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끌고 정부가 밀어주는’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 방안 발표
중소벤처기업부는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민간이 끌고 정부가 밀어주는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지속 등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벤처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올해 2분기까지 성장세를 이어오던 벤처투자실적은 경기둔화 전망에 따른 투자집행 연기로 3분기에 크게 감소(’21년 3분기 대비 8,388억원)했다.
중소형 벤처캐피탈은 펀드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증시 하락에 따른 유망 벤처‧스타트업의 상장(IPO) 연기로 ‘벤처투자-회수-재투자’ 선순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그간 정부 재정지원으로 벤처 생태계의 외연은 커졌지만 민간자본이 벤처투자시장에 자생적으로 유입되는 기반이 부족했다. 더욱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글로벌 자본 유입도 정체되는 등 벤처투자 생태계의 구조적 한계도 여전한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경기둔화 전망에도 스타트업에 성장자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투자 촉진을 지원하는 한편, 벤처투자 생태계가 그간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민간자본 유입을 확대해 역동적으로 성장하도록 대책을 추진한다.
우선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하여 벤처투자시장에 활력을 지원한다.
신속한 투자 집행으로 투자 목표율을 달성한 벤처펀드 운용사에게 운용경비 성격인 관리보수 추가 지급, 성과보수 우대 지급, 모태펀드 출자사업 선정 시 가점부여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한, 펀드결성 초기부터 많이 투자할수록 관리보수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모태자펀드 관리보수 지급기준을 개선한다.
최근 출자자 모집이 어려운 신생 또는 중소형 벤처캐피탈 전용 모태펀드 출자 분야인 루키리그를 확대하고, 중소형 펀드의 경우 모태펀드 정책출자 비율을 높여 펀드 결성을 지원한다.
사모펀드의 풍부한 자금이 벤처펀드에 유입돼 중간회수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세컨더리벤처펀드에 출자하는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정부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신설한다. 또한, 사모펀드가 벤처펀드 출자를 통해 창업‧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경우, 사모펀드 출자자의 주식 양도차익을 비과세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M&A 벤처펀드의 상장법인 투자 규제(현행 최대 20%)를 대폭 완화하고, M&A 벤처펀드의 특수목적회사 설립을 허용해 효과적인 벤처‧스타트업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
국내 민간자본 유입 확대를 위한 민간 벤처모펀드를 조성한다.
글로벌 벤처 선진국은 ‘정책 모펀드’에 더해 ‘민간 모펀드’를 운영해 민간자본을 활발히 유입시키고 있다. 민간 벤처모펀드는 펀드운용 능력과 투자 전문성을 갖춘 대형 벤처캐피탈이 운용해 안정성이 높다. 또한,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며 다수의 벤처자펀드에 분산 출자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법인 출자자의 법인세액 공제 및 개인 출자자의 소득공제, 모펀드 운용사의 펀드 자산관리 및 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개인 출자자 및 운용사의 창업·벤처기업 주식 양도차익 비과세 등 세제 인센티브 지원을 추진한다.
‘민간 벤처모펀드’와 ‘정부 모태펀드’ 간 기능도 명확히 정립한다. 민간 벤처모펀드는 민간 출자수요와 투자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하고, 정부 모태펀드는 청년창업, 여성기업, 창업 초기기업 등 시장의 과소투자 영역과 초격차 산업 등 정책지원 필요성이 높은 분야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글로벌 자본 유치를 확대한다.
정부 모태펀드가 해외 벤처캐피탈과 함께 조성하고 있는 글로벌펀드를 ’23년말까지 누적 8조원 이상으로 확대(’21년말 누적 4.9조원)하고, 미국 중심에서 중동, 유럽 등으로 조성 범위를 넓혀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를 더욱 확장한다.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가 투자한 기업을 해외 투자사들에 소개하는 포트폴리오 IR을 추진해 국내·외 벤처캐피탈 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해외진출 희망 스타트업을 현지로 파견해 기존 해외진출 기업 및 해외 벤처캐피탈과의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글로벌 Jump-up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국내 특정 스타트업에 대규모 후속 투자하는 ‘글로벌 유니콘 프로젝트 펀드’를 신규 조성할 계획이다. 해당 펀드는 해외 출자자와 정부 모태펀드가 함께 조성하고, 해외의 우수 벤처캐피탈사가 운용하는 구조로 설계될 예정이다.
선진 벤처금융기법을 도입한다.
다양한 벤처금융기법을 도입해 스타트업에게 폭넓은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수단을 다양화하기 위해 ‘조건부 지분전환계약(Convertible Note)’을 도입한다. 스타트업에게 먼저 대출을 실행하고,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가 확정된 이후에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유치가 용이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리금 보장이 가능해 미국 실리콘밸리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를 받기 전까지 자금애로 해소를 위해 금융기관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조건으로 저리대출을 받는 ‘투자조건부 융자제도(Venture Debt)’를 도입한다.
금융기관은 스타트업의 신주인수권을 담보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하고,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를 유치하면 해당 투자금으로 대출을 상환받는다. 투자와 융자가 혼합된 지원방식으로 초‧중기 스타트업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벤처펀드가 금융기관 차입이 가능한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차입재원과 자본금을 활용한 대규모 후속투자가 가능하도록 해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경기둔화 전망에서도 벤처·스타트업에 충분한 성장자금을 공급해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한다. 또한, 민간 벤처모펀드 시대를 열어 ‘정부 모태펀드’와 ‘민간 벤처모펀드’라는 2개의 엔진으로 벤처투자 생태계를 역동적으로 성장시킨다.
그간 미흡했던 벤처투자시장과 사모투자시장 간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 정책이 가교가 되어 벤처투자의 중간회수시장 활성화를 도모한다. 아울러, 글로벌 자본 유치를 확대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한다.
이영 장관은 “벤처투자시장의 활력은 우리 경제의 미래인 벤처·스타트업의 성장으로 직결된다”며, “민간자본이 자생적으로 유입되고, 글로벌 자본이 우리 벤처·스타트업을 주목해 적극 투자하는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가 될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 이후 당일 오전 10시, 서울 팁스타운에서 벤처캐피탈업계, 스타트업계 등 정책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방안」에 대한 정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영 장관은 정책 설명회에서 정부의 세부 지원 내용과 향후 추진계획을 설명하고 벤처투자업계 및 스타트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