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형 태양광’ 서비스 나온다
국내 전·월세 거주자도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전기요금을 충당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파트·상업시설·학교·공공기관에서 사용하지 않는 옥상이나 지붕 등 유휴 부지를 공동 태양광 발전소로 활용, 전력업계에 처음 등장한 공유형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에이치에너지를 ‘2020년도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자’로 선정했다. 에이치에너지는 포스텍출신 스타트업으로 국내/외 가상발전소(전력거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치에너지는 이달부터 경북도민 대상으로 ‘우리집 RE100’ 사업을 공고한다. 올해 경북 지역에서 1000가구로 시작해 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할 방침이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애플 등 세계 228개 기업이 RE100에 참여하고 있다. 에이치에너지는 RE100의 의미를 기업에서 가정으로 확대하는 한편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 100%를 태양광으로 대체할 수 있는 공유형 O2O 서비스를 개발했다.
옥상이나 지붕형 태양광은 본인 소유 주택에 한해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월세 및 아파트 거주자에겐 한계가 분명했다.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은 250W 소형 설비 구축만 가능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아파트 거주 가구 비율은 전체의 50%를 상회했으며, 연립·다세대 주택은 11%를 차지했다. 반면에 단독주택은 30% 수준에 불과했다. 국내에서 옥상이나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가구는 10곳 가운데 3곳도 안 된다.
우리집 RE100 사업은 여러 가정이 모여 협동조합을 구성, 원격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해서 수익을 나누고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방식이다. 다세대주택, 아파트, 상업시설, 공공기관 등에서 사용하지 않는 옥상이나 지붕 등 유휴 부지에 2㎿ 이상의 태양광 발전소를 공동 구축한다. 에이치에너지는 전력서비스 중개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이에 따라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가정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다 앞서 산업부는 올해 2282억원을 투입해 주택용 태양광 발전설비 보조금을 기존 30%에서 50%로 늘렸다.
함일한 에이치에너지 대표는 “RE100 사업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도 유휴 부지를 활용해 태양광을 발전하고 전기를 소비한다”면서 “해외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O2O 서비스로 연계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태양광 발전소에 O2O 서비스를 접목한 건 우리나라가 사실상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함 대표는 “이번 사업은 주택 미소유자에게도 재생에너지 사용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