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흐름 그대로를 서비스에 녹여낸 협업 툴, ‘콜라비’
조용상 대표는 자신을 스스로 “보잘것없게 태어났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 나이서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것 앞에 그 어떤 꿈도 우선할 수 없는 삶이었지만, 태어날 때부터 이미 그에게 정해져 있는 현실이기도 했다. 그는 그런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대신 다가오는 미래를 자신이 원하는 현실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더 잃을 것도 없고, 더 아플 것도 없는 지점에서 보면 타인의 마음이 더 잘 보이는 법. 그는 사람들을 어떻게 위로해줘야 하는지, 어떻게 감동을 줄 수 있는지를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지 깨달았다. 인터뷰를 위해 신사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왜 사업을 선택했나.
내가 일을 선택하는 기준은 ‘내가 하는 일로써 그 결과물을 사용하는 사람이 어떠한 가치를 가져갈 수 있는가.’이다. 가장 높은 가치를 가져갈 수 있는 일을 선택하여 내가 하는 것이다. 내가 왜 이 사업을 하냐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지식근로자들에게 ‘시간을 돌려준다.’는 게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20대 때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때 내가 했던 말, 행동 하나로 남들이 행복해지는 걸 보면서 그로 인해 내가 행복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천성이 이기적이었는데, 그 경험을 계기로 가치관과 행동이 바뀌게 되었다.
사실 원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상황이 자신을 만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마치 내가 누구인지와는 상관없이 물에 들어가면 무조건 수영을 해야 하는 점과 같은 이치이다.
‘시간을 돌려준다’?
지식근로자들은 자신의 주 업무에 쓸 수 있는 시간이 4분의 1밖에 없다. 회의와 자료검색, 커뮤니케이션에 4분의 3에 달하는 시간을 쓴다. 이 4분의 3에 해당하는 시간 중 3분의 1만 아낄 수 있어도 주 업무에 쓸 수 있는 시간이 2배 늘어난다. 보통 30~40% 정도의 생산성만 향상되어도 해당 솔루션을 도입하는 게 기업인데.. 무려 2배이다.
시간을 아낀 지식근로자들이 그럼 무엇을 할 수 있게 되는가. 아빠의 얼굴을 잊어버린 아기에게 아빠를 돌려줄 수 있게 된다. 다른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똑같은 야근을 하더라도 2배의 일을 할 수 있게 되므로 ‘능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게 된다.
어떤 서비스를 만든 건가.
올해 1월 베타 서비스 출시 후 현재 100여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콜라비‘는 동료들끼리 이슈별로 소통할 수 있는 협업 툴이다. 실제 사람들이 일하는 흐름을 관찰하여 그 작업 흐름을 그대로 서비스에 녹였다. 이를 통해 그동안 메신저 방식의 소통으로 인해 이슈가 휘발되거나 진행 과정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점을 해결해주고자 했다.
콜라비는 크게 2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업무효율을 높여준다는 점이다. 이슈를 담은 하나의 화면 안에서 이를 해결하는 모든 진행 과정과 결과물이 연결되어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므로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다.
반면 소통에 있어 발생하는 비용은 최소화하였다. 이미 지난 이슈나 관심 없는 이슈의 불필요한 알림을 줄이고 자신의 업무와 관련 있는 이슈 알림만 골라서 받을 수 있어서 오롯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시간을 돌려주는’ 사업 아이템 중 협업 툴에 관심 두게 된 계기는?
2012년, 재직 시절에 ‘네이버의 인프라와 자산으로 할 수 있는 B2B 사업모델을 찾아보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그때 유럽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협업 툴을 보고 가능성을 발견하여 회사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야머(Yammer)‘로 대표되는 1세대 협업 툴 회사가 모두 인수되고, ‘슬랙(Slack)‘으로 대표되는 2세대 메신저형 협업 툴이 발전하는 걸 지켜보았다. 그리고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 메신저형 협업 툴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지금, 우리나라는 협업 툴 시장이 이제 막 열리는 상황이 펼쳐졌다.
그래서 우리가 그동안 만들었던 협업 툴 콜라비로 유럽시장의 문을 두드리자, 구글에서 후원하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타트업 그라인드 유럽(Startup Grind Europe)’의 최종단계에 선발되는 등 해외에서 먼저 서비스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어떻게 마케팅해나갈 생각인가.
우리 서비스는 수익모델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용하게 할 것인지가 훨씬 중요한 사업이다. 따라서 이미 충분한 니즈가 있는 유럽과 미국 시장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다.
우리는 현재 ‘구글 스타트업 그라인드’, ‘뉴욕 로드 쇼’, 그리고 세계 최대 스타트업 컨퍼런스 ‘슬러시(Slush)’에 피칭 팀으로 선발되었고, 이 무대들을 통해 우리 서비스를 알릴 예정이다. 또한, 이요한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컨설팅 서비스와 더불어 세계 도시별로 100개 회사를 우리의 팬으로 만든 후 마케터를 배치하여 입소문을 낼 계획이다.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살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2가지 키워드가 있는데, ‘Just do it’과 ‘Keep going’이다.
Just do it. 깊은 고민이나 생각은 다 필요없고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시작하지 않으면 확률은 무조건 0이다. Just do it은 가능성을 처음으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만약 가능성이 1%라고 하면, 100번 하면 1번 된다는 건데, 그럼 100번 하면 된다.
그런데 재밌는 건, 대개 확률상 100번째 했을 때 보다 더 일찍 성공한다는 점이다. 실패하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되돌아보고 분석하면서 성공 확률을 점점 높여가기 때문이다. 가령 나 자신의 성공 확률을 50%까지 높였다고 하면, 2번만 하면 된다.
그래서 2번째 키워드가 Keep going이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여러 번 하다 보면 더 빠른 횟수에 성공하게 된다. 그 말인즉슨, Just do it과 Keep going하면 웬만한 일은 다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내가 실제로 원하던 바를 이뤄나가는 방법이었다.
실패가 언제 오냐면, 내가 그만하기로 생각한 순간에만 온다.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의지만 있으면 가치 있는 정보를 대부분 가질 수 있는 세상 아닌가. ‘세바시’, ‘테드(TED)’, ‘무크(MOOC)’ 같은 곳에서 머리를 망치로 깨는 듯한 메시지를 무료로 접할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실패는 내가 포기할 때 온다는 말,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꼭 전하고 싶다.
원문 : 일하는 흐름 그대로를 서비스에 녹여낸 협업 툴의 탄생, ‘콜라비’
안경은 앱센터 외부필진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즐깁니다. 글로 정리해 사람들과 공유할 때 신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