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경 대표는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노트에 하나씩 적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노트가 한 권 완성되었을 때 창업을 결심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한창 이력서를 쓰던 친구들은 그런 그에게 물었다. “네가 말하는 건 되게 이상적인 삶이지 않아?”
그에겐 그 ‘이상적인 삶’이 가장 ‘현실적인 삶’이었다. 한 번 사는 인생에서 그가 고민해야 할 현실이었다. 한강 근처에 텐트를 치고 한 달 동안 생각했다. 그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이왕이면 잘해야 하고, 남들에게 인정받을 때 행복하다.’는, 당연하지만 의미 있는 결론을 얻었다.
삶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난 후
창업을 결심한 후 그럼 무엇을 해야 하나 싶어 우선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3D 프린터에 관한 책을 주었다. 그게 하고 싶었고 그냥 좋아 보였다. 그래서 우리나라 3대 3D 프린팅 회사를 찾아가 무작정 일하게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낮에는 3D 프린터를 만들고, 밤에는 관련 해외 논문을 내려받아 공부한 6개월 끝에, 사업을 시작했다.
어떤 사업을 시작했나.
전국 22개 대학교와 4개 창업센터, 8개 기업 대상으로 3D 프린팅 교육 사업을 진행했다. 1년간 밤새 노력하여 억대 매출도 발생했지만, 예상과 달리 3D 프린팅 시장은 커지지 않았다. 시장이 커져야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갈 수 있는데, 이걸 계속 유지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그 와중에 많은 회사가 문을 닫았고.
그때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걸 몸으로 부딪히며 배웠다. 사업에 필요한 원칙도 세우게 되고, ‘나’가 중심이 아닌 ‘소비자’가 사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 사명감이 있어야 사업을 버틸 수 있다는 것 등이었다. 학교와 정부의 예산만 받아서 사업하다가는 결국 일반 소비자와의 관계가 없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2번째 사업을 준비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나도 좋고, 소비자도 좋은 걸 하자고 마음먹었다.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 이야기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어떨 때 사람들이 행복할까 생각했다. 취미? 여행? 사랑하는 사람하고 있을 때? 그런 것들과 관련된 사업 아이템을 적어보았다. 우리는 그 모든 행복의 시작점이자 끝점은 ‘집’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GDP 상승과 높아지는 전·월세 비중, 집으로 회귀하는 트렌드로 인해 집 꾸미기의 관심이 높아지던 찰나, 간단한 시공과 조명과 가구 등으로 집을 꾸미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업체에 맡기면 비쌌고, 셀프 인테리어를 하자니 디자인에 대한 막막함과 시간적 장벽, 완성도 면에서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비용과 디자인, 완성도에 관한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집을 꾸밀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6개월간 집을 꾸미는 소비자들을 관찰하고 전시회에 참가하여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서비스를 개발했다.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세상에서 가장 쉬운 집 꾸미기 서비스
시간과 비용 문제 때문에 원하는 디자인으로 집 꾸미기가 막막했던 사람들을 위해 만든 인테리어 디자인 플랫폼 ‘홈디(HOME.D)‘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집 꾸미기 서비스이다.
사용자가 온라인에서 간단한 퀴즈로 자신이 원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찾아 나가면,홈디에서 원하는 스타일에 맞는 디자이너를 매칭해주고, 스타일과 예산에 맞는 디자인 제품을 엄선하여 구매에서부터 배송 관리까지 해주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내 삶이 방해받지 않고도 집을 꾸밀 수 있고, 온라인 시스템을 통한 불필요한 과정 축소로 비용이 저렴하다는 게 서비스의 강점이다.
사용자 반응은.
7월 베타 서비스 이후 40건의 집 꾸미기 신청을 받았고, 8월 매출의 경우 300% 성장을 달성했다. 서비스 출시 전에 시장조사 겸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의견을 모았던 덕분이었다.
평소에 사람들은 “늦게 퇴근해서 시간적 여유가 없고, 주말에는 쉬기 바쁘다.”, “디자인 감각이 없지만, 다른 사람 집을 그냥 베끼는 건 싫다.”, “도무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집 꾸미기를 해본 사람들은 “디자인 고르고, 제품 고르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디자인과 제품 고르기에 시간을 너무 많이 쏟게 됐다.” ,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셀프 인테리어 하지 않겠다.”, “생각보다 기존 분위기에 맞춰 공간을 꾸미기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는 마케팅 대신 이런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바로 해결해드리고자 7월 베타 서비스 기간 중 5명을 선발하여 직접 집 꾸미기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은 서비스 결과에 만족해하며 거실과 아버지 방까지 추가 집 꾸미기 신청을 하셨던 분이었는데, 사업적으로 뿌듯했다.
향후 사업 계획 및 목표
원칙을 지키면서 유연하게 사업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더 쉽게 집을 꾸밀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집을 꾸미는 과정이 즐거워질 수 있을까를 고민해서 서비스를 개선하여 쉽고, 즐겁고, 편한 서비스를 만드는 데에 집중할 것이다.
올해에는 우리와 함께 하는 디자이너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목표이다. 내년에는 인테리어 디자인 플랫폼을 통한 커머스 사업을 구상 중이고, 3년 차에는 모텔, 상가, 시공으로 사업을 확대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붙여보고 싶다. 앞으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고객 모두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나가겠다.
원문 : [찾아가는 인터뷰 81] “집 꾸미기 막막할 땐 여기” 세상에서 가장 쉬운 홈 스타일링, ‘홈디’
안경은 앱센터 외부필진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즐깁니다. 글로 정리해 사람들과 공유할 때 신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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