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人사이트] 직원들의 목소리가 PR이다
스타트업에서 홍보는 언제 시작해야 할까. 해외에 회사와 서비스 소식을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리고 홍보담당자는 어떤 일을 해야할까.
스타트업에게 있어 홍보, 마케팅, 브랜딩은 또다른 숙제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놓으면 호평 속에 소비자들이 몰릴것 같지만 그렇게 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 대중과 미디어는 스타트업이 어떤 서비스를 만들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들에게 서비스의 매력을 알리고, 찾아올 수 있는 이정표를 꾸준히 남기는 일이 그래서 중요하다.
PR을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한 에이전시를 통하면 되겠지만, 자금을 홍보에 돌리기 어려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는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사실 스타트업 마케팅은 뭉뚱그려 정의하기 어렵다. 마케팅을 잘 한다고 평가받는 회사들의 방식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관련 이슈에 대해 스타트업 생태계 경험이 풍부한 PR 실무자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들은 어떤 관점,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을까. 두 번째는 비즈니스 전문가 매칭 플랫폼인 ‘프로파운드’ 이유경 대표다. 이 대표는 에이전시 경험이 있는 창업자다.
PR이라고 하면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자체 채널 활용과 언론사 대응이 있을거다. 우선 미디어에 기사를 내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할건 뭘까. 기사의 내용과 목적은 어떻게 해야할지 등 고민을 해야할텐데.
보통 제품 출시, 투자 유치 등 이슈가 생길 때 시작하는데, 제품 성격과 개발 단계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 B2C와 B2B는 시기, 대상, 매체 선택도 각각이다. B2C는 완성도가 높은 상태에서 홍보를 진행해야 하고, B2B는 완성도가 낮더라도 가능한 부분이 있다. 공신력 있는 매체 선정도 중요하다. 매체마다 원하는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내용도 바꿔줘야 한다.
그래서 홍보에 대한 연간계획이 필요하다. 그래야 원하는 시기에 기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홍보는 미디어와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다. 본인 회사의 새로운 소식을 꾸준히 전달해 발전 현황을 인지시켜야 한다.
보편적으로 스타트업은 어느정도 규모가 되기 전에는 별도로 홍보 담당을 두기 어렵다. 가장 마지막에 뽑는 직군이기도 하다. 그런 구조에서 연간 PR 계획을 세우는건 어렵지 않나.
연간 계획은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필요하다. 계획 없이 하면 정작 필요할 때 관리가 안 된다. 홍보는 경영전략만큼 중요하다. 처음부터 계획을 잘 세워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하는 사람이 드문 게 홍보다. 제대로 홍보 업무를 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는 등 학습 과정도 필요하다. 한국에서 홍보가 대접받지 못하는 이유는 전문성이 부족해서다. 여건이 여의치 않아 담당자를 두기 어렵다면 외부 전문가와 손을 잡는 것도 방법이다.
스타트업 PR은 성장 단계별로 다르다고 본다. 시작단계가 있을거고, 성장단계에서의 리쿠르팅이나 투자, IPO등 각각 다른 형태 이슈가 있을거다. 인하우스 홍보 담당자는 어떤 일을 해야할까.
홍보 담당은 대표만큼 회사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PR은 대중과 언론을 잘 설득하는 과정이다. 그것의 전제 조건은 자신이 속한 회사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잘 설명하는 거다. 내부 상황을 잘 파악하고 기록해둘 필요가 있다. 내부의 소소한 부분이 미디어에서는 흥미롭게 보는 부분일 수 있다. 대중에게 회사가 어떻게 보일 지를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내부 직원을 인터뷰해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한 후, 모든 인원이 동의하는 메시지를 찾아야 한다. 미디어에 보이는 회사의 첫인상을 이 메시지를 기반으로 한 프레스킷에 담아야 하고 시기별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프레스킷은 회사소개서와 같은 기초적인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없는 회사가 많다. 프레스킷이나 메일로 회사 소식을 꾸준히 대외에 전달하는 것이 대 언론 관계 관리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보통 포털에서 기자정보, 메일 정보를 수집해서 보도자료나 미디어킷을 보낸다.
우리나라는 기자 메일이 공개되어 있기에 공개된 메일에 보도자료를 보내면 반영해준다고 생각하지만, 확률이 높다고 볼 순 없다. 오프라인 행사나 미팅 약속 등 직접 만나는게 효과는 더 높다. 홍보담당자가 책상에서만 홍보하려고 하면 어렵다.
보도자료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기자들은 육하원칙에 따라 중요도 순으로 역삼각형, 역피라미드 형태로 오는 것에 익숙하다.
보도자료의 핵심은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간결해야 하고 네 문단을 넘어가면 길다고 할 수 있다. 본인회사와 같은 산업군에 있는 회사들의 보도자료를 참고해서 작성하면 좋다.
회사의 핵심 역량을 설명할 때 최대한 쉽게 풀어서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내용은 기자도 모르고 대중도 모른다. 나만 아는 내용은 홍보 측면에서 의미가 없다. 특히 회사와 맞는 매체를 선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많은 스타트업의 보도자료를 보면 하고 싶은 이야기, 수식어가 많다. 객관적인 자료와 팩트만 전달해야 하는데,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간다. 메일 용량, 문서파일, 이미지파일도 신경써야 한다. 맥과 윈도우 환경, PDF 파일로만 오거나 10메가짜리 이미지 파일이 수십장 들어오면 용량 관리에 애를 먹는다. 대표들은 보통 보도자료에 많은 것을 담고 싶어한다. 이럴 경우 경쟁사의 보도자료와 비교하면서 설득해야 한다.
언론사, 기자와 미팅할 때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
소개팅과 똑같다. 만나자마자 목적부터 말하면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한다. 처음부터 기사에 대한 언급은 피하는 것이 좋다. 관계는 장기적으로 형성해야 한다. 첫 만남에는 프레스킷을 준비해 본인 회사에 대해 소개를 하고, 메일로 회사 소식을 꾸준히 전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최소한 미팅을 하는 기자가 최근에 썼던 기사는 읽어봐야 한다. 기자의 관심사를 파악해 서로 관심사를 주고받으면 호감도가 올라간다. 기자와 홍보담당자는 갑을 관계가 아니다. 기자도 회사나 산업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홍보담당자가 그런 부분을 제공하는 입장이지 기사를 부탁하는 접근 방식은 좋지 않다. 본인 회사 얘기보다 산업동향과 함께 회사정보를 알려주면 좋다.
투자유치 등 회사에 유의미한 기사가 나가거나 하면 여러 미디어에서 연락이 갈거다. 그중에 금전을 매개로 기사를 써주겠다는 영업도 많다. 건당 얼마라는 단가표도 돌아다닌다. 상을 준다면서 심사비를 요구하는 곳도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B2C 성격의 기업들은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 하는 곳도 있다. 다만, 그런 식으로 기사를 내보내면 그와 비슷한 요청이 더 많아진다. 업계에서는 돈을 들여 쓰여진 홍보성 기산지 아닌지 다 안다.
기업 PR은 원하는 정보를 널리, 잘 알리는 것도 있겠지만, 네거티브 이슈에서 대응을 잘 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걸 잘 못 하면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은 한 순간에 급하향세로 간다. 회사의 부정 이슈가 발생할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명백한 잘못은 사과하고 빠르게 대책 마련을 발표해야 한다. 제대로 하려면 위기 대응 메뉴얼이 필요하다. 메뉴얼 없이 회사와 직원의 목소리가 제각각이면 분란을 키운다. 모든 이슈는 내부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내부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내부직원들과 회사의 방향성, 부정 이슈를 다 같이 공유해 개선 방향을 정해 놓아야 한다. 그래야 악의적인 메시지가 나왔을 때 자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직원들의 말이 홍보다.
본인들 회사 제품을 돋보이기 위한 방법으로 경쟁사를 낮춰 비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접근법은 미디어나 대중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타사를 비방해서 잘되는 경우는 드물다. 제품과 산업에 대한 전체 동향을 얘기해주는 것이 더 좋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처럼 서로 비난하지 않고, 각자의 강점에 대해 어필하는 것이 좋은 예다.
스타트업 대표는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회사와 서비스, 자신을 알린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회사 대표의 소셜네트워크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홍보담당자들도 있다.
처음에야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업계관계자나 기자들로 네트워크가 확장되면 더는 개인 미디어가 아니라고 보는게 맞다.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는 팩트로 인용되어 회사에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업무용 계정과 개인용 계정을 따로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뭔가를 알리고 싶다거나 목소리를 내고 싶다면 소셜네트워크보다는 기고 형태의 칼럼을 내는 게 더 낫다. 칼럼은 본인 의견을 정제할 수 있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훨씬 좋은 문장으로 나간다.
요 몇년 언론사 출신 홍보담당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홍보와 저널리스트는 다른 영역이라 본다. 언론사 출신 홍보담당자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노출이 잘 되는건 아니다. 기자 출신도 홍보 분야의 전문성을 쌓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PR의 역할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알고보면 단순하지 않다. 회사 CPR과 MPR이 있고, 언론-미디어 대응, 사내외 커뮤니케이션, 매출이 발생하거나 투자유치를 하는 등 회사가 성장을 했을 때 대표에 대한 PR와 위기관리 대응도 필요하다. 단순히 언론사 경험이 있는 것으론 부족하다.
스타트업이 글로벌화 되면서 해외 PR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일단 절차와 방법에서 정도라고 알려진게 없다. 기사 한 두건 피칭할 때 몇백 만원이 들기도 하더라. 어떻게 해야할까. 예를들어 미국이라면.
우선 회사가 속한 산업, 제품, 서비스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미국은 매체가 많아 어디를 타깃으로 하는지에 따라 독자가 완전히 달라진다. 산업에 따라서 지역신문이나 전문지에 나가도 파급력이 클 수 있다. 같은 산업계의 사람들이 보는 곳에 보내야 게재될 확률이 높다.
경험상 몇몇 스타트업을 제외하고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해외 매체의 관심도가 높지는 않다. 그들의 흥미를 끌려면 어떤식으로 접근해야할까.
스타트업은 해외서 삼성이나 라인급 대우를 받을 수 없다. 많은 얘기를 하고 싶겠지만 들어줄 사람이 소수다. 한국처럼 대중을 대상으로 할 수 없다면, 니치마켓에 가서 존재를 나타내야 한다.
해외 기자 리스트는 어떻게 확보해야 하나. 해외 매체 기자들은 이메일 찾는 것도 일이다.
해외 기자들의 이메일은 비공개여서 네트워크가 없는 사람은 연락처를 알기 어렵다. 어느 매체는 구독하면 로그인한 상태에서 기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지만 잘 읽지 않는다. 그렇다고 에이전시를 쓰기에는 비싸다. 투자사 등 현지 파트너가 있다면 그들을 통하는게 가장 빠를거다. 그것이 없다면 유료 해외 와이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확산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다.
네트워크가 없고 에이전시나 와이어 서비스가 부담스럽다면, 현지의 유명한 오피니언 리더를 섭외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들에게 회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해볼 수 있게 제공하면 추후 그 사람들이 업계 동향에 관한 기고를 할 때 회사 제품에 대한 내용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있다면 국내에 있는 외신클럽을 활용하는 접근도 있다. 외신클럽은 외부와 교류를 위해 정기적으로 이벤트를 개최하는데, 그런 행사에 참여하면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다. 외국에서 파견 온 기자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면 그사람이 해외 컨택포인트가 될 수 있다.
국내 매체 중에서도 외국어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 이곳을 통하면 효과가 좋을까.
사업을 해외로 확장할 계획이 있다면 영자지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외국에 본인 회사를 소개할 때 참고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일본쪽 홍보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여타 국가와 일본의 다른점이 있다면.
한국과 비슷할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른 것이 일본 시장이다. 매체에 직접 접근하는 건 쉽지 않다. 일반 매체에 보도자료를 올리는 카테고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만, 연락처가 외국으로 되어 있으면 반영이 잘 안 된다.
대신 일본은 와이어 서비스가 매우 잘 되어 있다. 와이어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면 회사에 맞는 기자들의 연락처를 파악해 대신 발신해준다. 내용에 흥미가 있다면 관련 업계에서 많은 연락을 받을 수 있다. 유료지만 충분히 그 값어치를 한다. 전통매체 접근이 어렵다면, 뉴스 앱 기자들과 협업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홍보담당자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과거에는 CFO가 CEO로 된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PR커리어의 대표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홍보는 회사와 맥을 같이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자신이 속한 기업의 목적에 맞는 홍보 전략을 장기적 관점에서 세우길 바란다. 그때그때 와이어 서비스로 대응하면 여러군데 내보낼 수는 있겠지만 일회성으로 끝난다. 회사의 존재감을 꾸준히 드러내고 싶다면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고 믿을 수 있는 관계형성이 중요하다. 대표들은 기사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는데, 그런 부분도 잘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