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243] 증권앱을 넘어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두나무’ 송치형 대표

“거창하지만, 증권계의 아이튠즈가 되고 싶다. 증권플러스가 그런 시도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2014.03 인터뷰에서

증권플러스 포 카카오(이하 증플)는 국내 1위의 증권앱이다. 출시 2년 만에 절대 강자가 없던 모바일 증권 시장을 장악했다.

이들이 사업 초기 목표로 삼았던 ‘증권계의 아이튠즈’, 즉 플랫폼이 되기 위한 사업 확장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올 상반기부터 제공하게 되는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맵(MAP)이다.

기존에는 고액의 자산가만이 고객으로부터 투자 결정을 위임받고, 자산을 운용해주는 투자일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두나무는 투자일임업의 ‘소액화’, ‘대중화’, ‘모바일화’를 기조로 1억 원이었던 투자자문사 최소 가입 금액을 500만 원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표 증권앱을 너머 자산관리 분야로까지 세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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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번의 업데이트, 1등 증권앱을 만들다.

지난 2년 간의 변화를 묻는 말에 송치형 대표는 “열심히 했다”고 답했다. 수더분한 답변이지만, 수치 상의 변화는 뚜렷하다.

작년 말 기준 증플의 월평균 거래액은 2014년 대비 10배 증가한 1조 원을 기록했고, 누적 다운로드는 4배가량 뛴 90만 건으로 증가했다. 월간 순 이용자 수는 216% 상승해 25만 명으로 늘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국내 투자 인구는 약 650만 명이다. 전체 대비 약 4%의 주식 투자 인구가 증플을 통해 모바일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을 등에 업고 시작한 증플은 출시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증플 사용자는 카카오톡 내 친구목록을 연동해 지인이나 투자 고수들의 관심 종목과투자 방법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카카오톡 인맥을 활용한 이 ‘소셜 기능’은 모바일 주식 투자자들의 니즈와 잘 맞아 떨어졌다.

환경 변화도 있었다. 송 대표 설명에 따르면, 전체적인 주식매매 환경이 조금씩 pc에서 모바일로 전환되는 추세다. 또, 작년 국내 증시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4년 만에 9조 원을 돌파했다. 주식시장 자체의 활기가 증플의 성장에도 도움을 줬다는 의견이다.

송 대표는 서비스 출시 후 팀 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요소는 ‘리텐션율(retention rate, 사용자 잔존율)’이라 했다.

“리텐션율을 잡지 못하면 서비스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증플을 사용해야만 하는 이유를 계속 고민했고, ‘관심 종목 시세를 빠르고 편하게 본다’는 간단한 컨셉을 뽑아냈다. 핵심 장점에 집중하면서 락스크린 등의 기능을 만들었고, 잘 맞아 떨어졌다. 출시 후 첫 주 리텐션율이 50%가 넘었다.”

출시 이후 2년, 즉 104주 동안 두나무 팀은 증플의 기능을 매주 업데이트 했다. 횟수만 총 175회다. 현재 증플의 월 평균 리텐션율은 40% 정도다.

여러 언론사와 스타트업이 증권앱을 연이어 출시해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은 여기에 근거를 둔다. ‘써보면 다르다’는 고객 평은 내부 인력이 사용자 의견 반영과 서비스 질 향상에 온전히 집중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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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를 키운 세 남자…스타트업·투자사·변호사 간의 시너지

한편 증플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에는, 인적 네트워크의 힘도 컸다. 두나무 투자사인 케이큐브벤처스 김기준 상무와 법률사무소 비트 최성호 변호사가 양쪽에서 송치형 대표를 든든하게 지원했다.

서울대 동문으로 업계에서 만난 셋은 만나면 95% 정도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머지 5% 정도를 사업 이야기로 메운다. 그만큼 인간적인 교류도 많다. 각자가 사업과 투자, 법률에 대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정보를 교류해도, 풀기 어려웠던 문제를 통쾌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2013년 투자사와 피투자사 관계로 송치형 대표와 처음 만나게 된 김기준 상무는 송 대표가 처음 들고 온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영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처음 두나무가 뉴스메이트라는 미디어 서비스를 들고 왔을 때는 솔직히 잘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송치형 대표를 보고 투자했다. 수소문을 해보니 송치형 대표가 학교 다닐 당시 그 학번 최고의 천재였다고 하더라. 또 몇 주 간 스스로 만든 가설을 세우고, 그걸 검증해나가면서 자가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누가 옆에서 잔소리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더라.”

결국 송치형 대표는 ‘미디어는 기술이 아닌 전문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미디어 사업에서 증권 분야로 눈을 돌렸다. 이 피벗 과정에서도 케이큐브벤처스는 큰 간섭없이 두나무를 믿고 지켜봤다. 그 이후 성장 과정에서도, 작년 9월 카카오 33억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김기준 상무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었다는 것이 송 대표의 설명이다.

한편 핀테크 분야 사업자이기 때문에 풀어야 했던 여러 법적 난제와 관련해서는 비트의 최성호 변호사가 지원했다.

최성호 변호사는 한때 창업가를 꿈꾸고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있었던 공대 출신 법률가다. 창업은 포기했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두 강점인 법률과 이공계 지식을 바탕으로 다수 스타트업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현재 최 변호사는 알토스벤처스, 렌딧, 파티게임즈 등의 자문 변호사로 있다. 10개 스타트업사에게는 투자 개념으로 초기 법률 자문비를 받지 않았다.

최성호 변호사의 이공계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스타트업과 벤처투자사가 함께 일하기 편한 법률 전문가’라는 강점을 만들어냈다. 김기준 상무는 “다른 변호사랑 소송 상담을 하던 중 ‘드롭박스’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면서, “그때 IT 이해도가 높은 법률 자문가와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송치형 대표 역시 “최 변호사는 개발 분야에 대한 일부 지식도 갖추고 있어,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적절한 법률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두나무가 투자일임 분야로까지 진출하게 되면서, 향후 법적 자문에 대한 니즈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성호 변호사는 “창업가·투자자·변호사가 이상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늘 스타트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면서, “창업가가 주변적인 고민에 흔들리지 않고, 잘하는 부분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투자사와 법률 자문가의 역할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두나무가 업의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두나무의 올해 주안점은 조직 확장이다.

“작년까지 IT 업체였던 두나무가, 이제 금융 쪽으로 사세를 넓혔다. 내부에 금융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동시에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 비효율이 발생한다. 이를 최소화하고 팀이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올해의 도전 과제가 될 것 같다.”

김기준 상무의 표현에 따르면 여러 증권 거래 서비스 중 하나에 불과했던 두나무는 올해를 기점으로 타 기업과 서비스를 품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변화해 나간다.

이전의 성공이 앞으로의 성공을 담보하지는 않지만 지난 1년간 송치형 대표와 두나무 팀은 치열한 가설 검증을 마치고, 내구성을 갖췄다. 다시 한 번 출발선 앞이다. 1년 뒤에도 스스로의 가설을 성공적으로 검증한 두나무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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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새롬
기자 / 영양가 있고 재미있는 스타트업 이야기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