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200] 대출시장의 불합리성을 해결하는 대체금융 지향… 렌딧 김성준 대표
지난 18일 신생 P2P대출 스타트업인 렌딧 (대표 김성준)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 회사 알토스 벤처스로부터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렌딧은 벤처캐피탈 투자유치를 한 첫 국내 기업이다.
렌딧은 빅데이터 기술로 대출자의 위험도를 분석하고 분산 투자모델을 제공하는 P2P 대출 플랫폼이다. 또한 기존 금융사가 취하는 과도한 이자마진을 대출자와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안정적인 대출과 투자상품을 제공하는 기술과 금융이 제대로 결합한 핀테크 기업이기도 하다.
렌딧의 창업자인 김성준 대표는 인텔에 매각된 올라웍스의 창업 멤버였으며, 실리콘밸리에서 온라인 커머스 회사를 창업하여 미국과 한국에서의 창업을 두루 경험한 연쇄 창업자다. 사용자와 투자자에게 합리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렌딧 김성준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눔 정세주 대표의 적극적인 소개가 있었다. 정세주 대표와는 어떻게 아는 사이인가?
미국에서 두 번째 사업을 할 때 엔젤투자자였다. 개인적인 친분도 있다.
올라웍스 코파운더로 첫 창업에 동참했고, 실리콘밸리에서 온라인 커머스로 두 번째 창업을 했으며, 현재가 세 번째 창업이다. 본인에게 창업이 맞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
직장에서 내 적성과는 상관없는 업무배치와 업무 과정에 쉽게 싫증이 났다. 내가 알고있던 제품개발 과정과 너무 다르기도 했고 말이다. 뭘 알고 그랬다기 보다는 어린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나간 고교 동창 모임에서 올라웍스 공동창업자들을 만났다. 그들의 아이데이션 과정과 제품개발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나한테 맞는 옷은 거기 있다고 봤다. 그렇게 올라웍스에 합류해 3년 넘게 함께했다.
두 번째 창업은 미국에서 했다. 의도한 바가 있었던 건가?
아니다. 학업을 마치기 위해 올라웍스에서 퇴사를 했고, 미국에 간 이유는 석사유학을 간 거였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보니 자퇴를 하고 두 번째 창업을 하게 됐다. (웃음)
한국에 돌아와 세 번째 창업을 했다. 두 번째 창업은 어떻게 된건가?
미국에서 했던 사업이 생각만큼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 정세주 대표를 비롯해 유명 엔젤들로부터 투자도 꽤 많이 받았고, 나름 평가도 좋았던 사업이다. 단지 스케일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벤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속도 아닌가. 그게 부족했던 거다. 그래서 피봇(사업 방향 전환)도 몇 번 했다. 당초 우리가 하려던 것이 커뮤니티 베이스로 인스타그램에 쌓이는 니즈를 커머스와 연결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잘 안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일단 커뮤니티 베이스 빌딩에 실패를 했다. 수 백만 유저가 쓰는 것이 아니라, 30만 정도의 유저 밖에 없었다. 그 숫자로는 커머스를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 더불어 미국의 경우 땅이 넓기에 물류에 대한 투자가 대규모로 들어가지 않으면 고객 만족도가 충분히 나오지 않는 구조다. 그렇게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가며 사업을 진행했지만, 생각한 것 만큼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피봇을 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 구조에서 투자유치를 해 규모를 키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것을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세 번째 창업을 P2P대출 서비스로 선택했다. 이 아이템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나?
지난해 말 휴가차 한국에 돌아와서 대출을 알아볼 일이 있었다. 일단 1금융권에서는 안 받아준다고 하더라. 한국을 떠난지 5년이 넘다보니 신용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으로 내가 갈 수 있는 곳이 저축은행과 대부업 밖에 없다는 거였다. 저축은행이 내게 제시한 이자율이 20%였다. 1금융권이 5% 내외이고, 신용등급이 낮아도 7% 전후인데, 갑자기 20%의 높은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거다. 불합리하다 여겼다.
그래서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살펴봤다. 그 과정에서 실험삼아 내 미국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렌딩클럽(미국 P2P대출 서비스)에서 대출도 시도해 봤다. 렌딩클럽이 내게 제시하는 금리는 7%였다. 클릭 몇 번으로 알게 된 거다. 더더군다나 문제가 있다 여겼다.
한국에서는 5%에 대출을 받는 사람과 20%대출을 받는 사람으로 나뉜다. 그래프가 완만한 곡선이 아니라, 한 꺼번에 널뛰는 계단처럼 되어있다. 중간이 없고 확 뛰어 오르는 거다. 그 부분의 괴리를 메울 수 있는, 렌딩클럽과 같은 효율적인 금융모델이 필요하다고 봤다.
렌딩클럽과 같은 P2P대출 서비스가 1금융권에 근접하는 이자로 대출을 제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선 오프라인 지점이 없다는 거다. 은행이 지점을 운영하려면 부동산부터 시작해 인건비 등이 많이 소모된다. 미국에서 은행 지점 500개를 줄이면 금리가 4% 이상 낮춰진다는 연구보고서가 있을 정도다.
그리고 국내 1금융권에서 4~5% 이자율로 대출을 받으려면 신용카드도 만들고, 적금통장도 개설하는 등 따라오는 부가서비스들이 있다. 대출을 받기위해 50분 동안 앉아 있으면서 사인을 80번 넘게 해야한다. 사업을 준비하며 공동창업자 한 사람이 직접 가서 체험한 거다. P2P대출 서비스는 이렇게 번잡스러운 과정을 온라인화 하기에 비용이 절감된다. 회사의 마진을 줄여되 되기에 고객에게 돌아가는 이자율이 낮아지는 거다.
이렇게 미국과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고, 국내에서 그 사이를 메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국내에서 그 부분을 바꾸고 싶었고.
해외에서 잘 되고있는 서비스가 국내에서 잘된다는 보장이 없다. 시장성을 어떻게 봤나?
미국에서 한 해 개인 신용대출로 나가는 금액이 70조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20조다. 영토규모나 인구규모에 비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시장인거다. GDP로 놓고보면 양국의 차이가 10배정도 차이가 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거다.
현재 이 시장을 매우 보수적인 1금융 은행들과 저축은행, 대부업이 나눠 분담하고 있다. 은행이 10조, 저축은행이 4조 5천억, 나머지는 대부업이 하고 있다. 큰 문제라 봤고, 이를 누군가는 풀어야 하고, 그리고 해결할 수 있는 선진모델이 있었다. 현지화와 브랜딩을 잘 한다면 가능하다고 봤다.
P2P 대출 서비스는 해외 모델을 그대로 차용해서 될 일은 아니다. 나라마다 규제도 다르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성향도 다르다. 렌딩클럽의 분산투자 모델이나 리스크 분석 모델을 그대로 가져오면 한국에 적용할 수 없다. 부채성향이 다르고 모기지 성향이 다르다. 한국에는 전세가 있지만, 미국에는 전세가 없지 않나.
비즈니스 모델의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한국에 맞춰 로컬라제이션을 한다면 사업성도 있지만,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국에 있는 사업을 정리하고, 올해 초 회사를 설립했다. 기존 회사 투자자들은 렌딧의 주주가 되었고.
이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오해를 받은 적은 없나? 고금리 대부업으로도 오해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없다. 주변 사람 대부분이 테크에 대한 이해가 있어서다. 다만 염려되는 부분은 서비스가 대중화되면 일반인들의 오해가 있을수도 있다.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본다. 대외PR을 통해 우리가 이 사업을 왜하고 어떻게 하려는지를 알리려 한다.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간단하다. ‘투명하게’하는 거다. 우리는 우리의 마진구조를 모두 공개한다.
일반적으로 개인은 자신이 은행에 넣어둔 돈으로 은행이 얼마를 벌고있는지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100만원 내고 핸드폰을 산다고 했을 때 통신사와 제조사가 얼마의 이득을 취하는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한다. 비용이나 마진을 숨기지 않고 다 열어놓고 있다. 대출자에게는 금리를 낮추고 투자자에게는 금리를 높이는 구조를 여과없이 보여주는 거다.
현재 어떤 팀원들과 함께하고 있나?
코파운더는 3명이다. 우선 스텐포드 대학원 동기가 한 명 있다. 보험사 출신으로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우리 상품에 접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이 친구가 자신의 보험사 동료 한 사람을 소개해 줬다. 신용대출과 자동차 대출 등 각종 담보대출 업무에 밝은 사람이다. 이렇게 세 명이서 주말마다 캐주얼하게 이야기 하다가 사업화가 되었다. 그리고 이전회사 엔지니어 한 명을 영입해서 4명으로 시작했다. 6월이면 엔지니어를 비롯해 은행권 출신 팀원, 마케팅 팀원 등이 합류해 총 7명이 될 예정이다.
렌딧의 코파운더 3인
렌딧을 통한 대출과정을 설명해 달라.
대출자는 이름과 생년월일, 휴대폰 번호, 원하는 대출금액 등 몇 가지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그러면 우리 시스템 상에서 대출자에게 개인 신용정보 조회를 요청한다. 대출자가 동의하면 과거 연체기록과 카드소진 기록 등 대출자의 신용정보가 KCB와 나이스 등에서 원본 데이터로 온다. 이후 우리는 그 데이터를 분석해 대출 유무를 결정한다. 대출이 이루어지면, 매달 원리금을 갚으면 된다.
렌딧 이전에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P2P대출 서비스가 있다. 차별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부분은 자체적으로 자금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현재 P2P대출은 국내에서 불법이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법에서 ‘이건 된다’라고 규정된 것이 아니면 모두 불법이지 않나. 현재 P2P 대출서비스가 규제대상이 되지 않는 이유는 아직 규모가 작고, 핀테크에 대한 정부의 암묵적 허용이라고 본다. 하지만, 법의 영역 안에 있는 것이 아니기에 투자자에 대한 보호가 없다.
더불어 국내 여타 P2P서비스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대출자는 투자를 받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한다. 건수도 많지 않고 규모도 크지 않다. 대출자가 많고 투자자가 적으면 거래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서로에게 매력적인 매칭이 안 이루어지는 거다.
현재 우리는 대출자와 투자자 중 우선적으로 대출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도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더불어 합법의 영역에서 서비스를 하고있다. 그래서 투자자와 개인을 곧장 연결시키지 않고, 자체적인 자금으로 대출을 하고있다. 우리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고객에게 대출이 되고, 리스크 역시 우리가 감당하는 거다. 대출자에게는 만족을, 투자자에게는 안정을 주는 방식이다.
대출을 원하는 개인은 심사가 통과되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도 신청한 금액을 대출 받을 수 있게 된다. 아무리 오래걸려도 48시간 내 모든 과정이 완료된다. 베타기간이기에 48시간이지, 모든 시스템이 구축되면 6시간 안에 끝나게 된다. 몇 달 내로 가능해질 거다.
직접 자금을 운영하려면 자본금이 있어야 한다.
우선 알토스벤처스로 부터 투자받은 자금을 통해 운영하는 것이 있고, 지분 판매를 통한 자금으로 진행하고 있다. 우리 모델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선택한 방식이다.
6월부터는 3.5~4.5% 금리의 고정채권을 발행한다. 투자자는 우리의 채권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가 존재하는 한 채권은 존재한다. 이는 투자자를 보호하는 정책으로, 개인 대출자가 아닌 회사에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상환이 안 이루어진다고 해도 책임을 지는 형태다.
핀테크를 수식어로 붙이는 기업들이 늘었다. 하지만 금융은 있지만 테크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소 무례한 질문일 수 있겠지만, 렌딧이 핀테크 기업이라 생각하는 이유를 이야기해 달라. 아마 대출 심사와 관련된 시스템에 있을듯 싶다.
금융을 온라인으로 바꿨다고 다 핀테크 회사는 아니다.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내 수 많은 알고리즘이 들어가야 한다. 사람이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시스템적으로 판별해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핀테크 회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이 신용정보 평가에 동의를 하면, 우리 시스템은 KCB와 나이스에서 받은 100여가지 정보를 가지고 통계적인 분석을 1차적으로 한다. 개인신용을 1~10등급으로 구분한다는 것이 애매하다. 신용 4등급에는 100만 명 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의 리스크는 각자 다 다를 수 밖에 없지않나. 그래서 우리 시스템은 기존 정보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신용평가를 한다. 현미경으로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같은 등급이라해도 영역별로 쪼개서 분석한다. 그 과정을 통해 1~40등급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등급에서도 4개로 영역을 나눈다. 이렇게 기존 자료를 면밀하게 분석한다.
두 번째로 대출자의 행동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접목한다. 현재까지 완벽히 구비되지는 않고 있지만,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연구작업을 하는중이다. 예를들자면, 컴퓨터로 자신의 개인정보를 입력할 때 마우스 클릭으로 다음 칸으로 넘어가는지, 탭(Tap)키를 눌러 넘어가는지 보는거다. 탭 키를 눌러서 정보를 입력하는 사람일 수록 상환률이 높다고 한다. 또다른 예로, 영어로 자신의 이름을 쓸 때 첫 알파벳을 대문자로 쓰는지 소문자로 쓰는지, 문법에 맞게 단어를 쓰는지도 연관이 있다. 이러한 차이에서 상환률 차이가 있다.
우리는 한국적 상황에 맞는 것을 연구중이다. 그중에 하나로 사이트에서 대출관련 정보를 입력할 때 오타가 있는지를 보고있다. 더불어 신용정보 평가를 요청했을 때, 완료되는 시간도 체크한다. 20분 뒤에 하는 사람과 다음날에 하는 사람의 상환률은 차이가 있을거라고 판단한다. 아직까지는 가정이고, 검증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긴 하다.
세 번째로는 소셜미디어 분석이다. 고객이 우리서비스를 페이스북에 연결을 해놓으면 API를 통해 담벼락 단어들을 가져올 수 있다. 그것을 통해 일반적이지 않은 생활습관이나 부정적인 단어 사용 등을 체크해서 정보를 모을 수 있다. 대면을 통해 얻는 정보보다 시스템을 통해 기계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는거다.
이런 방식의 내부적인 평가모델을 시스템적으로 갖추고 있고 갖춰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금리체계도 기존 금융권에 비대 더 자세히 하고있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해도 상환이 안 될 수 있다. 그것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한 달 정도 내부적으로 추심을 한다. 우리같은 인터넷 기업이 전화를 하거나 찾아간다거나 하기는 어렵다. 한 달이 지나면 추심 전문업체에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위해 분석을 잘 하는 것이 우선이다.
동양권과 서양권을 비교해 보면, 동양권에서 빚을 잘 갚는다. 연체율도 낮고. 국내 은행권 주요 대출고객인 1~5등급 고객들은 정말 돈을 잘 갚는다고 한다. 연체율이 1%가 되지 않는다. 5등급만이 0.7%고, 1~4 등급은 0.2 ~3% 수준이다. 천 명 중에 두 명 정도가 안 갚는 수준인거다. 굉장히 안전한거다.
관건은 6등급 밑이다. 연체율이 2%, 8%, 10%로 높아진다. 하지만 일괄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7등급의 경우 전체 연체율은 6%지만, 100만명의 사람들을 여러 그룹으로 분석해보면 상환이 안전한 이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고객이라고 보고있다. 그들에게 금리가 낮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거다. 물론 9~10등급의 모든 고객을 다 받을 수는 없을거다. 다만 그중의 일부라도 데이터로 검증이 된다면 가능하다.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분산투자를 어떻게 안전하게 다양하게 대출자에게 분산하는 것이다. 너무 안전한 사람에게만 대출을 하면 이자율이 낮다. 이자율이 낮으면 투자고객에게 낮은 금리로 밖에 제공을 할 수 없다. 다양한 등급의 대출자와 투자자 모두가 만족하는 수준의 서비스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투자 이야기 잠시 하자. 알토스벤처스로부터 15억원의투자를유치했다. 벤처캐피탈 투자를 유치한 첫 국내 P2P 대출 업체다. 피투자사가 답하기 어색한 부분이겠만, 알토스가 왜 많고많은 P2P서비스 중에 렌딧을 선택했다고 보나?
우선 투자사가 이 사업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우리의 팀구성을 좋게 봤다고 본다. 이 사업을 잘 하려면 금융모델을 잘 구성해야하고, 데이터 분석을 잘해서 기술적으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고객경험에 기반한 상품을 잘 만들어야 한다. 복잡한 금융모델을 온라인으로 처리하려면 잘 녹여서 고객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이는 제품개발과 제품 디자인 능력이다. 요약하자면, 금융과 제품과 기술이 잘 섞여있어야 그림이 나오는 거다. 그 부분을 우리가 할 수 있다고 평가한 것 같다.
투자유치를 받아야 되겠다고 생각한 배경이 있나?
돈 때문만은 아니다. 투자자의 네트워크를 통한 성장을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 사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알토스 외에도 여러 루트로 다양한 제안을 받았다. 더 높은 금액을 투자한다는 곳도 있었고. 하지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사업 초반에 어떤 파트너와 함께 하느냐였다. 사업은 시작단계에 주춧돌이 튼튼하게 생기지 않으면, 금새 무너져 버린다. 그러한 주춧돌을 만드는데 알토스만한 곳이 없다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될 거라 기대하는가?
제휴도 있을 것이고 전략적인 부분도 있다. 우리가 투자자와 대출자 중 어떤 고객에 더 집중해야 되는지, 어떤 메시지로 마케팅을 해야할지, 어떻게 전체 규모를 키워 나가야 할지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수시로 논의를 하고 있다. 카톡이 수시로 날아온다. (웃음)
렌딧은 어떤 서비스, 어떤 회사가 되려하는가?
많은 이들이 우리회사의 목적이 엑싯인지 IPO인지를 물어본다. 심지어 투자자들도 말이다. 물론 이 부분도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앞서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정말 좋은 금융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 국내에서 성인 10명 중 7명이 대출을 갚고 있다. 그만큼 생활에 밀접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들 상당수가 효율적이지 못한 시스템으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있다. 현재 시스템에서 5등급인 사람이 1등급으로 올라가기더 어렵다. 대출을 할 때 그만큼 이자를 더 내야하는거다. 5%와 20%로 구분되는 현재 구조는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 계단이 아닌 곡선으로 그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대체 금융이 되려한다.
물론 우리가 기존 대출시장을 다 없애버릴 수는 없을거다. 다만 렌딧과 같은 효율적인 대체금융이 있다면 대출시장에서 불합리한 부분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회사와 서비스가 되려한다.
마지막으로 알리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말해달라.
핀테크 관련해 우리나라가 여타 국가들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전체적인 부분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하나하나 개선된 방향으로 고쳐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작은 변화는 정부나 금융당국이 위험부담을 감수하지 않아도 바꿀 수 있는 것이 많다. 작은 변화만으로 고객경험이 월등하게 좋아질 수 있다.
예를들어, 최근 공인인증서가 없어지는 추세지만, P2P대출 서비스는 전자금융업이 아니라 대부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공인인증서가 필수로 되어있다. 사회 전반에 공인인증서가 없어지는데 아직까지 대부업에는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다. 이런것 하나하나가 고객에게는 정말 높은 허들이 된다.
작은 것들이 하나씩 변화하다보면 전체적으로 개선이 될거라 본다. 핀테크 선진국이라는 영국이나 미국도 이런 규제가 빨리 풀린 것은 아니었다. 렌딩클럽도 출시 1년이 되던 시점에 6개월 간 영업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회사와 정부와 언론이 한 단계 씩 개선점을 찾아 풀다가 현재까지 온 것이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