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륙 대기업 총수들, 인터넷 방송 출연 러시

2018년 중국 최대 이커머스 행사 ‘솽스이’에서 이색적인 이벤트가 열렸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마윈과 ‘립스틱 오빠’라 불리우는 유명 왕홍 리자치(李佳琪)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것. 이 프로모션 이벤트에서 마윈은 온라인 판매 장인 리자치에 비교되는 어눌한 모습을 연출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중국에서 라이브스트리밍 방송은 더 이상 왕홍만의 영역이 아니게 되었다. 지난해부터 연예인, 아나운서, 영업사원 등 유명인들의 라이브 방송 도전이 늘어나더니 코로나 19 이후에는 마윈과 같은 대기업 대표들까지 마이크 앞에 서고 있다.

지난 15일,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한 축인 바이두 리옌홍(李彦宏) 회장이 라이브 방송에 참여했다. 이 방송은 물건 판매가 아닌 지식 공유의 목적으로 책을 소개를 하는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시작 10분만에 시청자가 백 만이 넘었으며 최종 927만 명이 시청했다. 아울러 옌지요우(言几又) 오프라인 매장 8군데에서 천 개 한정으로 준비된 리옌홍 추천책 럭키박스는 매진되었다.

이날 리옌홍은 바이두앱을 통한 커머스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방송 이틀 전 바이두는 5억 위안(약 863억원)을 투입해 천 명의 인기 BJ를 양성해 지식 교류 중심의 바이두 라이브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향후 바이두의 라이브커머스 가세를 점칠 수 있는 상황이다.

같은 날, 거리전자(格力电子) 동밍주(董明珠) 회장도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했다. 동밍주 회장이 라이브스트리밍에 등장한 것은 이번에 세 번째이다.

동 회장은 4월 24일 쇼트클립 플랫폼 도우인(抖音, 글로벌명: Tiktok)에서 첫번째 방송을 진행했었다. 첫 방송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당일 동 회장은 3백여 개 정도의 물건을 판매했으며, 총판매액도 23만 2,500위안(약 4,016만원) 수준이었다. 제일 잘 팔린 것이 판매가 139위안(약 2만 4,013원)의 보조배터리였다. 첫번째 방송의 실패를 교훈 삼아 콰이쇼우(快手)에서 진행한 두번째 방송에서는 전문가들과 함께 출연해 에어컨만 약 7만대 판매했으며 판매액도 3억 1천만 위안(약 535억원)에 달해 2019년 거리전자 온라인 매장 총판매액 3억 5천만 위안(약 604억원)과 맞먹는 매출을 올렸다.

15일 징둥 플랫폼 입점 10주년 기념으로 진행된 동 회장의 세 번째 방송은 대성공이었다. 총판매액만 7억 위안(약 1,209억원)을 돌파하여 전자제품 라이브 커머스 사상 최대 판매액을 달성했다.

중국 최대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携程) 량젠장(梁建章) 회장은 가장 적극적으로 라이브스트리밍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량 회장의 행보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침체기를 겪는 자사 및 여행업계 반전을 노린 것이다. 량젠장은 총 8차례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는데, 7번째까지 방송에서 판매한 여행 상품은 2억 위안(약 345억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1시간만에 호텔패키지 천 만위안(약 17억원)어치를 판매하기도 했다. 이달 6일에 진행된 여덟번째 방송에서는 1시간만에 8만 개의 호텔룸 예약까지 받아냈다. 량젠장은 매 방송마다 맞춤 컨셉으로 등장해 호평을 받고 있다.

아울러 여러 기업 대표들도 라이브 방송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소호(搜狐) 장차오양(张朝阳) 회장은 5월부터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할 계획이라 밝혔고, 샤오미(小米) 레이쥔(雷军) 회장도 한 행사에서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며 새로운 유통 채널로 활용할 의사를 비췄다. 이들 외에도 더 많은 기업 대표들이 라이브 방송 무대에 오를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한편, 치엔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에 따르면, 2019년 라이브커머스 시장규모는 3,900억 위안(약 67조 3,72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4% 증가했으며, 2020년에는 6천억 위안(약 10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0년 3월기준 라이브 커머스 이용자 규모는 2억 6,500만 명으로 전체 전자상거래 이용자의 37.2%를 차지하고 있다.

플래텀 중국 연구소 소장 /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시선으로 중국 현황을 관찰하고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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