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 들어온 마오쩌둥’ 中 선전에서 대규모 테스트 중인 ‘디지털 화폐’
중국에서 대규모 디지털 화폐 실험이 진행 중이다.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관영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광둥성 선전시 시민의 디지털 지갑에 홍빠오(빨간봉투)로 도착해 결제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를 단속한 2017년에 디지털 화폐 사업을 본격화 해왔다. 관영 디지털 화폐, 즉 디지털 위안화는 암호화폐가 아니다. 일반 위안화와 마찬가지로 중국 인민은행의 통제 하에 발행되고 관리되며, 중국 시중은행과의 연계로 시행되었다.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현금과 똑같은 온라인 화폐이다.
중국은 올해 초 소규모 비공개 실험을 한 후, 12일부터 추첨을 통해 200위안(한화 약 3만 4천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광동성 선전(심천) 시민 5만명의 모바일 계좌로 송금했다. 총 1,000만 위안(약 17억 원)이 투입된 이번 테스트이다.
이번 디지털 화폐 실험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선전 제1경제특구 설립 40주년을 맞아 선전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공식화되었다.
디지털 위안화는 신분증과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선전시 거주가 증명된 사람만 활성화해 사용할 수 있다. 당첨자는 광둥 성 선전 뤄후 지구의 슈퍼마켓, 소매점, 식당,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제공업체 등 4000여 개 상점에서 이 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 상점에서의 결제 외 계좌이체나 현금 인출은 할 수 없다.
관영 디지털 화폐는 민간 모바일페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관련 앱을 다운받고 등록 절차만 마치면 위챗페이와 알리페이의 UX처럼 상점의 QR코드를 스캔해 쓰면 된다. 디지털 위안화가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와 다른점은 계좌를 특정 은행과 연동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행된 디지털 위안화는 영구적이지 않다. 최종 사용 마감일은 10월 19일까지이다. 사용되지 않은 금액은 이후 다시 중앙은행에 귀속된다.
현재 디지털 위안화 발행권은 중국은행, 중국산업상업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 등 4개 은행이 가지고 있다. 향후 마이뱅크(알리페이), 중국우편저축은행, 위뱅크(텐센트)가 이 권리를 부여받는다.
현재 중국은 미·중 간 긴장 관계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 발행도 이러한 기조의 연속 선상에 놓인 시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