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올해는 반복하지 않아야 할 업무 습관
습관은 지금 이 순간도 우리의 뇌를 바꾸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뇌의 적응력을 관찰한 후, 자신의 저서인 ‘심리학의 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신경 조직은 매우 놀라울 정도의 가소성을 지니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부 또는 내부로 가해지는 힘이나 긴장은 뇌 구조를 처음과 다른 무언가로 변화시킨다.” 그가 말하는 힘은 자신도 인지하지 못 한 채 반복하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습관이다.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을 경우, 뇌는 계속해서 그 방향으로 나아간다. 반면, 긍정적인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향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는 업무 습관의 관점에서도 동일하다.
우리의 뇌를 변화시키고 있는 업무 습관은 무엇이 있을까?
현대 지식 근로자들의 일과를 살펴보자. 출근과 동시에 메일함을 확인한다. 요청 받은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워드 파일을 켠다. 어느 정도 형태를 잡아 갈 즈음에 새 메일의 알림이 뜬다. ‘확인 요망’이라는 제목으로 인해 보고서를 중단하고 아웃룩 창을 띄운다. 참조로 호출된 내용임을 확인한 후 쌓여있던 다른 메일도 추가로 읽는다. 답변이 필요한 메일을 작성한다. 다시 보고서를 작성하고자 창을 띄웠지만 미팅 참석 요청의 메신저가 울린다. 진행하던 작업을 중단하고 참석한다. 본인과 크게 관련 없는 내용임을 인지하고 미팅 중 보고서 파일을 다시 연다.
위의 사례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낮설지 않은 업무 패턴이다. 대개 구체적인 성과 없이 분주함이라는 느낌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자리잡은 업무 방식이기도 하다. 스탠다드 미디어 인터내셔널 회장인 존바텔(John Battelle)은 인터넷을 통해 경험한 지적 전율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 적 있다. “실시간으로 닥치는대로 돌아다니는 동안 나는 뇌가 밝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더 똑똑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필요할 때 질문에 대한 답이나 특정한 정보를 즉시 얻고 제공할 수 있다면 적어도 그 순간에는 성취의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것은 뇌가 일으키는 착각에 가깝다. 분주함은 결코 생산성과 직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생산성’의 정의는 깊이와 완성도를 갖춘 업무 결과로 증명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까?
습관이 형성되기까지 환경적인 측면, 내면적인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선을 위한 주된 요소는 당면한 과제에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에 있다. 조지타운 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교수인 칼 뉴포트(Cal Newport)는 자신의 저서 ‘딥 워크(Deep Work)’에서 몰입의 힘에 대해 신경과학적인 측면을 저술한 바 있다. “몰입 상태로 충분한 시간을 보내면 우리의 정신이 세상을 의미와 중요성이 넘치는 곳으로 이해하게 된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긍정적인 영향을 일으키는 딥 워크 실천을 위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업무 도구 선택의 중요성
그 중 ‘도구 선택에 대한 접근법’의 설명이 흥미롭다. “업무 도구도 대장장이의 망치나 화가의 붓처럼 숙련 노동자들이 일을 하기 위해 사용한 도구와 다르지 않다. 역사를 통틀어 숙련 노동자들은 새로운 도구를 활용하는 문제를 세심하고 회의적인 태도로 다루었다.”는 내용과 함께 지식 근로자들도 이러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세계적인 IT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 (Nicholas Carr)도 자신의 저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같은 의견을 표하며, 시례로 지도와 시계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 지도는 지형을 바라보는 시각을 정의하고, 시계는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계획적이고 분석적으로 바라보게끔 한다. 따라서, 도구는 생각을 제한하고 지배할 정도의 힘을 가졌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이렇듯 도구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처럼 업무 도구는 우리의 사고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농부가 농작을 위해 적합한 시기에 알맞은 도구를 찾듯이 우리의 업무 도구도 사용 여부의 판단이 중요하다. 판단을 위해서는 먼저, 추구하고자 하는 고차원적 목표가 필요하다. 그리고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주요 활동을 설정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사용하고 있는 업무 도구가 목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파악한다. 이후 시의적절한 업무 도구를 사용하게 되고 불필요한 사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확립된 기준은 멀티태스킹이 보편화 된 환경 속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자립의 힘이 된다. 그 힘을 유지하면 습관이 되고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실질적인 성취를 얻게 될 것이다.
업무 습관 개선과 향상하는 뇌 기능
프로이트는 뇌와 뉴런 사이의 접촉 장벽은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달리 말하자면, 뇌의 기능은 유연하다. 개개인의 의지에 따라 새롭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과 차단하는 것에 대한 기준이 정립된다면 더욱 유연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뇌의 향상과 성과를 위해서는 피상적인 작업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을 구분하는 자립된 판단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형체가 없고 ‘느낌’만 존재하는 분주함은 더 이상 능력으로 간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뀌려는 노력이 부단히 필요하겠지만, 성취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닐까. 노력의 반복으로 형성된 좋은 습관이 뉴런을 파고든다면 우리는 이전과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한선 콜라비 CSO /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오버헤드를 제거하고 몰입하여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collabee 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딥워크, GTD, 디지털 미니멀리즘 등 생산성 향상 대한 글로벌 트렌드와 동향에 대해서 연구하고 인사이트를 collabee 공식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