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배달의민족’이 만든 미래식당은 어떤 모습일까?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푸드테크 기업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이 스마트오더, 자율주행 로봇 등 기술을 도입한 미래형 식당을 23일 정식으로 선보였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이탈리안 퓨전 레스토랑 ‘메리고키친’(Merry-Go-Kitchen)은 우아한형제들이 그동안 연구 개발한 기술을 주문, 서빙, 매출 관리 등 레스토랑 운영 전반에 적용한 곳이다.
기자는 오픈 첫날, 메리고키친을 방문해보았다. 기존에 방문해본 로봇 식당들과 달리 자연 친화적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레스토랑에서의 주문은 ‘배민스마트오더’를 통해 진행되는데 배달의민족 앱으로 테이블 위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메뉴 확인에서 주문, 결제까지 진행된다. 기존 배달의 민족 앱에는 QR코드 스캔 기능이 없는데, 배달 위치를 매장 근처로 설정하면 QR코드 기능이 생긴다. 각각의 메뉴는 간단한 소개와 사진들이 있어 선택을 도와준다.
결제는 배민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카드 결제, 휴대폰 결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결제가 가능했다. 주문을 완료하면 조리 완료 예정 시간이 나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결제 완료와 함께 카운터에 알림이 나온다. 주문에서 결제까지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서빙은 로봇이 맡아서 하는데 레스토랑에는 두 종류의 로봇이 있었다. 벽면을 따라 설치된 모노레일을 타고 움직이는 로봇은 허마셴셩(盒马鲜生) 로봇 레스토랑의 AGV 서빙로봇이 연상된다. 허마셴셩의 서빙로봇은 덮개가 있어 덮개를 닫으면 자동으로 회차하는 반면, 메리고키친은 덮개가 없어 벽면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회차를 진행한다. 첫날이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가 배달된 음식을 꺼내지 않고 회차 버튼을 눌러 다시 서빙을 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매장을 돌아다니는 자율주행 서빙로봇은 한번에 최대 4개의 트레이를 운반할 수 있으며 매장 직원이 음식을 서빙 로봇 트레이에 담아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주문자의 테이블까지 가져다 준다. 음식을 다 테이블로 옮긴후 스크린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자동 회차한다. 장애물이 있을 때는 멈추고 “비켜주세요”하는 안내를 한다.
자율주행 서빙로봇의 외관은 징둥X미래레스토랑(京东X未来餐厅)의 서빙로봇과 동일한 푸두(普渡)의 제품으로 지난 4월 우아한형제들과 MOU를 체결한 인공지능 리테일 시스템 전문 기업 브이디컴퍼니(VD컴퍼니)가 제공했다.
메리고키친은 배달의민족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일반 외식업주가 운영하는 곳으로 우아한형제들이 그동안 연구 개발한 기술을 주문, 서빙, 매출 관리 등 레스토랑 운영 전반에 적용한 곳으로 미래 외식업의 쇼룸이기도 하다. 알리바바(阿里巴巴)의 코우베이(口碑)가 기존 외식업체들과의 협업으로 스마트 식당, 스마트 빵집, 스마트 음료매장 등을 선보였는데 우아한형제들이 기존 외식업체들과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 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