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미국판 ‘당근마켓’을 왜 인수할까
대규모 감산 논의, OPEC+의 ‘진짜’ 속셈은?
주춤하던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할 조짐입니다.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어제 5% 이상 폭등하며 배럴당 83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다시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유가가 다시 끓고있는 건 사우디와 러시아 주축의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OPEC+)*가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대규모 감산을 검토 중이란 보도 때문입니다(관련 기사). 이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입니다.
강달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다시 유가마저 크게 오른다면,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관련 기사). 경기 침체 우려와 물가 잡기 속에서 금리 인상 폭을 저울질하던 각국 중앙은행은 향후 긴축 강도를 더 키울 전망입니다.
서방의 대러 제재 역시 무력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G7은 9월 초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했었는데, 전반적으로 유가가 오르면 러시아산 원유 가격만 제한하기 더욱 어렵게 되고 중국이나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늘리는 등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관련 기사).
OPEC플러스(OPEC+) : 사우디, 쿠웨이트, 이란, 이라크, 베네수엘라 5개 나라를 중심으로 결성된 석유 수출국 기구 OPEC과 러시아, 멕시코 등 OPEC 바깥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 석유 수출국들의 이익 도모를 위해 주기적으로 회원국들의 석유 공급량과 유가를 조정함
러시아 입김 작용한 결과
OPEC+의 석유 공급을 결정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전 세계 석유 수요의 변화와 2️⃣ 정치적 요인인데요. OPEC+는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에 대응해 석유 공급을 줄인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경기 침체가 발생한 상황은 아닙니다. 때문에 정치적 고려 역시 상당 부분 작용했을 듯합니다.
이번 감산엔 러시아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크라 전쟁이 장기화되고, 러시아가 수세에 몰리면서 석유 판매 수입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전쟁 이후 유럽의 대러 견제가 강화되기도 했죠. 유가 상승을 통해 유럽의 에너지 위기를 더 고조시켜 대러 견제 여론을 약화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겠습니다. 러시아 입장에선 미국 등 서방 진영의 금리 인상 확대를 유도해 경기 부진을 심화시키고자 하는 목적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향후 경기 침체로 석유 수요 역시 줄어들 전망인 만큼, 유가가 오르더라도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다만, 대폭으로 하락할 가능성 역시 제한적입니다. 지정학적 위기까지 감안하면, 물가 상승률을 안정을 위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시사합니다. 물론 소비 측면의 적절한 대응도 필요합니다. 에너지를 비롯해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의 소비를 줄이는 식으로 말입니다.
유가 상승세 지속되진 않을 것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사우디가 러시아와 함께 감산에 나선다면 미국이 사우디 압박에 나설 테니까요. 유가 하방 압력도 상당하다는 의미입니다. 무엇보다 세계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원유 수요 역시 줄어들 텐데, 유가 상승세를 계속 떠받치긴 힘들 겁니다.
네이버는 미국판 ‘당근마켓’을 왜 인수할까
네이버가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플랫폼 업체를 인수하기로 했습니다(관련 기사). 인수 자금 규모만 2조3441억원으로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데요. 인수 대상은 ‘포쉬마크’란 미국 패션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 업체입니다. 당근마켓처럼 지역별 게시물을 찾아볼 수 있고, 인스타그램처럼 특정 인플루언서나 셀러의 게시물을 보며 자기 취향에 맞는 물품을 볼 수 있는데요. 설립 10년여 만에 유저 8000만명 이상을 모아 북미 C2C 분야 독보적 1위 플랫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제 네이버 주식은 약 8.8% 급락했는데요. 인수 비용이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관련 기사).
웹툰이 뚫어낸 美 프론티어의 부산물
한동안 네이버 차원의 ‘글로벌’이란 ‘라인’이란 브랜드가 통하는 나라에서 신사업 가지 수를 늘려가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나 웹툰이 혈혈단신으로 미국 시장 개척에 성공한 게 새 분기점이 된 것 같아요. 최근 2~3년간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리세일’ 분야 플랫폼 여럿에 투자를 이어오더니, 이번엔 포쉬마크를 인수해 직접 선수로 뛰니 말입니다.
포쉬마크는 물건만큼이나 판매자도 부각되는 SNS스러운 이커머스입니다. 때문에 고객의 체류 시간이 SNS만큼 길다는 게 장점이에요. 하지만 고객 간 거래를 중개해 주는 플랫폼이란 점에서, 직접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경쟁사들과 붙었을 때 구색과 가격 면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참고로, 소설 네트워크형 C2C 플랫폼으론 얼마 전 엣시(Etsy)가 인수한 디팝(Depop)의 성장 속도가 무섭습니다.
‘포털-커뮤니티-커머스’ 모델 적용 가능!
네이버가 틈새 시장을 노린 듯합니다. 중고 거래 시장은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집중하지 않는 분야거든요. 중고 거래 플랫폼 사업은 국가·지역·문화 등에 큰 영향을 받아 기존 대형 커머스의 사업 모델론 공략이 어렵습니다. 네이버는 현재 각 지역의 유망한 커머스 플랫폼을 차례로 인수하고 있는데요. 젊은 세대 커뮤니티가 활발한 중고 거래 플랫폼 특성상, 네이버의 강점인 ‘포털 – 커뮤니티 – 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을 적절히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네이버는 앞서 한정판 리셀 플랫폼 ‘크림’을 통해 이미 성공 사례를 만들었죠. 이 경험이 강하게 사업을 드라이브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크림은 스니커즈 거래로 시작해 현재 의류, 전자 제품 거래까지 다루고 있고 국내외 유사 플랫폼을 공격적으로 투자하거나 사들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포쉬마크 인수는 글로벌 확장(특히 미국 시장)의 발판을 다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북미 진출 교두보 이상일지는 두고봐야
북미 이커머스 시장 진출의 교두보 관점에서 좋은 전략적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북미엔 이미 아마존과 쇼피파이가 있기에, 네이버로선 오히려 C2C 커머스 같은 특화 커머스가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존 네이버 사업/서비스와 시너지가 나는 그림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북미에서도 성공한 커뮤니티 서비스인 밴드와의 유기적 결합도 생각해볼 수 있겠는데요. 일단 북미 진출 교두보 이상의 의미를 두기에는 밸류도 상당해서 좀 더 지켜봐야할 듯합니다. 공교롭게 이 발표날 네이버 주가가 크게 떨어져버렸지만, 앞으로의 북미 행보 자체는 기대가 됩니다.
증시 꼬꾸라지자 떠오른 대체 투자처, 전망은?
최근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미국 국채 투자가 인기를 끈다는 소식입니다(관련 기사).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은 하락했지만, 달러 강세에 환차익으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외에도 증시가 폭락하면서 덩달아 가치가 하락한 비상장주식과 증권사 발행 어음 등도 대체 투자처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달러 가치 상승 기대한 투자, 신중해야
국채를 포함해 미국 금융 자산 투자 수익에는 달러화 표시 수익률과 함께 환율 변동이 영향을 미칩니다. 때문에 향후 환율 변동 여부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려할 요인을 나눠 살펴보겠습니다.
1️⃣ 금리 요인 : 현재는 미국 고용 시장이 안정된 상태죠. 소비자 수요가 감소하거나 물가 상승률이 둔화될 징후가 아직 안 나타났습니다. 미국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으면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합니다.
2️⃣ 리스크 요인 : 각국 통화 가치 하락, 금리 인상, 자산 가격 하락 등은 금융 시장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인데요. 이 불안정성이 높아지면 환율은 상승합니다. 최근 시장은 상당히 불안정합니다. 영국의 감세 정책과 같은 약간의 충격에도 크게 흔들리기도 했죠. 다만 불안정성이 추가로 확대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한편, 지정학적 위기가 심화될 경우에도 환율이 상승합니다. 러시아-우크라 전쟁 상황도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쪽이죠.
3️⃣ 실물 요인 : 예상보다 세계 경기 침체가 더 심화되거나 중국 경제 부진이 심화되면 수출 수요가 감소하고, 환율이 상승합니다. 에너지 가격이 추가 상승해도 환율이 오릅니다. 최근 OPEC+ 감산 이슈로 석유 가격이 다소 상승했는데요. 다만, 경기 침체 우려로 유가 상승 여력이 크지는 않습니다. 반면 강달러·고유가 상황에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축소되고 있습니다. 환율이 하락하려면 미국 무역수지가 나빠져야 합니다.
종합해 보면, 향후 달러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다만, 추가로 대폭 오를 가능성 또한 크지 않습니다. 막연히 환율 상승을 기대하고 미국 자산 투자를 고려하는 데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정진균
리암그룹 CIO/CEO·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비상장 주식 투자, 안심할 수 없는 이유!
최대한 원금을 보존하면서도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 상품 선호도가 높아졌습니다. 올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원자재를 제외한 모든 투자 자산군에서 수익률이 두 자릿수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기사에 언급된 증권사 발행 어음 역시 상대적으로 안전해 선호하는 투자처로 꼽힙니다. 증권사가 단기 부도만 나지 않으면 수익을 보장 받을 수 있고,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되팔아 현금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의 경우는 조금 이야기가 다릅니다. 가치가 많이 절하됐다고 해서 상장 주식보다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다고 기대하긴 아직 이릅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어떤 채널을 통해 비상장 주식을 거래하고 있는지도 파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비상장 주식에 투자한 대부분의 국내외 투자자들은 장부상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손해를 보고 있는 기관 등에서 매도하는 비상장 주식이 유통 중인 게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물론 장기 투자를 위해 가격이 하락한 자산을 매수하는 건 좋은 투자법입니다. 다만, 현재 시기상 비상장 주식도 상장 주식과 거의 비슷한 거시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세계 자본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기준금리 인상 폭이 현재보다 대폭 낮아져야 가치가 다시 오를 수 있단 뜻입니다. 그전까진 상장 여부와 관계없이 가치 하락이 지속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더구나 비상장 주식은 상장 주식과 달리 유동성도 낮습니다. 투자 자금을 당장 현금화할 필요가 있을 때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미분양 공포’ 커지는 와중 10월 대규모 물량 풀린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청약 불패’로 통하던 서울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며, 일부 단지의 계약률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소식입니다(관련 기사). 지난달 전국 미분양 단지 34곳 중 약 20%인 7곳이 서울에 있었습니다. ‘미분양 공포’가 커지자 분양을 미루는 건설사들도 늘고 있는데, 거꾸로 10월 분양 물량은 작년보다 3배나 늘었습니다(관련 기사). 9월 세종을 제외한 지방 전역이 부동산 규제 지역에서 해제된 여파로 풀이됩니다. 서울에도 6600가구가 넘게 분양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거래 침체 와중에 대규모 물량이 풀리는데 과연 시장 전망은 어떨까요?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분양 시장 위축, 피할 수 없는 상황
지금 분양하면 실질 공급되는 시점은 2~3년 후입니다. 문제는 현재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고,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이죠. 단기 가격 조정이 명확해 보이는 현 상황에서 현재 가격에 거래하고자 하는 매수자는 드물 수밖에 없고, 이 부분이 미분양으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최근 주요 건설사 브랜드로 분양한 사업장 중 분양률 60%를 넘긴 건설사는 2~3개일 뿐이라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분양률은 30% 수준을 기록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 역시 현재 분양 시장이 얼마나 어려운지 방증하고 있습니다.
물론 분양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분양률은 높일 수 있습니다. 분양 시장의 숨통을 트이게 만들 수는 있단 건데요. 하지만 인플레로 공사비 역시 오르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결국 당분간 분양 시장의 위축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서울 미분양 지역, 원래 인기없던 지역들
서울은 원래 지역별 부동산 수요, 계층화가 뚜렷했습니다. 서울 내 지역별 집값 차이가 서울과 지방 수준으로 벌어질 정도였죠. 현재 미분양이 문제가 되는 서울 지역들도 과거 부동산 가격이 약보합세를 유지하던 지역들입니다. 신규 주택 수요가 부족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 했던 지역들이죠. 전국적 상승장이 끝나면서 서울 내 계층화가 다시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서울 내 외곽 지역, 소위 말해 비인기 지역이 원래 성격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겁니다.
270만호 공급 로드맵도 흔들릴까 우려
주택 청약은 미래 소비를 당겨 행하는 경제 활동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경기 상황에 더 민감하게 요동칩니다. 현재 미분양 사태가 이를 대변하죠. 분양 아파트들은 2~3년 뒤에나 입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현재 상황에 크게 휘둘릴 일이 없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현 수요 역시 줄어든 겁니다. 문제는 분양 시장 위축의 여파로 정부의 270만호 주택 공급 로드맵 역시 흔들릴 수 있단 점입니다. 경기 침체 쓰나미를 부동산 시장 역시 피해 갈 수 없는 모습인데요. 사람 일도 그렇지만, 주택 정책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네요.
원문 : 대규모 감산 논의, OPEC+의 ‘진짜’ 속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