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형 제품은 루이 비통 가격에 팔린다” 쥐안청에서 살펴본 중국 가발 산업
쥐안청(鄄城 견성)은 산둥성 허쩌시(菏泽市)를 구성하는 여덟 개 현(縣) 중 하나이지만, 춘추시대 오패가 회맹을 열어 천하를 도모했을 정도로 역사가 긴 지역이다.
현재 쥐안청의 이색적인 부분 중 하나는 지역 경제 근간을 인모와 가모 가공 수출업, 즉 가발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 인구 구성에서 바로 나타난다. 현재 쥐안청 인구 90만 명 중 7만 5천 명이 이 분야 종사자들이다. 도시 내 12명 중 한 명은 가발 산업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현재 쥐안청에는 220개의 가발 기업이 설립되어 있으며, 연간 1500만 개 이상의 가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2017년 기준 가발 산업 수출입 규모는 10억9000만 위안(한화 1,870억 원)으로 쥐안청 전체 산업의 74.6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발은 과거 특수한 경우에만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일상 생활에까지 폭럽게 확산되며 사양산업에도 블루칩으로 다시 떠오르는 중이다. 특히 2~30대 탈모 인구가 증가하며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아울러 패션 상품으로 간단한 앞머리 가발이나 포니테일용 가발, 증모용 가발 등을 가볍게 기분 전환용으로 구매하는 젊은층이 증가 중이다. 국내 가발 시장 규모도 2008년 2500억원에서 2018년 1조4000억원으로 10년 새 5.6배로 커졌다.
중국 가발 산업의 주요 거점은 쥐안청이 속한 산둥성과 허난성이다. 2017년 허난성의 가발 수출액은 16억1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50.7%를 차지했고, 산둥성의 경우 7억6800만 위안으로 24.16%를 차지했다.
2011년 대학 졸업 후 가발 회사를 창업한 리우양 씨는 쥐안청의 젊은 기업인이다. 그가 사업을 하기로 마음 먹은 배경에는 1988년부터 가발사업을 한 부친의 영향이 컸다. 리우 씨의 사업 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작지도 않다. 지난해 매출은 4천8백만 위안(약 82억 원) 규모, 90% 이상이 유럽과 아프리카, 미국행 배를 탔다.
리우 씨는 중국의 가발산업이 과거에 비해 하향곡선이며 경쟁이 치열하다 말한다.
그는 “전세계 가발 대부분을 생산하던 활황기 시절 쥐안청에 2,000여 개에 달하는 크고작은 가발 기업이 있었지만, 지금은 당시대비 10% 정도만 남아있다. 우리 제품의 원료는 후난성, 쓰촨성, 윈난성 등 국내 뿐만 아니라 미얀마, 인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수입한다. 점차 수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내 원재료 가격이 수입 원재료보다 높기 때문이다. 또 남아있는 중국 내 가발 생산업체들 사이에 가격 경쟁도 치열하다. 순이익률이 3-4%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프리카 시장에서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리우 씨는 타개책으로 하이엔드 제품을 생산해야 중국 가발 산업의 미래가 있다고 말한다.
“한국과 일본 등 선도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고급 가발 제품군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미국 등 주요시장 소비자들은 값싼 섬유 가발보다 인모로 만들어진 맞춤형 고급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라며, “중국 가발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가격 경쟁력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적극적으로 변신하고, 연구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우 씨는 이를 위해 올해 인모 제품에 가중치를 높였다. 아울러 산둥성과 허난성 지역 가발 베테랑들도 고문으로 영입했다. 리우 씨는 쥐안청 내 과반 이상의 가발 기업이 하이엔드 제품 연구개발에 힘쓰는 중이라 전했다.
리우 씨가 향후 주목하는 시장은 유럽이다. 북미 지역보다 더 높은 가격이 용인되기에 이윤폭이 넓다는게 이유다.
그는 “유럽에서 인모로 만들어진 고급형 가발은 루이 비통 가방 가격인 1000~1500파운드(약 140~220만 원)에 내놓아도 팔린다. 유럽 시장을 타깃시장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기존 가발 산업 외 ‘헤어수트 매치’와 같이 탈모인을 위한 가발을 제작 및 관리해주는 스타트업 브랜드도 등장했다. 이 브랜드는 디자인과 생산 단계에서부터 젊은 고객층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제작하며 제휴 바버샵에서 지속적인 스타일링 가능하며 지속적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우수수(운영사 삼손컴퍼니)’와 같이 사진 1장으로 탈모 케어 전문점 약 150개의 소견과 견적을 비교할 수 있는 탈모 케어 전문 상담서비스도 등장해 음지에서 돌던 정보의 균형을 맞춰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