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aaS 시장 노리는 국내 기업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고도화된 기술력과 솔루션을 지닌 국내 기업들도 사업 영역을 해외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글로벌 SaaS 시장은 현재 그 규모가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북미에서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중 80%가 B2B SaaS 기업일 정도로 핵심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SaaS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많이 받지 않기 때문에, 고객의 니즈에 적합한 서비스 기획과 영업력이 뒷받침될 경우 비교적 빠른 시간 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직접 SaaS 솔루션을 기획 및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은 물론, SaaS 구축 인프라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마크비전은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유통되는 위조상품을 적발 및 삭제해 주는 AI 모니터링 플랫폼을 SaaS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내에 정식 론칭한 마크비전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왔다. 론칭 때부터 타오바오(Taobao), 티몰(Tmall),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이베이(eBay), 아마존(Amazon)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으며,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대만 등 주요 동남아 국가에 진출해 있는 이커머스 ‘쇼피(Shopee)’와 국내 온라인 쇼핑몰까지 연동하며 아시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마크비전이 서비스하고 있는 곳은 10개국 25개 이커머스 사이트에 달한다.
마크비전이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은 수백만 건 이상의 이커머스 상품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레이닝 되었으며, 복수의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인식 모델과 머신러닝 기반의 텍스트 데이터 분석 모델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의 외관과 상세설명, 가격, 구매 리뷰 등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위조상품을 하루 24시간 탐지한다.
반복 업무도 최소화해 일반 수작업 대비 30배 이상 빠른 처리가 가능하며, 물리적인 제약이 없기 때문에 담당자가 일일이 제거하는 것 대비 단위 시간 당 최대 50배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혁신적인 기술력과 성장세를 인정받아 세계 최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YC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 마크비전은 미국과 일본 등 국가의 신규 클라이언트를 확보하고 기술 고도화를 통해 이커머스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 모니터링 범위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까지 확장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데이터 플랫폼 기업 슈퍼브에이아이는 미국 실리콘밸리 산 마테오에 위치한 현지 법인을 거점으로 북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인원 데이터 플랫폼 ‘스위트(Suite)’를 운영하고 있는 슈퍼브에이아이는 주요 서비스는 물론 홈페이지, 블로그 등을 모두 영문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핵심 기능인 오토라벨링과 관련해 미국에 다수의 특허도 출원했다. ‘이미지 분석 및 오토라벨링 디바이스 활용에 사용 가능한 딥러닝 네트워크를 훈련시키는 학습용 데이터를 생성하는 방법’ 등 기존에 출원한 5건은 모두 등록 결정이 되었고, 현재 4건의 추가 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에도 적극적이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지난해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 연합 ‘AI 인프라스트럭쳐 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 ‘AI 인프라스트럭쳐 얼라이언스’는 인공지능 개발의 핵심인 데이터 구축, 모델 개발 및 훈련, 모델 배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MLOps 저변 확장을 위해 모인 B2B 기업들의 연합체로, 미국 실리콘밸리, 유럽, 이스라엘 등 세계 각국에서 뛰어난 기술력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8개 인공지능 기업이 가입되어 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참여기업 간 긴밀한 협업뿐 아니라, 공동으로 머신러닝 개발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교육 행사나 학회를 주최하는 등 각국의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생태계를 키워나갈 예정이다.
메가존은 2012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국내 첫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클라우드 운영·관리 사업(MSP)에 뛰어들었다. AWS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와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플랫폼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메가존이 ‘알리바바 클라우드 디스트리뷰터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이뤄졌다. 해당 프로그램은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판매하기 위한 전담 영업 및 기술, 리셀러 관리 능력에 대해 본사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만 자격이 부여된다.
메가존과 자회사 메가존클라우드 등의 관계사를 포함한 2020년 매출은 52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 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메가존은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홍콩 등에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자회사인 메가존클라우드는 2020년 10월 ‘베트남-한국 기업가 및 투자협회(VKBIA)’와 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진출 글로벌 기업 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혁신 지원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의 급격한 성장과 풍부한 기술 인적자원을 갖춘 만큼, 클라우드 시장 또한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7년에 출범한 네이버클라우드는 3년만에 170개가 넘는 상품을 출시하고,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한화생명과 한국은행, IBK기업은행, 기획재정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코레일 등이 네이버 클라우드를 사용 중이다.
2019년 7월에는 동남아 1위 SaaS 기업 데스케라를 고객으로 유치했으며, 국제관세기구가 네이버 클라우드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중앙아시아 쪽에서는 러시아 최대 포털인 얀덱스와 손을 잡고 데이터 스토리지, 데이터 관리 기술, 보안 서비스, 인프라 기술 개발과 관련해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의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GS글로벌과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먼저 동남아시아 국가를 타겟으로 클라우드 진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지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기업(MSP) 풀 구축,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통한 클라우드 사업 확대뿐만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와 지원도 공동으로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미국, 싱가포르, 독일, 일본, 홍콩 등 전세계 주요 10개 지역에 인프라 거점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12월 ‘AWS 리인벤트 2020’에 참가해 비대면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업무 협업 플랫폼 ‘한컴웍스(Hancom Works)’를 선보였다. AWS 리인벤트는 AWS의 연례 기술 컨퍼런스로 이번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개최됐다.
‘한컴웍스’는 문서 편집, 동시 문서 협업, 문서 공유 등 문서 관련 기능과 이메일, 메신저, 화상회의 등 커뮤니케이션 기능, 일정이나 연락처 관리 등의 비서 기능을 제공한다. 올해 1분기 중 AWS 마켓플레이스에 한컴웍스를 출시할 예정으로,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컴웍스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한컴웍스는 유럽의 공공기관 및 기업들을 대상으로 업무 협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일의 넥스트클라우드사와 전략 제휴를 통해 개발됐다. 유럽과 같이 데이터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지역에서 검증된 기술이 적용됐으며, AWS의 데이터베이스와 스토리지 서비스, 안전한 보안환경 등을 기반으로 서비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