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371] 미국 유니콘 기업이 활용하는 HR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
B2B 기업 관계자라면 이 스타트업이 걸어가는 방식을 눈여겨보셔도 좋겠습니다.
이들은 순전히 재미로 해커톤에 참가해 거기서 만난 기업 관계자들과 인연을 맺었고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서비스는 벌써 15개의 기업이 씁니다. 에어비앤비, 스트라이프,옐프 등 500인 이상의 기업가치 조단위가 넘는 유니콘들로만요.
하루에 수천건씩 진행되는 실리콘밸리 내의 면접 스케쥴링을 정리해줘 HR담당자의 잡무를 줄인 ‘굿타임’의 개발사 에치모바일을 소개합니다.
기업 소개 및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기업 면접 스케쥴 자동화 시스템인 ‘굿타임’을 운영 중인 에치모바일의 문아련입니다. 굿타임은 말 그대로 ‘좋은 시간’이라는 뜻이에요. 미국의 대기업에선 사람을 채용할 때 면접자가 많아 일일이 스케쥴을 짜주는 담당자가 있어요. 이 작업을 할 때 엑셀 파일부터 캘린더, 이메일 등 각종 툴을 열어놓고 수작업 합니다. 굿타임에선 이 일을 자동화 해줘요. 현재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에어비앤비, 스트라이프, 옐프 등 500인 이상의 15개 기업입니다. 소위 유니콘 기업으로 불리우는 곳들이죠.
캘린더에 인텔리전스 기능을 결합해 인터뷰 스케쥴링의 효율성을 높인 게 특징입니다.
굿타임을 만들던 당시 우리가 세운 가설은 ‘캘린더로 이뤄지는 스케쥴링은 바보 같은 일’이라는 거였어요. 정보를 추가하는 정도일 뿐이고 그 이상의 기능이 없으니까요. 일반적인 캘린더에는 ‘사람’의 정보가 없기 때문에 면접 등 이벤트를 생성할 때 다시 사람의 손길이 가야하고요. 저희는 사람의 정보와 캘린더를 결합해 체계적으로 일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보다 지적으로 구인이 가능해진 것이죠.
미국 기업 인사담당자 한 사람이 일평균 면접자 7,8명을 만납니다. 무작위로 만나는 게 아니라, 각각 자신의 부서 및 상황에 맞도록 분류를 거친 이들만 봐요. 인사담당자는 자신의 기준을 근거로 7명을 정리해 두고 스케쥴링 작업을 하죠. 보통 한 스케쥴을 만드는 데 1시간 반도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굿타임에선 해당 면접관이 만났으면 하는 지원자를 모아서 나눠줍니다. 이후 사람 정보와 일정표를 결합해 스케쥴링을 해주는 거죠. 면접자와 면접관 모두 자신에게 알맞은 시간을 고르게 합니다. 인사담당자가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돼요.
큰 기업에게 더 필요한 서비스로 보입니다.
네, 실제로도 500인 이상의 기업에게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큰 규모의 기업에 맞춰 설계되기도 했고요. 작은 기업에 맞는 시스템도 향후 개발할 계획입니다.
익숙한 서비스는 아닙니다.
사실 실리콘밸리에서도 저희가 하는 사업을 제대로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다만 인사담당자를 포함해 채용 과정에 관여하는 이들은 저희에게 고맙다고 합니다. 강한 니즈가 있음을 확인하고 있어요.
서비스의 시장성이 높다고 보고 시작하셨을텐데요.
미국은 고용 시장 규모가 정말 큰 편입니다. 약 25억 달러, 한화로 2조 8,210억 원정도로 추정돼요. 지금은 고용시장을 겨냥한 서비스지만 확장이 가능하다고 봐요. 조금 다듬는다면 고객을 이어주는 세일즈 스케쥴링에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적용은 어떨까요.
한국은 공개 채용 규모가 더 큰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지금 시스템을 한국 시장에 맞게 고치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 봅니다. 다만 시장을 겨냥하려면 이해가 전제돼야 해요. 다른 지역에 진출하려면 충분한 이해 및 현지화 작업은 무조건 필수라고 보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럽 지역 진출 얘기가 오가고는 있어요.
이 서비스를 만들기 전에 HR경험이 전혀 없었다고 들었어요. 비전문가가 전문 서비스를 만드는게 쉬운일은 아닌데요.
저는 이 일을 하기 전 금융분석가였어요. 그런데 금융 분석을 하러 회사에 입사했는데 몇년 근무해보니 생각한 것과 좀 달라서 회의감이 오더라고요. 커리어를 한동안 고민하던 중 자아계발의 일환으로 컴퓨터 언어인 파이선을 배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 내에서 제가 하는 일을 자동화해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고요. 그걸 다니던 기업이 받아들여 내부에서 사용하게 됐죠. 그 경험이 제게 전환점이 됐어요.
이후에 뭔가 직접 하고 싶어서 퇴사 후 오스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했어요. 이후 3년동안 그저 코딩만 했어요. 꿈에서도 코딩을 할 정도로요. 그 과정에서 공동창업자인 남편과 함께 3개의 해커톤에 참가해 모두 우승했어요. 같이 하면 뭐라도 되겠다 싶었어요.
전직장에서도 그렇고 늘 생산성과 효율성에 고민했어요. 그 연장선상에서의 앱을 만들어보던 중이기도 했고요. 그러다 해커톤이 인연이 되어 기업 채용담당자를 만났어요. 매일 50% 이상의 시간을 스케쥴링 하는데 쓴다고 하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고민과 동질감이 느껴졌고 그 경험을 살려 만든 게 ‘굿타임’이에요.
여담이지만, 처음 굿타임을 기획할 때 고용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어느 기업에서 석 달간 무급으로 일하며 HR 체계를 배웠죠.
규모가 큰 기업에 알려지지 않은 외부의 시스템이 도입된다는 건 쉬운일이 아닙니다.
저희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건 ‘옐프’였어요. 담당자와는 해커톤에서 처음만났고요. 공짜로 줄 테니 저희 프로그램을 써보라며 그쪽 채용팀에 공유했습니다. 후기는 정말 좋았어요. 그게 비즈니스의 시작이었고 이후 에어비앤비와 스트라이프와도 인연이 닿았어요.
B2B는 우선 영업 기간이 길고, 적용해 푸는 시간도 많이 들어요. 회사 사용자도 많은데다 그들을 훈련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저희는 영업이 끝나면 세심하게 잘 봐줄 수 있는 매니저를 일주일 동안 담당자와 함께 하도록 해요. 한달 정도 파일럿처럼 운영해본 뒤 괜찮다고 하면 정식으로 계약합니다.
네트워킹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수도 있었겠네요.
사실 실리콘밸리에서의 네트워크는 정말 중요해요. 오죽하면 ‘Who do you know?(누구 아니)’라고도 할 정도니까요. 특히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가 중요한 것 같아요. 영업도 아는 사람을 통해서 하는 경우도 많아요. 저희도 채용 관련 담당자와 네트워킹으로 안면을 익히고 소개를 받으며 시작했어요. 물론 지금은 저희 나름의 세일즈 망을 구축해서 일반적인 영업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확실한 영업을 위해선 마케팅도 필요한데요. 어떻게 접근 하시나요.
이쪽 영역에서 B2B는 디지털보다 물리적인 면이 훨씬 소구가 잘 돼요. 저희는 기업에 프로덕트를 만들었으니 활용해 보라고 손편지를 보내요. 참신하다고 느끼더라고요. 혹은 정성스럽게 차린 저녁 만찬에 초대하기도 해요. 소규모 커뮤니티 형식을 취하는건데요. 이 방식도 효과가 좋습니다. 그렇게 고객과 돈독하게 지내고 있어요. 일반적인 파트너라기 보다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거죠. 문의 전화 상당수가 저희 고객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는 내용이에요.
지난해 2억, 올해 20억 원정도 투자 받았습니다. 주로 어떻게 사용 되나요.
두드릴 수 있는 시장을 늘리는 것과 서비스 안정화 및 작은 기업에도 맞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에요. 다만 완비되려면 좀 시간은 걸릴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시스템 검증 중이니까요.
한국에서도 채용을 진행중인데요.
실리콘밸리에서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채용 중이에요. 그중 한국에서의 채용을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한국에는 실력과 영어를 잘 하는 엔지니어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몇 달 간 맞춰본 뒤 미국에서 저희와 함께 할 분들을 찾고 있어요. 저희는 스케쥴링 자체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에요. 같은 목표를 꿈꾸는 분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꼭 달성하고 싶은 3가지를 말씀해주세요.
엔지니어팀을 성장시키는 것, 즉 인재를 잘 뽑고 싶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매출 15억 원을 최대한 빨리 넘을 거예요. 이후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에 들려고 해요.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