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만나는 수공예품 쇼핑 앱 ‘파인’
박민우 공동대표가 미국 대학교에 다니면서 기숙사 생활을 할 때였다. 쓰레기통에 너무나 멀쩡한 물건들이 버려져 있곤 했다. ‘기부 상자’라는 별도의 수거함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그는 ‘버리는 과정에 재미 요소를 넣어 사람들의 행태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상품을 재미있는 영상 SNS의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게 해보자는 사업 아이디어는 그렇게 출발했다. 그리고 함께할 팀원으로서, 같은 꿈을 꾸던 그의 오랜 벗, 김민규 공동대표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독학으로 개발과 디자인을 배운 두 사람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창업을 준비한 끝에 작년 1월 미국 시장에 먼저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한국 시장에 선보일 조금 다른 버전의 서비스를 출시한 그들을 양재동 카페에서 만났다.
(주)파인마켓 공동창업자들. 왼쪽부터 디자인을 맡은 김민규 공동대표(26), 개발을 맡은 박민우 공동대표(28).
창업 후 달라진 일상이 있다면.
아침에 눈 뜨고 나서 밤에 잠들기 전까지 일 생각만 하고 있다. 작년 5월에 대학교를 졸업한 후 7월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지금까지 김 대표와 같은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별도의 사무실 없이 숙소를 사무실 겸으로 이용하고 있다.
반면 금전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미국에서 서비스를 출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아 수익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 한국 엔젤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년간의 사업 경험
우리는 사업 초기에 ‘앱을 정말 잘 만들면 사람들이 많이 쓸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다. 다른 앱들도 마케팅 비용 없이 잘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러나 실제로 출시해보니 시장에서 앱은 너무나 많았고, 기존 앱들로 많은 니즈가 채워지고 있었다. 마케팅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다는 걸 깨달았다.
또한, 재미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올릴 것으로 생각했던 영상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시장에 출시한 서비스는 조금 다른 버전이라고.
미국에 출시했던 서비스와 한국에서 출시한 서비스 모두 영상으로 상품을 보여준다는 방식은 똑같다. 다만 한국에서는 수공예 작가들이 생산하는 독특한 디자인과 양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입점하신 분들의 상품 영상을 우리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드리는 방식을 도입하였다.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5월 13일에 출시한 ‘파인(Pine)‘은 여러 작가의 수공예 상품을 동영상으로 둘러보며 클릭 한 번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앱이다.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파인은 단순히 상품을 사는 경험을 넘어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자 한다.
기존 수공예 시장의 경우 작가분들에게는 높은 수수료라는 장벽이, 소비자들에게는 가격이 비싸다는 장벽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우리는 부담 없는 가격과 양질의 상품을 제공하는 데에 집중하였다.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단기적으로는 올해까지 100곳의 판매점을 입점시키고 월 거래액 1억 원을 만드는 게 목표이다. 무엇보다 작가 한 분 한 분의 스토리가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기적으로는 작은 한국 시장에서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가분들에게 좀 더 큰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활로를 열어드릴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상장 후 시가총액 2조 원 규모로 성장한 ‘Etsy‘라는 서비스가 있다. 파인에 입점한 작가분들의 작품이 그에 비해 가격은 절반 정도 저렴하고, 퀄리티는 훨씬 우수하다는 점에서 우리는 수출 잠재력을 보고 있다.
파인을 한번 사용해보시고 피드백 주시면 감사하겠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원문 : [찾아가는 인터뷰 70] 영상으로 만나는 수공예품 쇼핑 앱 ‘파인’ 출시
안경은 앱센터 외부필진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즐깁니다. 글로 정리해 사람들과 공유할 때 신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