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라이즈 군산’으로 간 강남 ‘테헤란로 커피클럽’
지난 10월 12일 전라북도 군산시 구(舊) 도심인 영화동 로컬라이즈 타운과 영화타운 일대에서 ‘로컬라이즈 업 페스티벌’이란 명칭의 행사가 열렸다. 1000여 명이 다녀간 이 이벤트의 주역은 군산에서 지역 가치 창출을 위해 매진해온 23개 창업 팀으로, 이들은 8개월 간의 창업 활동 및 결과물을 대중에게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행사의 근원에는 ‘로컬라이즈 군산’이란 프로젝트가 있다. ‘청년’과 ‘창업’이라는 키워드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군산 영화동 일대를 문화·관광 중심지로 발돋움시키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된 도시재생 사업 프로젝트이다.
사회혁신창업 교육기관인 언더독스 SK E&S가 손을 잡고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의 지향점은 미국의 브루클린, 독일의 베를린, 스웨덴의 말뫼와 같은 도시 재생 사례를 창출하는 것이다.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한 정부 기관 및 지자체와의 협력 논의도 활발하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사업기획단이 프로그램 벤치마킹을 위해 군산을 찾았으며, 5월에는 강임준 군산시장이 로컬라이즈 타운을 직접 방문해 창업가들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로컬라이즈 참가 기업들이 만들어낸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한국여행 자유여행 가이드 제작 벤처 ‘소도시’, 영상 콘텐츠 제작 전문 업체 ‘슈퍼워커’ 등은 기존 지역 상공인들과의 활발한 협업을 진행 중이며, 군산 특산품인 김을 브랜딩·유통 중인 군산섬김은 판매 준비를 마치고 조만간 온라인 시판에 들어간다. 각설하고.
로컬라이즈 군산과 강남 테헤란로 커피클럽이 크로스오버되는 행사가 열렸다.
12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테헤란로 커피클럽이 서울 강남을 벗어나 전라북도 군산에서 열렸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주최로 2014년 부터 시작된 테헤란로 커피클럽은 스타트업, 예비 창업자,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함께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이날 125회차를 맞이했다.
이날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와 군산 생태계 동향, 그리고 군산 지역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는 청년 사업과 도시재생 활동이 공유되었다.
키노트 연사로 나선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과거와 현재의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을 설명하며 “2018년만 하더라도 두 개 밖에 없던 한국 유니콘 스타트업이 현재 열 개나 되고, 예비 유니콘들도 많다. 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이 경제의 주체로 나서고 있다.”며 5년 사이 달라진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야기 했다.
임 센터장은 가장 이상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인재와 시장, 그리고 투자자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환경”이라 말하며 “한국에서는 테헤란로가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도전과제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빌리티, 헬스케어, 핀테크 분야에 뿌리깊은 규제가 속시원하게 풀리지는 않고 있다. 투자는 늘었지만 자금회수(엑싯)는 많지 않다. 장외매각이 많고 규모도 미국과 격차가 크다.”라며 이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정헌 뉴블랙 대표는 로컬라운지 군산을 소개하며 “군산이 하드웨어가 아닌 사람을 통해 재생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를위해 일하고, 머무르고, 배우고, 지역사회와 어울릴 수 있는 프로젝트로 기획해 23개 기업을 선발해 8개월 간 교육을 진행했다”라며, “우린 육성 기업을 로컬라이저라고 부른다. 이들은 군산이라는 지역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우리의 동료”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공간이 가진 힘이 있다. 창업가들에게 맞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건물도 매입했다. 앞으로도 로컬라이즈 군산을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현재 언더독스는 현지청년과 외지청년의 협업, 게스트하우스를 임대한 체류형 프로그램, 언더독스 코치와 지역코치를 통한 코칭, 팀간 협업 네트워크를 조성 중이다. 뉴블랙은 언더독스의 지주회사이다.
이날 군산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발표자로는 김용진 비어드벤처(BeAdventure) 대표, 김가은 소도시(so.dosi) 대표, 이영선 슈퍼워커(SUPER WORKER) 대표가 나섰다. 각 대표는 지역 특색을 담은 자사 사업 현황 및 긍정적인 바람이 불고있는 군산 창업 생태계를 이야기 했다.
비어드벤처는 지역 또는 공간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미션형 여행 콘텐츠 제작팀이고, 소도시는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한국 소도시 자유여행 가이드’ 제작사이다. 슈퍼워커는 군산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릴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 중인 제작사이다.
한편 이날 테헤란로 커피클럽 행사는 연사, 기업 발표세션 이외 발표자와 참석자 간 네트워킹으로 이어지는 등 활발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