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359] 결혼준비, 우리와 함께 하면 3일 내 끝난다.
#내년 봄 결혼을 고려중인 직장인 A씨는 웨딩플래너 없이 결혼을 준비하기로 했다. 발품을 파는 게 힘들긴 해도 그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인해 A씨는 꽤 난감했다. 그러다 최근 지인의 소개로 한 어플을 알게 됐다. 그 앱엔 예식장, 드레스와 촬영스튜디오, 예물 등 결혼과 관련된 갖가지 정보가 공유돼 있었다. A씨는 예산과 일정에 맞춰 웨딩홀과 촬영 스튜디오를 선택했다. 바로예약이 가능해 결정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준비를 마무리한 그는 “결혼 준비할 때 이 서비스를 알게 돼서 정말 큰 도움을 얻었다”고 했다.
‘웨딩북’은 처음 하는 결혼준비를 돕는 스마트 웨딩플래너 서비스다. 웨딩북을 운영하는 하우투메리의 주상돈 대표는 사업을 운영하는 동안 결혼했다. 웨딩북으로 ‘단 3일’만에 결혼에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할 수 있었다는 그는 고객이 선택만 하면 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달리고 있다.
웨딩북은 실제 후기와 정보를 모아둔 플랫폼을 표방한다.
소비자에게 우리 플랫폼은 이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졌던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고객을 만드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고객 관리가 제대로 되기만 하면 이 시장을 혁신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정찰제 및 다이렉트 상품 등 부수적인 수익 모델보단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걸 만들고 가꾸는 데만 2년이 걸렸다. 그 결과 서울에서 예식을 진행하는 미혼 남녀의 반 이상이 우리 앱에 가입해 플랫폼을 이용했고, 전국에선 35% 정도가 가입 중이다.
3년 6개월 동안 외부 홍보를 자제했다.
실질적인 수익화를 이루기 전엔 사업 홍보를 자제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웨딩 사업은 홍보를 하더라도 잘 알려지기 어렵다. 이 시장은 대부분 결혼식 날짜를 잡고 본격적으로 알아보는 특징이 있다. 유효기간 1년에 예물 30% 할인이 가능한 쿠폰을 미혼남녀에게 제공한다고 하자. 진짜 결혼을 목전에 두지 않는 이상 와 닿지 않는 마케팅이다. 잠재고객이 많은 시장이지만 구체적으론 결혼식 한달 전 까지만 우리 고객이다.
웨딩시장은 정보의 불균형이 큰 편이다.
이 시장은 관련 사업자는 많은데 실제 고객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결혼식을 준비할 땐 시기마다 준비 품목이 달라진다. 가령 결혼식 3개월 전엔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해야 하고 최소 3주 전까진 예물을 준비해야 한다. 이 때를 맞춰 관련 사업자가 광고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런데 이 시기를 맞춰 마케팅을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사업자들은 직접 고객 찾는 걸 포기했다. 대신 웨딩플래너라는 전문가가 상담을 통해 고객을 발굴했다. 그 결과로 사업자에게 중개 수수료를 받는 지금의 구조로 자리잡았다. 계약 비용은 평균 15만원 정도 든다. 기꺼이 그 비용을 감수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그렇게 시장이 조성된 상황에서 플래너 한 명은 보통 일년에 100명정도의 고객을 찾는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선 이 정도론 경쟁이 되지 않는다.그래서 실제 고객을 대규모로 찾기 위한 `파이프라인`을 먼저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이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하려고 했다.
보통은 고객 편의를 위한 사업으로 접근하는데. 생각을 전환했다.
우리는 웨딩 사업을 도시 단위로 분류하고 있다. 서울과 부산만 보더라도 업의 발전속도 뿐만 아니라 사업자도 다르다. 이걸 잘 따진 뒤 한 도시에서 결혼하는 이들을 적절한 시점에 찾아내는 게 사업의 본질이라고 판단하고 이에 집중했다..
대부분의 고객은 결혼이 처음이기에 백지상태에서 시작한다. 정보를 알고 싶어 웨딩북에 가입을 하고 이후엔 후기를 검색한다. 더욱 자세히 보고 싶다면 후기도 작성해야 한다. 점차 투명하고 공정한 정보가 쌓여 있다는 플랫폼으로 알려지면 업체도 이 곳으로 모이게 될 거다. 더 많은 고객과 업체가 모인 상황에서 우리 솔루션이 자리잡고 성공하면 서울 이외의 도시에서도 시장의 강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고로 인구가 1천만명 넘게 거주하는 중국과 베트남 등지의 대도시에선 한국과 일본 스타일 방식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그쪽도 우리 사정과 비슷할 거다. 우리의 솔루션이 한국 특화는 아니기에 해외 진출도 막연한 꿈은 아닐 거라 여기고 있다.
웨딩업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척박한 시장이라는 평가도 있다. 사업하기에 어렵지 않나?
플랫폼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편한 부분도 있다. 결국 잘하는 업체만 살아남는 시장이기 때문이다.웨딩북을 통해 업체와 고객이 직접 연결된 후 계약율이 70%가 넘는다. 감히 말하자면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
지인 중 웨딩북을 두고 ‘결혼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참 좋았을 서비스’라더라.
결혼과 관련된 모든걸 서비스에 다 담으려고 했다. 다만 우리 고객 대부분은 결혼과 관련된 것이 모두 처음인 사람들이기에 우리 서비스가 왜 좋은 지 쉽게 알리기 어렵다. 요즘은 그 가치 달성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
어떻게 집중하고 있나.
바이럴 마케팅과 앱 내 퀘스트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 앱을 결혼 관련 정보가 있는 곳에 적극적으로 알리려 노력중이다. 아무래도 정보 플랫폼은 입소문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앱 내에서 퀘스트를 주며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이를테면 그런 거다. 예물 후기를 2개 이상 본 이용자에게 예물 방문 예약을 하면 페이백을 더 해주겠다는 식으로 제안하는 거다. 이는 우리 서비스 내 알고리즘을 통해 가능하다. 카드를 생성해두면 이용한 고객자로부터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제안을 계속 고도화해서 더욱 고객 맞춤 질문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관건은 이 의도가 IT적으로 드러나는 게 아닌 단순히 고객에게 어필되는 제안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 측면에서 보면 웨딩북은 ‘웨딩플래너’의 성격을 많이 갖고 있는 듯 하다. 플래너 영역을 개척할 생각은 없나.
당장은 우리가 운영 중인 품목에 집중할 생각이다. 후일 시기가 된다면 고려해볼 수도 있을거다.
하우투메리는 개발 비중이 높다.
데이터 분석을 중요한 가치로 둔다. 우리는 고객 단가가 높은데 반해 고객 수 많지 않은 시장의 플레이어다. 이런 이유로 데이터를 보다 정밀하게 봐야 한다. 데이터를 제대로 볼 줄 안다는 건 시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사람은 대부분 과거 경험을 통해 선택 하는데, 많은 이들에게 결혼은 생소한 경험이라 정보가 많지 않고, 예산과 일정 빼곤 미리 결정된 것도 없다. 본인이 과정에 관여하며 스스로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할 수 있는 선택은 정해져 있다. 예산에 맞게 플래너가 만들어 둔 상품 내에서 고르고 있는 거다. 우린 처음부터 예산과 일정을 토대로 지금껏 비슷한 예산대를 가졌던 고객의 선택을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에게 추천할 수 있다. 고객의 입맛과 취향에 더 맞는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선 데이터가 더욱 정교해져야 하고 이를 잘 다룰 수 있는 개발자가 많아야 한다. 개발자 말고도 영업 분야에서도 데이터 분석은 중요한 요소다.
반년 전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업체 방문을 예약 해주는 게 현재의 수익모델이다. 고객이 앱 내에서 상품을 찾고 내용과 후기를 본 뒤 방문을 희망한다고 신청하면 업체 담당자가 연락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우리는 방문 예약 수수료를 받는다. 늦어도 내년 2,3월엔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추후 하객버스, 청첩장, 가전 품목으로 커머스도 생각중이다.
수수료 일부를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다.
이쪽 업계는 고객을 얻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어서, 고객을 얻은 업체 측에선 중개자인 웨딩 플래너에게 수수료를 건넨다. 우리도 고객을 연결하고 거기서 거래가 발생하면 수수료를 받지만 이중 상당부분을 고객에게 돌려준다. 이를테면 300만원짜리 예물을 웨딩북을 통해 알게된 업체와 계약하면 30만원을 고객에게 돌려드리고 있다.
웨딩북을 통한 웨딩홀 예약이 가장 저렴하다고 자신하나.
웨딩홀 품목에선 중개 수수료를 모두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다. 가격이 싸서 품질을 의심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웨딩홀만을 위한 전문 cs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웨딩홀 검색을 신청하면 여러 조건에 맞춰 보고서를 고객에게 전달한다. 보증인원이 얼마일 때 비용이 얼마 드는지 알려주는 거다. 중개수수료도 공개하는데, 이 수수료를 처음부터 할인을 해준다. 믿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법인 설립 이후 꼬박 3년이 지났다. 데스밸리는 넘겼나.
사업 내내 데스밸리였다. 투자까지 유치했는데 무슨 데스밸리인가 하고 갸우뚱하는 분도 있다. 결혼시장은 우리가 들어서기 전까지 수기작업이 대부분이었다. 정보 수집 및 교류를 모두 전화 팩스, 장부로 해결했던 거다. 우리가 생각한 서비스로 나아가기 위해선 데이터와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했다. 지금까지 받은 투자금 48억 원의 80% 이상은 여기에 쓰였다.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한 개발 및 영업 인력에 활용한거다. 현재 하우투메리에선 고객에게 투어 등 일정 전반을 관리해준다. 공급자에겐 고객 관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서비스 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수도권에 위치한 웨딩홀의 30%는 우리가 만든 업무용 솔루션을 쓴다. 드레스 샵의 80%는 우리 솔루션으로 정보를 업로드하고 있고. 사업 이후 지난 반년 전만 해도 돈을 벌지 못했다. 이제야 서서히 올라가는 중이다.
회사를 설립했을 당시 목표와 지금과는 어떻게 다른가.
처음엔 소비자 입장에서 이 시장을 봤다. 결혼 준비 과정이 복잡하니까 쉽게 해결해 주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했다. 지금은 고객의 결혼 준비를 돕는 건 같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찾는 파이프 라인을 만드는 일도 하고있다.
공식적으로 48억 원을 투자 받았다. 이후 투자 진행 상황은?
투자는 사업을 시작하고 1년 단위로 받았다. 최근 투자는 수익화 및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까지 운영하기 위해 유치한 것이었다. 이후에는 커머스 등 수익 모델 운영을 위해 받고 싶다.
직원 복지에 신경 쓰는 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조직 문화와 인력 개발에 지원을 폭넓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해커톤도 열었고 교육 지원도 활발히 했다. 문제는 돈을 버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복지는 우리가 번 돈으로 하기로 했다. 물론 직원들 복지를 챙기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만 투자금만 있는 상황에서라면 조금 곤란하지 않나 싶다. 우리 돈으로 행복을 누리는 게 맞다고 본다.
퇴사율이 높았던 때가 있다.
1년전 수익화를 위해 어떤 모델을 만들었는데 실패했다. 방문예약 모델도 수익이 신통치 않았다. 결국 팀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 시기를 겪었기에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여기고 있다.
하우투메리의 지향점은.
세 가지다. 먼저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은 우리를 통해서 준비하는 게 정답인 상황을 만드는 것, 그 다음엔 플래너 없이 스스로 하는 결혼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 마지막으론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결혼하는 고객의 7,80%를 확보하는 것이다. 말한 게 잘 되면 서비스 도시를 확장할 생각이다. 서울에서 광역시로 진출하고 아시아권 대도시로도 진출해 그 지역 고객의 결혼 준비를 돕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
사업 운영 중에 결혼했다. 이때 내가 결혼준비에 들인 기간은 총 사흘이었다. 사용자들도 마찬가지로 할 수 있다. 우릴 믿고 ‘네(yes)’만 누를 준비만 돼 있다면 별 고민 없이 준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모든 고객이 만족할 만큼은 아니겠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자신한다. 예비 고객이 믿고 활용해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