너스가 투자한 중국 스타트업도 적지 않은데, 개인적으로는 중국과 한국의 스타트업 간의 교류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중국 스타트업이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교류해 한중 양국의 스타트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김수 대표님은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 모두를 경험했는데요. 한중 양국에 어떤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나요?
토니 : 업무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있어서 중국 회사들은 평등한 조직 구조를 갖고 있어서 항상 토론을 통해서 의사 결정을 해요. 더불어 시장이 정말 크기에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기에 충분합니다. 한국은 정부가 창조경제를 제창하면서 스타트업 관련 다양한 사업을 진행중이에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거죠. 중국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창업하시는 것도 좋을듯 싶어요.
투자 방면에서 한중 양국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송 : 한국에서 민간기관의 역할은 다소 제한적이에요. 왜냐하면 현재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정부에 의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VC 중 1/3이 한국 정부가 투자한 기관이고, 17%의 한국 기업들이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정부의 원조를 받았다고 해요. 하지만 중국은 단지 3%의 사업가만이 정부로부터 보조금 등의 원조를 받았다고 합니다. 생태계가 좀 달라요.
그리고 중국 VC 는 주로 ICT쪽에 투자를 해요. 많은 중국 스타트업들이 독특한 비전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죠. 실제 ICT 분야에서 중국기업은 한국을 이미 많이 앞서고 있다고 봅니다.
한중 양국이 서로 협력함으로써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김 : 이번에 디캠프가 한국의 스타트업과 함께 테크크런치에 방문한 이유는 중국과 한국이 함께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인큐베이터와 한국의 인큐베이터가 협력하여 한국에 진출하고 싶은 중국 스타트업은 저희 디캠프로 올 수 있고, 중국에 진출하고 싶은 한국 스타트업은 중국의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고 봐요. 이렇게 두 나라의 인큐베이터가 양국 기업의 발전과 성장을 도와주는 브릿지의 역할을 통해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국의 생태계 시스템의 결합이 중요한 것을 말할 것도 없고, 투자 역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텐데요. 다가오는 미래는 어떠한 양상을 띠게 될까요?
송 : 지금까지 020, 모바일 게임이나 에듀케이션, 인터넷 방면에 투자를 진행해왔습니다. 하지만 캡스톤 파트너스는 핀테크, 빅데이터, 인공지능 방면도 보고있어요. 저희가 투자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첫 번째는 팀의 구성이에요. 팀원이 어떤 업무를 어떻게 진행하는지를 가장 눈여겨 보죠. 저는 국가의 미래가 젊은 기업가들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친구들의 뜨거운 열정이 비전을 현실로 만들겁니다. 저희의 역할은 그들의 멘토가 되어주고, 도우면서 꿈이 현실될 수 있도록 하는것이고요.
스튜디오씨드는 중국에 진출할 계획으로 알고있어요. 중국 진출 전략이 있다면요?
토니 : 다음 달에 중국에서 베타버전을 출시합니다. 저희는 낮은 원가로 상품을 제작한다거나 무료로 중국 유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모델을 실험해 보려고 해요. 중국의 샤오미나 화웨이 같은 대중적인 회사들처럼 중국 유저들에게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고 싶은거죠. 지금은 디자인 컨설팅 업체 혹은 중국의 디자인 학교와 함께 클래스를 열어서 저희 상품 사용법을 알려줄 계획을 하고 있어요.
끝으로 김광현 센터장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이번이 세 번째 중국 방문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동안 분명 많은 변화를 발견하셨을 것 같아요.
김 : 92년도에 처음 왔을 때와 지금은 정말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더불어 행사장과 중국 창업센터 등에서 만난 중국 스타트업들을 보고 또 한번 놀랐어요. 중국의 변화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