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선 후보의 백악관행이 가까워지고 있다. 당초 힐러리 클린턴의 우세를 점쳤던 여론과 매체, 금융 시장까지 트럼프의 역전극에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실시간 미국 대선 개표 결과 확인)
당초 선거 운동 기간을 지나며, 도널드 트럼프는 ‘IT 산업에 대해 몰지각한 인물’이라는 악평을 들었다. 실제 150명의 IT 리더가 “트럼프는 혁신에 있어서 재앙이 될 것”이라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5대 IT 기업은 트럼프 후보에 비해 60배나 많은 금액을 힐러리 후보에게 후원했다. 애플, 구글, MS, 아마존, 페이스북이 힐러리 후보에게 후원한 금액은 34억 원. 트럼프는 약 5,7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와 같이 STEM 교육 투자 확대, 스타트업 투자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밝힌 힐러리는 ‘친 기술적인 후보’로 실리콘밸리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트럼프는 지난 텔레비전 정책 토론과 공식 웹사이트를 통틀어 IT 교육, 투자, 인프라 확충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을 내세운 바가 없다. 트럼프의 당선은 혁신의 요람, 미국 창업 업계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까. 아래는 혁신과 IT 분야에 대한 두 후보의 공약을 비교한 것이다.
창업 투자 & 지원
힐러리는 기술 창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리서치, 기술, 엔지니어링 업계의 소수자(인종, 성정체성 등), 여성, 젊은 창업가를 위한 투자를 넓힐 계획임을 밝혔다. 힐러리는 이러한 창업가들에게 최대 3년까지 무이자로 자금을 대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와 같은 대출 혜택은 창업자뿐 아니라 초기에 합류한 팀원에게까지 적용될 계획이다.
캠프는 공식 서명을 통해 “힐러리는 21세기 경제, 특히 첨단 분야에서는 다양한 집단이 동등한 참여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면서, “기술 인력의 다양성은 연간 5천억 달러의 새로운 가치를 기술 분야에서 창출해낼 수 있으며, GDP를 1.6%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캠프는 현재 VC 자금의 70%는 세 개의 주에 몰리고 있으며, 40%는 오직 한 주에만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중 7%만이 여성 창업 기업에게 지원되고 있으며, 아프리카-아메리칸 여성 창업자의 경우 오직 1%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힐러리는 미국 내 외국인 취업을 위해 필요한 비자인 H-1B 비자 발급 문호를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eics) 학위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대폭 넓히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우수 인재를 채용하고자 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오랫동안 요구해왔던 바다. 또한 미국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비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반면 트럼프의 경우 자국인 일자리 확보를 위해 취업 비자 발급에 신중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했다.
트럼프의 경우 힐러리만큼 구체적인 창업 지원에 관한 정책을 내놓은 바가 없다. 지난 7월 애플, 레딧, 위키피디아의 공동 창업자 등을 주축으로 약 150명의 기술 분야 리더들은 “트럼프는 혁신에 있어서 재앙이 될 것(Trump would be a disaster for innovation)”이라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과거 트럼프는 아이폰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점과, FBI의 개인 정보에 대한 공권력 개입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애플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IT 교육
힐러리 캠프 공약의 핵심은 많은 부분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컴퓨터 공학과 STEM 분야의 투자를 늘리겠다는 강한 의사를 보였다. 힐러리 캠프는 구체적으로 10년 이내에 모든 학생이 공교육 내에서 컴퓨터 공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2020년까지 모든 가정에 고속 인터넷을 보급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출신지에 있는 2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에게는 무상 교육을 약속하기도 했다. 연 소득 12만5천 달러 미만의 중산층 가정 자녀 역시 공립대학에 진학할 시 학비가 면제된다. 트럼프의 경우 연방 정부 규제를 완화해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비를 낮출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한편 트럼프는 STEM 분야 지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바가 없다.
사이버 안보
사이버 안보와 관련해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4월, “사이버 안보는 차기 대통령이 직면할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하게 언급했다. 힐러리 후보는 지난달 26일 텔레비전 정책 토론을 통해서도 “러시아는 미국 기관을 겨냥해 수많은 사이버 공격을 해왔으며, 나는 이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미국 시민을 지킬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힐러리는 캠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이버 안보는 우리 경제와 국가 안보의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힐러리는 정부 네트워크과 사적 영역에서의 사이버 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사이버 보안 기술 투자를 늘리고, 미국 NIST 사이버보안 프레임워크(U.S.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Cybersecurity Framework)와 같은 최선의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트럼프는 기술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을 거의 내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 사이버 안보 부분에 대해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 페이지를 할애해 의견을 개진했다. 트럼프는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제적인 사이버 보안 팀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뉴욕타임즈는 “이와 같은 일은 이미 미국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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