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타마이즈의 앱스타트업 이야기#8] 애드콜로니 박인후 이사
아래 인터뷰는 센서타워 유준범 지사장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앱스타트업 이야기(팟빵, 애플 팟캐스트)’를 글로 옮겨 정리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은 팟캐스트 채널 혹은 하단 오디오본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정리 및 편집 최홍매 기자
오늘은 애드콜로니(AdColony)의 박인후 이사를 초대했습니다. 박인후 이사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른 사람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조직 관리, 게임, 세상 살아가는 방식을 들어봤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인후입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애드테크 디지털 광고 플랫폼 회사 애드콜로니에서 일하고 있어요.
주로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가요?
모바일 앱과 게임에 들어가는 비디오 광고를 통해 퍼블리셔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고 퍼블리셔에게 광고를 제공하는 광고주들과 일하기도 해요.
본인 이력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공이 애니메이션 그래픽이어서 20대 초반에 웹툰을 그렸어요. 웹툰 시장이 있기 전이라서 디시인사이드에 올렸죠. 그러다 모바일 게임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이후 게임이나 모바일 UI 그래픽 디자인을 하다 운 좋게 싱가포르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했고요. 앱 시장이 열리면서 모바일게임 UA 마케팅 프로젝트 매니저로 4년 일했죠. 2015년에 애드콜로니에서 처음 매체 쪽 일을 했고 앱넥스트에 있다가 얼마전 다시 애드콜로니에 합류했어요.
웹툰 작가라는 이력이 흥미롭습니다. 국내서 웹툰은 언제부터 있었나요?
2003년부터 있었던 것 같아요. 강풀, 이말년 작가도 디시인사이드 플랫폼에서 유명한 작가였어요. 저도 매일 만화를 그리면서 구독자를 늘려 나가고 있었지만, 무료로 인터넷에 배포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만화로 수익을 창출할거란 생각은 안 했어요. 당시 만화를 그리면서 느꼈던 건 작가가 하고 싶은 얘기와 독자가 이해하는 것의 간극 차이가 크다는 거였어요. 유명작가의 인기작품을 보면 작가 고유 스타일과 연관이 없는 작품들이 많아요. 아이러니한 건 그런 작품이 인기가 있고요.
콘텐트는 대중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네. 지금 시대는 창작자와 소비자 사이의 유통구조가 거의 사라지고 있어요. 무언가를 바로 실천하고 빠르게 수정하는 방식이죠. 그런 방식이 만화나 유튜브에서 빠르게 적용되고 있어요.
모바일 광고에 관해 여쭤볼게요. 한국에서 리워드 비디오에 RPG 게임 광고를 집행할 때 PR 단가가 어느 정도 되어야 볼륨이 나오나요?
천차만별이에요. 비싸게 하는 분들은 10달러 이상씩 주기도 해요.
3년 전에 비해 단가가 올랐죠.
네. 퍼블리셔 쪽에서 유저의 관심과 시간을 사는 비용이 계속 오르고 있어요. 또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유저 모집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한국 구글플레이 전체 매출 중 리니지M 매출만 2~30%를 차지하고 있어요.
애드테크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예측하시나요?
전 세계 기업 가치 순위로 보았을 때, 최근 20년 동안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이는 산업 분야 중 하나가 애드테크에요. 구글과 페이스북의 매출 대부분도 광고 수익이에요. 앞으로도 애드테크나 데이터 쪽이 발전할 거라 봐요
센서타워 보고서를 읽고 자신의 의견을 페이스북에 밝힌적이 있어요. 보고서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나요?
향후 5년 동안 전 세계에서 일어날 앱 인스톨과 앱 시장에 대한 전망치 조사였는데요. 카테고리별 신흥국가의 성장치와 예상치에 대해 그래프로 상세하게 나와 있어서 그런 부분들을 재밌게 봤어요. 다만 한국이 네 번째로 큰 시장인데 보고서에 언급이 거의 없었어요.
한국이 다시 주목을 받으려면 통일이 되어야 할까요?
지금 북한에서는 자체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와 같은 안드로이드를 사용한다면 인구가 2500만 명이니 150%의 시장이 열린다고 볼 수 있어요. 반가운 일이죠.
조직문화에 관심이 많은 거로 알고 있어요. 요즘에는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관련된 책도 읽고 검색도 하고 포스팅도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조직문화를 얘기할 때 ‘연공서열제, 군대 문화, 존댓말’을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여성과 남성의 기회 불평등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많기도 하고요. 최근 저와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어린 친구들과 함께 일하면서 나도 한 끗 차이로 꼰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어떻게 어린 친구들과 함께 일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조직문화도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사회초년생들의 변화속도는 2배 이상 빠른 것 같아요. 함께 일을 할 때, 제가 어린 친구를 이끄는 것보다 그 친구에게 맞추는 게 더 옳다고 생각해요.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게 틀릴 수 있다는 가정도 필요해요. 적당한 긴장 관계가 형성되는데 저는 더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조직문화가 UA(User Acquisition) 마케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외국은 마케터의 책임과 권한, 목표가 명확하기 때문에 진행 속도가 빠른 편이에요. 우리나라는 마케팅 조직의 책임과 권한이 분산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의사결정이 느려요. 디지털 마케팅을 글로벌로 한다면 미디어믹스가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를 타깃으로 한다면 바이럴 마케팅이나 TV, 지하철 광고를 섞어서 하는게 효율이 좋다고 봐요.
우리나라는 인구가 적어서 UA보다 브랜딩이 더 저렴한 것 같아요.
맞아요. 수도권에만 2천만 명이 살고 있어 그런 전략에 맞춰 UA를 하죠. 보통 UA는 브랜딩을 도와주는 역할로 작용해요.
업계에 새로 들어오는 분들에게 조언해줄 것이 있다면요?
대기업에 취직해 정년까지 일하는 게 목표라고 말하는 사람을 종종 봐요. 안전하고 오래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 대기업이나 공기업도 앞으로 빠르게 변할거에요. 그걸 생각했으면 해요.
만약에 20세 당시 본인에게 조언해줄게 있다면요?
‘지성이란 양극단의 모순된 진실을 통해 나오는 결론이다.’라는 글을 본 적 있어요. ‘걱정하지 말고 즐기면서 하루하루 행복해하면서 살아라.’ 그리고 ‘더 공부하고 많은 것들을 시도해봐라’고 할 것 같아요.
최근에 얻은 삶의 지혜는 뭔가요?
사회생활을 하며 운이 매우 큰 작용을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제가 컨트롤할 수 없는 세상 모든 영역이 운이라고 생각해요. 노력과 전략, 빠른 추진력도 필요하지만, 운이 없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얼마전 플레이스테이션을 사셨어요. 주로 어떤 게임을 하시나요?
지인분이 레드 데드 리뎀션 2(Red Dead Redemption2)를 빌려줘서 주말마다 하고 있어요. 저는 게임 문화 자체를 좋아해요. 대부분의 유행어가 게임에서 탄생하잖아요. 플레이스테이션을 하게 된 계기도 큰 화면에서 펼쳐지는 콘솔 게임을 하지 않으면 이 시대가 주는 트렌드와 재미를 놓칠 것 같아서에요. 게임과 디지털이 제공하는 가치는 무한대라고 봐요.
업계에서 이사님이 인정하는 사람이 있다면요.
어느 정도 연차가 있는 분들은 각자 나름의 인사이트와 경험이 있어 배울 점이 있어요. 저희 업계에서 본업 외 개발언어를 배우거나 유튜버로 활동하는 등 여러 일을 하는 분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커요.
책을 많이 읽으신다고 들었습니다. 1년에 몇 권 읽으시나요?
스스로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한 달에 두 권씩은 읽어요.
추천할만한 책이 있다면요?
요즘에는 주로 IT나 스타트업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어요. 최근 라이언 홀리데이의 ‘그로스 해킹’과 에릭 리스의 린 스타트업, 에자일을 읽었어요. 재미도 있지만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읽어요. 최근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은 유발 하라리의 인류 3부작이에요. 세상이 변하는 가속도가 점점 빨라져서 큰 변혁의 시기가 올 것 같아요.
책이 삶과 사고방식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요?
다른 사람의 경험을 가장 긴 호흡으로 느낄 수 있는 게 책인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기분이 좋아요. 학자가 몇십 년 동안 연구해 집대성한 것을 그 사람의 관점에서 본다는 건 매우 짜릿한 경험이에요.
본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의식적으로 제가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정말 틀리면 빨리 고치려고 노력해요. 일할 때는 책상에 오래 앉아 계속 파고드는 편이에요. 만화를 그렸을 때의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필요 이상으로 깊이 파고들기 때문에 중간마다 브레이크를 걸어요. 30분마다 알람을 맞춰 다른 것을 하게끔 제어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꿈은 뭔가요?
그 부분에 대해 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해요. 아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웹툰 작가일 수도 있고 사업가일 수도 있을거에요. 지금 세대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멋진 사람은 성공한 회사의 대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창업가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미래에 대해 묻고 있어요.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는 어렵지만 아마 비슷한 일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글 : 유준범 / 모바일 시장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센서타워(SensorTower) 한국 사업 총괄과 데이타마이즈 블로그/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website / facebook /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