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구글이 인재 빼간 윈드서프, 코그니션이 회사째 인수

오픈AI 30억 달러 제안 무산→구글 24억 달러 역인수→코그니션 인수로 이어진 72시간 격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코그니션(Cognition)이 경쟁업체인 AI 코딩 기업 윈드서프(Windsurf)를 인수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구글이 윈드서프 CEO와 핵심 임원들을 24억 달러에 영입한 지 불과 3일 만에 이뤄진 전격적 결정이다.

코그니션은 이날 윈드서프의 지식재산권, 제품, 상표, 브랜드 및 구글에 영입되지 않은 모든 인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윈드서프 직원 100%가 이번 거래에서 금전적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72시간 동안 벌어진 AI 업계 대격변

윈드서프를 둘러싼 인수전은 AI 코딩 도구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직원 약 250명 규모의 윈드서프는 AI를 활용해 개발자들의 코딩을 도와주는 통합개발환경(IDE)을 제공하는 업체로, 연간경상수익(ARR) 8,200만 달러(약 1,130억 원)를 달성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30억 달러 인수를 추진할 정도로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나, 이 거래는 무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와 최대 투자자 마이크로소프트(MS) 간 갈등이 인수 무산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MS는 현재 오픈AI의 모든 지식재산(IP)에 접근할 수 있지만, 오픈AI는 MS가 윈드서프의 AI 코딩 기술까지 확보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픈AI 인수 제안이 만료된 직후, 구글이 지난 11일 전격적으로 바룬 모한(Varun Mohan) 윈드서프 CEO와 공동창업자 더글러스 첸(Douglas Chen), 주요 연구진들을 24억 달러 규모의 역인수(reverse-acquihire) 방식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구글 거래의 한계와 코그니션의 기회

구글의 거래는 윈드서프의 핵심 인재와 기술 라이선스만을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구글은 윈드서프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회사를 통제하지 않기로 하고, 윈드서프가 다른 기업에도 기술을 자유롭게 라이선스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최근 1년간 입사한 직원들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어 내부 불만이 고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그니션이 윈드서프 인수를 전격 제안했다. 러셀 카플란 코그니션 사장은 X(옛 트위터)를 통해 구글 거래 발표 직후 금요일 오후 5시 이후 첫 통화가 이뤄졌고, 주말을 거쳐 월요일 오전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제프 왕(Jeff Wang) 윈드서프 임시 CEO는 링크드인을 통해 “지난 72시간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격동적인 롤러코스터였다”며 “코그니션과 함께하게 돼 매우 운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AI 코딩 도구 시장의 급성장

윈드서프 인수전은 AI 코딩 도구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보여준다. 커서(Cursor)와 윈드서프가 주도하는 AI 기반 IDE 시장에서 커서의 ARR은 이미 5억 달러(약 6,900억 원)에 달한다. 윈드서프도 350개 이상의 기업 고객과 수십만 명의 일일 활성 사용자를 확보하며 기업 고객 ARR이 분기 대비 2배 성장했다.

다만 윈드서프는 올해 6월 앤트로픽으로부터 클로드 AI 모델 직접 접근을 차단당하는 위기를 겪었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자레드 카플란은 오픈AI가 윈드서프 인수에 근접했다는 소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여러 고객들이 클로드 모델을 제공하는 커서 같은 경쟁사로 이탈했다.

코그니션은 이번 인수를 통해 윈드서프가 다시 클로드 AI 모델에 완전히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전트 vs IDE, 양쪽 모두 확보한 코그니션

코그니션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완전 자동화하는 AI 코딩 에이전트 ‘데빈'(Devin)으로 유명한 스타트업이다. 데빈은 단순히 개발을 돕는 것이 아니라 주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처럼 작업을 완전히 자동화한다고 약속했다. 이는 개발자가 AI 도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커서, 윈드서프와는 확연히 다른 접근법이었다.

코그니션은 지난 3월 약 4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수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주 초에는 월스트리트 거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기도 했다.

스콧 우 코그니션 CEO는 “새롭게 합류하는 모든 직원은 기존 직원과 동일하게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능력과 가치를 깊이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우받을 것”이라며 “오늘 이후 우리는 하나의 보트에 함께 탄 단합된 팀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카엘 트뤼엘 커서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AI 추론 모델이 코딩 에이전트를 실현 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발전했으며, 2026년까지 코딩 워크플로의 20%가 에이전트에 의해 처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제 코그니션은 AI 코딩 에이전트(데빈)와 AI IDE(윈드서프)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윈드서프의 인재와 기술을 확보한 코그니션은 오픈AI, 앤트로픽, 커서 같은 AI 코딩 분야 거대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강화된 역량을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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