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글로벌 서밋을 통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역량 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AI 경쟁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알리바바 클라우드 글로벌 서밋’에는 전 세계 비즈니스, 기술, 공공 부문 리더 500여 명이 참석했다. 싱가포르 진출 10주년을 맞아 개최된 이번 행사에서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AI 혁신과 지속가능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늘어나는 클라우드 및 AI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지역 인프라를 대폭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에는 세 번째 데이터센터를 이달 1일 정식 개소했으며, 10월에는 필리핀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이번 확장은 올해 상반기 태국, 멕시코, 한국에 이어 진행되는 글로벌 인프라 투자의 연장선상에 있다. 회사 측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보안성, 안정성, 확장성을 갖춘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싱가포르에 첫 번째 ‘AI 글로벌 역량 센터(AIGCC)’ 설립이다. 이 센터는 5,000개 이상의 기업과 10만 명 이상의 개발자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모든 규모의 기업이 AI 도입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첨단 AI 모델과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제공한다.
개발자와 기업은 ‘AI 이노베이션 랩’을 통해 토큰 크레딧, 선별된 데이터셋, 산업 맞춤형 지원 등의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000개 이상의 기업 및 스타트업이 참여해 차세대 AI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는 협업형 혁신 허브 역할도 수행한다.
센터는 금융, 의료, 물류, 제조, 유통, 에너지 등 주요 산업 분야에 걸쳐 1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전 세계 120개 이상의 대학 및 교육 기관과 협력해 매년 10만 명 규모의 AI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이번 서밋에서 여러 혁신적인 클라우드 신제품을 공개했다. 실시간 데이터 스트리밍 서비스인 ‘데이터 전송 서비스(DTS)’에는 ‘One Channel for AI’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 기능은 문서, 이미지, 표,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벡터 데이터베이스로 변환하는 엔드투엔드 파이프라인을 제공한다.
개발자들은 몇 번의 클릭만으로 실시간 지식베이스를 구축하고 RAG(검색 증강 생성)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다. 벡터화 과정 자동화로 기술적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AI 플랫폼의 탄력적 알고리즘 서비스(EAS)도 대폭 강화됐다. MoE(전문가 혼합) 아키텍처를 위한 ‘EP(전문가 병렬)’ 기능이 도입되어 추론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Qwen3 235B 모델에 적용된 EP 기반 분산 배포는 초당 1만 5천 개 이상의 토큰을 처리하며, 토큰당 평균 지연 시간도 50밀리초 미만으로 유지된다.
새로운 ‘모델 웨이트 서비스’는 모델 로딩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기존에 몇 분이 걸리던 인스턴스 구동을 수초 만에 완료할 수 있게 됐다. 실제 테스트에서 Qwen3-8B 모델의 콜드 스타트 속도는 89.8%, 확장 속도는 97.6% 향상됐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9세대 인텔 기반 엔터프라이즈 엘라스틱 컴퓨트 서비스(ECS) 인스턴스를 7월부터 일본,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아랍에미리트, 독일, 영국 등 글로벌 시장에 확대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4월 출시 이후 이미 약 1만 개 기업에서 채택된 이 인스턴스는 이전 세대 대비 컴퓨팅 효율이 20% 향상됐다.
eRDMA(탄력적 원격 직접 메모리 액세스) 기술 적용으로 고성능 컴퓨팅, 검색 추천, 레디스 데이터베이스 작업에서 최대 50%의 성능 향상을 실현한다.
지속가능성 플랫폼 ‘에너지 엑스퍼트’는 첨단 AI 기반 ESG 보고 솔루션을 새롭게 선보였다. 알리바바의 자체 AI 모델 ‘Qwen’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이 솔루션은 가이드 구조화, 콘텐츠 자동 생성,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 제공 등의 기능을 통해 보고서 작성 과정을 효율화한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글로벌보고이니셔티브(GRI),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 등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도록 설계됐다. 데이터 출처 추적이 가능한 구조와 중앙 집중식 기록 관리 기능을 통해 규제 준수를 지원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한다.
이번 서밋에서는 에너지 소비와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그린 AI’에 관한 글로벌 연구 결과도 공개됐다. 알리바바와 난양이공대가 공동 운영하는 글로벌 e-지속가능성 연구소(ANGEL)와 포레스터 컨설팅이 수행한 이 조사는 전 세계 464명의 비즈니스 및 IT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그린 AI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비전과 실행 간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지속가능성 비전을 실행 중인 리더의 84%는 그린 AI를 중요하게 인식했지만, 전 세계 조직의 69%는 여전히 AI 도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주요 장애 요인으로는 AI 하드웨어에 사용되는 지속가능한 소재 부족(80%)과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 최적화의 어려움(73%)이 지목됐다. 명확한 그린 AI 전략 수립에 필요한 지식 부족(74%)과 실제 구현 기술 역량 부족(76%)도 주요 과제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그린 AI 확산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운영, 경량화된 모델 기반 엣지 컴퓨팅 도입, 연산 자원이 적게 드는 코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제안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파트너들의 고객 기반 확대와 기술 전문성 향상을 위해 올해 회계연도 내에 총 6,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공동 마케팅, 인센티브 리베이트 프로그램,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에 전략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회사는 Dify, Squirro, PingCAP, Atos, DXC Technology, Crayon Group, 베스핀글로벌 인도네시아, 일렉트럼 클라우드 등 글로벌 및 지역 기술 리더들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세일즈포스, 포티넷, IBM, Neo4j를 포함해 전 세계 약 1만 2,000개의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있다.
파트너들이 Qwen과 같은 최신 AI 기술을 보다 쉽게 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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