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79] 사내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높이고 싶다면 ‘잔디’를 찾아달라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고자 기획된 ‘잔디’는 각 기업에서 사용하는 메신저, 파일 공유 시스템 등을 한 데 묶어 통합 협업 시스템을 제공하는 그룹 메시징 서비스로 2014년 11월, 소프트뱅크벤처스 및 중국VC Cherubic Ventures 등으로부터 21억 원의 시드펀딩을 유치한 바 있다. 이후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인력 충원에 힘써 한국 본사에는 30여명이 함께 하고 있으며 대만 및 일본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최근 토스랩은 아시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이영복 대표 체제에서 댄 챈 (Dan Chan) 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토스랩의 전-현직 대표이자 공동창업자인 두 사람을 만나봤다.
댄 챈 대표, 이영복 대표 , ‘잔디’
소개 부탁드린다.
이영복 대표(이하 ‘이’): 삼성전자에서 6년 간 근무하다 창업을 하게됐다. 회사에서는 YB로 불린다. 아직까진 대표이사이만, 조만간 Dan에게 자리가 넘어간다. 나와 Dan, 최영근 CTO님이 경영진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티몬의 신현성 대표가 공동 투자자이자 고문을 역임하고 있다. 작년 2월부터 팀빌딩을 했다.
Dan Chan 대표(이하 ‘댄’): 대표이사직을 넘겨받게 된 Dan이다. 중국계 미국인이고 계속 미국에서 자랐으며, 가족이 다 사업가 집안이라 사업에 대한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 학부에서 금융이랑 마케팅을 전공하고, Moelis & Co 투자은행에서 일을 하다가 미국 사모펀드 Texas Pacific Group (‘TGP’)으로 옮겨서 일을 계속했다. 그러던 와중에 LA에서 금융관련해서 작은 스타트업을 하게 되었고 이후 연이 닿아 토스랩으로 오게 되었다.
잔디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서비스인가?
댄: ‘잔디’는 아시아 국가의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통합 협업 시스템을 제공하는 그룹 메시징 서비스다. 최근 메시징을 기반으로 하여 N드라이브나 드롭박스 같은 파일 저장, 공유, 검색 기능을 추가했고, 앞으로 메시지도 검색이 가능하도록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기존에 있는 구글, 드롭박스와의 차이는 협업 툴이라는 것이다. 혼자보다는 팀에 최적화된 ‘업무용’ 툴이다. 현재 사용 팀은 3000팀이 넘어가고 있다.
코파운더는 어떻게 구성이 된 건지?
이: 최영근 CTO님과는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캠퍼스 교육을 듣다가 만나게 되었다. 그러다가 신현성 대표를 소개받게 되었고, 신 대표는 Dan과 대학교에서 알던 사이라 추천을 받아 연결을 받게 되었다.
잔디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댄: 메가 트렌드를 살펴보던 중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에서 성장성을 발견했다. 이유로는 두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많은 앱 들을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었고, 두 번째는 드롭박스 같은 공유 프로그램 역시 공공연하게 사용된다는 것이었다. 이와 동시에 라인이나 카카오톡 등이 업무용으로도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으니 따로 떨어져 있는 걸 통합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파악을 해보니 회사 생활에서 협업이나 커뮤니케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어가는 데 반해 이에 대한 효율성은 현저히 떨어지는 걸 확인했다. 이메일 같은 경우 외부채널로는 많이 쓰이지만 주고 받는데 시간이 평균 24시간이 걸렸으며 이 때문에 급한 상황에는 커뮤니케이션이 불가했다. 사내 그룹웨어는 기능을 집어넣는데 집중해서 사용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다.
이: 그래서 우리는 메가 트렌드 속에서 사용성을 중시해서 Function과 Feature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다.
그럼 현재 수익 모델은?
이: 저장 공간의 일부는 무료로 제공하고, 5GB가 넘어가면 일정비용을 받고 있다. 물론 가입비는 없다. 결제를 하면 파일 공간 제공 뿐아니라 강화된 보안 기능을 제공하고 패널 등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댄: 지금은 Premium 버전과 Enterprise버전간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아 조금 더 보완이 이루어진 후에 명확히 할 생각이다.
21억 규모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투자 과정에서 특별한 점이 있었다면?
이: 규모는 시리즈A 수준이지만, 시드 펀딩이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컨버터블 노트의 형태로 진행했었던 점인데, 이는 미국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투자형태다. 회사 밸류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를 받는 형식인데, 전환사채 형태로 펀딩을 했다. 이 점이 조금 특이하지 않나 싶다.
투자 받은 이후 어디에 포커스를 뒀나?
댄: 가장 포커스를 둔 건 인재 채용이었다. 그 다음으로 인프라 구축과 개발에 썼고.
이: 우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사람이 있다면 빨리 데려오는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나중에 영입을 하려면 늦는다는 생각을 했었다.
추가 유치 계획은 있나?
댄: 시드 클로징한게 얼마되지 않아 당장은 없지만 올해 안으로 추가 펀딩 계획에 있다.
해외 투자유치를 한 경험자로 다른 스타트업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댄: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 사실 해외투자자들은 기회만 있으면 한국시장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 R&D에 강점이 있고, 많은 기회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국이나 동남아로 바로 들어가기 보다는 기술이 뛰어나고 리스크가 낮은 한국을 교두보로 삼으려는 경향이 있다. 국제 투자자들한테는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라는 말이다.
‘잔디’ 같은 경우는 B2B사업이고, 글로벌로 진행이 되고 있고, IT분야이기에 투자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있었다. 그래서 투자유치에 조금 유리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
이: 한국 스타트업들을 실리콘 밸리에서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 현재 긍정적 기류이기에 자신감을 갖고 뛰어들어도 좋을 것 같다.
대표가 바뀌는데 특별한 이유는?
댄: 매니지먼트가 바뀌면 보통 무슨 이슈가 있어서 바뀌는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전혀 아니다. 3개월 만에 직원 수가 10명에서 30명으로 늘어나면서 회의 끝에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을 하자고 결정을 했다. 이 대표의 경우는 내수시장 담당이었고, 나는 인터내셔널 담당이었다. 아시아시장으로 확대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되었다.
이: 다음 목표점을 찍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경영진의 회의 끝에 댄이 다음 타자를 맡게 되었다.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은 댄이었고, 그래야만 잔디가 더 성장할거라 판단했다.
잔디의 기업문화는 어떤가?
댄: 다양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기업 분야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잘 갖추어져 있다. 한국, 대만, 일본에 거의 동시에 오피스를 갖게 되었기 때문에 이런 문화가 꼭 필요했다. 한국, 대만, 일본 3개를 한번에 운영하면서 큰 문제가 없었던 건 이러한 특징 때문이다.
또한 YB(이영복 대표)나 나나 ‘First in, Last out’을 실천하고 있다. 사소한 일까지 우리가 먼저 솔선수범하고 절대 먼저 시키지 않는다. 정말 고맙게도 다들 알아서 다 잘하고 있기에 뿌듯하다.
추후의 계획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혀달라.
댄 : 비즈니스 적으로 피드백을 중시하고 있다. 그 데이터를 모아 로드맵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한국 시장만 보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아시아 국가에서 피드백을 받아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중국과 동남아시아까지도 진출할 계획이다.
개발적인 측면에서는 유저의 사용성을 늘리는 걸 중점으로 할 예정이다. 이모티콘을 넣고, 메시지 읽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 뿐 아니라 메모형식으로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구분할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할 계획이다. 메시징과 파일 두 분야 모두 검색이 가능하도록 구상 중이고 보안 쪽 강화에도 힘쓸 생각이다.
또한 우리가 직접 툴을 개발하는 쪽 보다는 많은 툴들과의 연동을 통해서 차근차근 풀어갈 계획이다.
이: 올해 안에 동남아 진출을 계획 중이다. 우리가 가치를 잘 전달한다면 사용자들의 업무환경이 개선되고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쓰면서 편하고, 만족감이 크기 때문에 자신있다.
한국의 기업문화 점수가 낮은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고 본다. 원활한 의사소통에 이바지해 기업 문화가 올라갔으면 좋겠고, 우리가 직접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것이 우리의 미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