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인구 2억 5천만 명…中 젊은 탈모인은 먹고, 심고, 쓴다
베이징에서 대학을 졸업한 왕샤오허(35)는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하다. 탈모에 효과가 있다는 보조식품, 약재, 탈모방지제, 모발성장제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그는 “머리숱이 적어지면 사회적 이미지가 하락한다. 사람들이 내 실제 나이보다 많다고 본다. 우리 세대에 이런 인식은 견디기 힘든 일 중 하나”라고 토로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国家卫健委)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탈모 인구는 2억 5천만 명으로 6명당 1명꼴이다. 탈모인구 중 80허우(80년 이후 출생자)가 38.5%로 가장 많았으며, 90허우(90년대 이후 출생자)가 36.1%로 뒤를 이었다. 젊은 층이 전체 탈모인구의 약 75%를 차지하는 셈이다. 탈모문제는 2020년 중국인이 가장 많이 우려하는 건강문제 중 27%를 차지하여 전체 7위를 기록했다.
1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원격 의료 플랫폼 알리헬스가 지난해 말 발행한 ‘야간 상담 보고서’도 같은 내용을 언급한다. 알리헬스에 탈모 상담을 요청한 이용자의 65%가 2030 세대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탈모 방지를 위해 생강도포·식이요법 등 전통적 방법에서부터 탈모방지 샴푸·발모액·발모 물리치료 보조기·가발 등 제품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모발이식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었다. 2018년 중국에서 50만 건 이상의 모발이식 시술이 있었으며 이는 100억 위안(약 1.7조 원) 규모이다. 2019년 중국 가발산업 시장규모는 67.25억 위안(약 1.2조 원)에 달했으며, 이는 2014년에 비해 230.5% 증가한 수치다.
중국인이 가장 애용하는 탈모방지 방법으로는 ‘탈모방지 샴푸 사용’(69%)이 1위에 올랐고 이어 ‘식이요법’(68%), ‘생강도포’(49%), ‘바르는 발모액’(41%) 순이었다. 중국의 탈모방지 샴푸 시장규모는 2013~2019년 간 연평균 13.4%씩 성장해 2021년에는 16억 위안을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탈모방지 샴푸에는 생강, 하수오, 측백엽 등의 성분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브랜드 ‘려’는 홍삼을 비롯해 황기, 작약, 목단피 등 다양한 한방재료를 사용해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가발과 모발이식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중국의 가발시장 규모는 최근 5년간 27%씩 성장해 2019년 67억 2500만 위안에 달했고 생산 및 수출 면에서는 세계 1위다. 2023년 중국내 부분 가발 매출은 144억 3천만 위안(약 2.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발이식 시장도 2016년 이후 매년 38.3%씩 성장해 2020년에는 208억 3000만 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탈모인구 중 16%는 ‘모발이식을 이미 받았다’고 응답했고 59%는 ‘모발이식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으며 모발이식 업체도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체인점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베이징의 한 가발 업체 업주인 류샤오씨는 매장을 방문하는 젊은층 수가 현재 30퍼센트에 달한다고 말한다. 몇년 전 10퍼센트 수준에서 대폭 올라간 상황이다. 류샤오씨는 “처음에는 대부분의 고객이 중장년층과 노년층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탈모로 인한 젊은층, 특히 남성층의 방문히 확연히 늘었다”고 말한다.
해외 시장 대비 중국 내 가발 수요는상대적으로 적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젊은충에서 가발은 탈모에 대한 대처 방법 중 하나이다. 젊은층의 가발 구매 주요 이유는 좋은 이미지를 투영하려는 욕망이다. 제품 선택 측면에서 가발은 즉각적인 효과와 함께 빠르게 적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저변에는 대륙에 가발 착용이 ‘창피한 것’, ‘숨기는 것’이란 인식이 비교적 적다는 것이 한 몫한다.
2019년 각 전자상거래 플랫폼 가발제품 중 200~400위안 가격대 매출액이 510.49억위안으로 가장 많았으며, 1000~1600위안, 1000위안 이하 가격대는 각각 225.57억위안, 185.45억위안으로 2,3위를 차지했다. 보통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대다수는 합성수지 혹은 합성수지와 인모를 4대 1 비율로 혼합한 제품이다. 사용자 두상을 측정해 제작되는 맞춤형 인모 제품은 오프라인에서 훨씬 높은 가격대에 판매된다. 고가 제품군은 사용되는 공법에 따라 3000위안(약 51만원)에서 18000 위안(약 311만원)까지 형성되어 있다.
2019년 솽스이 판촉행사 기간 중 가장 비중이 큰 가발 소비자는 90허우로서 42.4%의 비중으로 1위, 80허우, 70허우는 25.9%, 14.3%로 2, 3위였다. 가발을 가장 많이 구매한 지역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로 이들 도시는 중국에서 탈모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중국은 가발 생산 및 수출 세계 1위국으로서 본토 가발 브랜드가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되어 있다. 중국 아이미디어 리서치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중국 가발시장에서 4대 주요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15%에 불과하며 각 중소 업체들이 85%를 차지하고 있다. 비즈니스 정보 제공업체인 톈얀차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33,000개의 가발 회사 중 8,400개가 2019년에 설립되었다. 가발의 주요 판매경로는 오프라인에서는 백화점, 대형 매장, 미장원 비중이 높았으나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 비중이 높아졌다.
가발 제조업체 레베카(REBECCA, 瑞贝卡)의 전자상거래 담당자인 한빈씨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온라인에서 소비가 확연히 증가했다. 현재 회사의 중국 내 가발 판매 주요 통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레베카의 온라인 판매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대비 온라인 판매가 60~70%나 증가했다.
2007년 베이징에 첫 번째 가발 매장을 연 레베카는 전국에 2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중국 최대 가발 브랜드이다. 레베카는 코로나19 이전 수출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회사였지만 근래 중국 내 가발 수요 증가에 따라 내수 사업을 확장했고 전체 물량의 20% 이상을 자국에서 소화하고 있다. 회사측은 내수 판매 비중을 계속 높여갈 계획이다.
장톈유 레베카 이사는 “티몰, 징둥을 비롯한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더 많은 온라인 상점을 열 계획”이라며 “왕홍 등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과 손을 잡고 가발 제품을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젊은층이 가발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빠진 머리카락을 채우는데 머무르지 않는다. 특히 이발소 등 미용 분야와 통합된 형태의 서비스가 태동하는 추세이기에 소비자 수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톈유 이사는 “중국에서 인모 가발은 높은 가격대 이기에 소비자 다수가 고소득층이다. 현재까지 여성 비율이 80퍼센트 이상이지만 남성층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사라진 머리카락을 가리기 위한 목적으로 가발을 쓰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지만, 젊은 세대에선 미적 관점에서 소비하는 트랜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