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 만화 속에 담긴 우리의 자화상
종종 사람들이 중요한 이슈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안타까워 하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포털 메인에 뉴스는 클릭 경쟁을 하다보니 제목이 점차 선정적으로 변합니다. 모바일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깊이있는 긴 글보다 이미지나 짧은 글에 반응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목하고 기억해야 할 이슈들이 그래서 쉽게 잊혀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매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다르지만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페이스북/ 카카오 등 최근 많이 사용하는 SNS 에서도 감동적인 소식,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많이 공유되어지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요.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익숙한 매체, 지금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소통하면 어떨까요? 그래서 주목해야 할 매체, 바로 만화입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웹툰 월이용자가 1700만명이며 스마트폰 사용자 5명 중 1명이라고 합니다. 모바일 시대, 이미지가 중시하는 시대에 만화는 부담없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매체입니다. 올해 초 프랑스 앙굴렘 만화 페스티벌에서 <지지 않는 꽃> 전시가 큰 주목을 받고 참여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도, 위안부 문제를 역사적/정치적 접근이 아닌 만화를 통한 문화적 접근을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크게 히트했던 ‘미생’이나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송곳’ 역시, 만화를 통해 사회적 이슈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고 있습니다.
2013 부천국제만화 대상작 <체르노빌의 봄>은 만화가 사람들이 가진 선입견에 주는 영향을 알려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체르노빌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무겁고 무서운 이미지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만화를 통해 그 지역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현재의 환경은 어떤지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화는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뉴스 만평에 바로 어제 사회에 일어났던 사건이 담겨있고,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삶을 잘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 <학술대회>와 <스페셜 대담>은 만화가 시대와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이야기 나눕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용산참사, 체르노빌의 변화, 세월호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고 있는국내외 주요 시사/르포 작가들이 참여, 현 시대에서 만화 및 만화가의 역할 및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나눕니다. 물론 만화로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습니다만, 변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지금의 시대에 절망하고 있다면 한 번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무시하고 있던 만화라는 장르에서, 함께 만들어갈 희망을 찾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출처원문 : 만화속에 담긴 시대의 자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