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387] ‘포스가 함께하는’ 운세 서비스
연말연시 철학관과 점집은 한 해 운세가 궁금한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해가 바뀌는 시기뿐만 아니라 큰 일이 있을 때, 힘든 일이 있을 때 대중은 사주팔자를 확인한다. 그렇게 운세 서비스는 국내에서만 3조 규모 시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각설하고.
사주, 운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IT 스타트업 창업자가 있다. 사업의 시작은 개인 경험에 근거한다. 김상현, 심경진 운칠기삼 공동대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에서 각각 기획과 개발을 하며 알고 지낸 9년 지기다. 이들은 2014년 첫 사업을 함께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사업 실패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호소하던 심 공동대표는 알고 지내던 철학관 대표를 통해 마음을 다잡고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다.
동시에 사업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 전통 사주 풀이 로직과 자체 사주 분석 시스템을 결합한 개인화된 운세서비스, 2, 30대 젊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놀이에 가까운 운세 서비스 포스텔러가 탄생한 배경이다. 이들은 단순 운세 서비스를 넘어 궁극적으론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경험을 주는 힐링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들의 앞날은 탄탄대로일까. 아니면 반대일까. 운칠기삼 두 대표는 스스로의 앞날을 어떻게 점치고 있을까.
직관적인 회사명에 반해 서비스명은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다. 포스텔러의 의미는 뭔가.
영화 스타워즈의 유명한 대사 ‘포스가 너와 함께 하길’에서 기인한다. 서비스 이용자에게 좋은 기운, 포스가 닿길 바라는 바람으로 정했다.
일견 비과학 분야에서 과학적 방식 서비스를 제공중인데.
우리는 이 영역을 과학과 비과학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사주 알고리즘에 일관성이 있나 없나를 보고, 있다면 인터랙션을 추가한다. 한정적인 데이터만을 가지고 서비스 하면 발전 가능성이 줄어든다. 수치화 된 방법, 대운, 연도, 일월 등 모든 사주책에 나오는 콘텐츠를 추출했다. 사용자가 다양한 점을 보고 싶다고 하면, 그에 따라 로직과 계산을 통해 다양한 문장을 완성시킨다. 개인을 위한 책이 한 권 만들어지는 형식이다. 이게 간단해 보이지만 뒤에선 많은 로직과 정교함이 필요하다.
운세 서비스 외에도 읽을 콘텐츠가 많다. 어떻게 발굴하고 있나.
토정비결을 제외하고 스토리에 들어가는 모든 콘텐츠는 우리가 만든다. 타로는 타로 마스터가, 손금 및 웹툰은 담당자가 각각 맡아서 제작한다. 현재 다음 1Boon에서만 월간 80~100만명 정도가 콘텐츠를 소비한다. 숫자보다는 사용자 전환이 관건이라,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명리학은 오래된 학문이다. 어떻게 최신 데이터를 생성해내나.
우린 기본에 얹고 있다. 많은 데이터와 피드백을 모아 명리학 로직에 맞춰 결과값이 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기존 콘텐츠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거다. 같으면서도 다른 게 만들어 진다.
기존 사주 프로그램도 명리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차이점이 있나.
사람의 운세를 보기 위한 툴 중 ‘만세력’이 있다. 일반 사주카페에선 여기서 도출되는 숫자를 보고 해석한다. 그에 비해 우린 이를 직접 다 계산해 알려준다. 사용자에게 직접 알려주기 전 테스트도 함께 한다. 계산해보고 답이 이상하면 로직을 추가하고, 논문 등을 부가해 오류가 없도록 하고 있다.
자체 사주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의미다. ‘개인화’가 관건인데.
운세나 사주만큼 내 이야기가 깊이 있게 오가는 콘텐츠는 많지 않다. 그래서 개인화에 집중하고 있다. 사용자에게 몇가지 묻는 게 있다. 몇 년도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하는 식이다. 응답에 따라 사주 풀이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많이들 묻는 이직 및 재물운도 마찬가지다. 가입할 때 한 계정만 허용하는 것은 이를 위함이다. 더 똑똑한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결과가 쌓여 개인에 최적화한 데이터가 제공된다.
서비스 적중률이 높다는 평가가 있다. 적중률은 어떤 것에서 기인하나.
일반적인 오프라인 상담에선 사주로 운의 흐름을, 관상으로 현재를, 점으로 미래를 봐서 적중률을 높인다. 이론적으로 적중률은 70%라고 한다. 우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다. 다만 이는 이론적인 거다. 실제로 적중은 콘텐츠의 공감도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 서비스는 사용자 공감도가 높은 편이다. 자연히 리텐션율도 높다.
반대로 잘 맞지 않는단 의견도 있다.
운은 복잡하다. 큰 흐름의 운이 좋아도 세부적으로 나눠져 있는 기운이 좋지 않을 수 있기에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포스텔러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기운이면 가감없이 알려주고 있다. 사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표시해주는게 우리 역할이라고 봤다. 서비스를 만들 때 ‘좋은 얘기가 많을수록 좋다, 점수가 낮으면 안 좋아한다’고는 조언이 많았다. 실제 안 좋게 나왔을 때 컴플레인도 상당하다. 하지만 우린 직언을 택하기로 했다. 풀이대로 하되 나쁜 수가 나오더라도 숨기지 않는거다. 조심하길 바라는 차원에서 언급해주는 개념이다.
생년월일시를 적는 만큼, 개인 정보 유출에 우려가 있을 수 있는데.
초반엔 그런 말을 종종 들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관련 사기가 있었던 만큼 민감해 했고.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데이터 측면에서 개인 정보를 알면 결과를 도출해내는 게 훨씬 정확해 생년월일시를 적도록 하는 것 뿐이다. 그 외에는 어떤 사용도 하지 않는다.
포스텔러는 웹 환경보다 앱 환경에서 이용하기가 더 수월하다.
디지털, 모바일 운세 시장 규모는 호황기에 비하면 턱없이 작다. 모든 게 모바일화 되는 시점에서 이는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시장조사를 했을 때 사주운세를 보는 고객 78%가 2,30대 여성이었다. 이들에게 쉽게 소구 할 수 있는 매개체가 무엇일까 고민했다. 답은 모바일이었다. 그래서 스마트폰에서 보기 편하고, 공유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웹 환경보단 모바일이 개인화에 더 가까운 편이기도 했고. 주머니 속에서 간편하게 운세를 볼 수 있고, 지난 결과를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추다보니 바이럴 효과가 유의미하게 일어났다.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운세 콘텐츠에서 돈을 낸다는 건 ‘저기 용하대’라는 입소문 신뢰에서 나온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면 된다고 본다. 운세 콘텐츠를 찾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돈 내고 봐야 한다는 명제를 알고 있다.
현재 수익모델은 부분유료화 모델인데. 정형화된 것 아닌가.
실험이 진행 중이다. 첫 테스트는 가치 있는 콘텐츠를 통한 결제였다. 웹툰 콘텐츠처럼 ‘기다리면 무료처럼’ 같은 모델이나 캐릭터를 기반한 수익도 고민해보고 있다. 다만 광고는 마지막 순위에 있다. 트래픽이 많이 몰린다고 해서 무의미한 광고는 이용자에게 불편함만 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매쉬업엔젤스, 케이큐브벤처스로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사 대상 IR은 아이디어 회의라 느껴질 정도로 재밌었다. 하지만 수월하지는 않았다. 콘텐츠 사업의 수익성을 검증해 설명하는 건 어려웠다. IR을 하러 갈 때마다 규모 얘기도 나왔다. IR을 하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듣는 걸거다. 다만 스케일은 우리 하기에 따라 달라질 거라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두 투자사에서 백엔드 시스템, 커리어트랙 등을 높이 평가해줬다. 아울러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공감했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려한다.
사주닷컴 측이 자문과 지원을 해줬다고.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기업인데.
사주닷컴은 4,50대의 고객이 메인 타깃이고 서비스 제공 방식이 우리와 다르다. 즉 고객에 따른 서비스 운영 지향점이 달라서 적극적인 자문을 구할 수 있었다. 우리로선 유료화 경험 및 월 트래픽 정보를 들을 수 있어서 수익모델을 수립할 때 도움이 되었다. 대전제론 이쪽 업계는 시장 자체를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좋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
기술 고도화 비전을 알려 달라.
사주나 명리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운명을 맞추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상담에 필요한 내용을 만드는 토대라고 본다. 심리 상담이 정확해 지려면 그만큼 데이터를 잘 모아야 하는 과정이 불가결하다. 이런 과정을 잘 쌓으려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머신러닝을 통해 기존의 오프라인 상담과 같은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