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로컬의 진화’ 로컬과 스타벅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로컬과 스타벅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공간’에 있다.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을 만들어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손님들은 머무르기 위해 스타벅스라는 공간을 찾고, 공간의 의미가 담긴 텀블러와 같은 굿즈를 사면서 소비가 확장된다.
계속 찾고, 머무를 수 있도록 로컬 특유의 라이프 스타일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컬 벤처는 스타벅스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로컬이 뜨고 있다.
서강대학교 지역 재생 연구팀이 쓴 책 ‘로컬의 진화’는 관광지나 휴양지에만 머무는 로컬이 아니라 더 나은 거주지, 더 나은 일터, 더 나은 삶의 공간으로서의 로컬을 만드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서울의 익선동과 을지로를 포함해 잊히고 오래된 곳들이 가장 느리면서도 ‘힙한’ 동네로 재탄생했다. 이런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로컬 창업가라고 부른다.
책은 로컬 창업가의 상당수가 밀레니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취향을 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자발적으로 로컬로 향한다. 무한 경쟁과 획일화된 가치를 강요받지 않아도 되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이들은 로컬에 있는 다양한 자원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입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다.
특히 로컬의 스토리를 품은 공간의 가치에 집중한다. 문 닫은 양조장은 낮에 책맥(맥주 마시며 독서)을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하나의 마을 전체가 호텔이 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다. 많이 찍어 내고, 많이 버는 게 이들의 목적은 아니다. 소통과 공감을 키워드로 자신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는 데 의미를 둔다.
이 책은 다양한 로컬의 ‘힙플레이스’를 탄생시킨 로컬 창업가 15명을 직접 만나 그들이 왜 로컬을 택했고, 어떻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지 담아냈다. 강릉의 수제 맥주 양조장 버드나무 브루어리, 바다 보호와 수익 창출을 동시에 하는 오션 카인드, 치즈로 창업 첫 해 4억 매출을 기록한 원주의 단미 푸드를 포함한 다양한 로컬 기반 비즈니스 15곳의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다.
저자는 “관광지나 휴양지에만 머무는 로컬이 아니라 더 나은 거주지, 더 나은 일터, 더 나은 삶의 공간으로서의 로컬을 만드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책을 통해 로컬로 간 밀레니얼들이 어떤 형태로 로컬을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변화시켜나가는 지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로컬 벤처에 대한 이야기는 정부가 소개하는 성공 사례 속에서 숫자로 된 실적으로만 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로컬에서 청년 창업가로 살아가는 개인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 희망, 영감의 원천을 읽을 수 있다. 로컬을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낭만쯤으로 오해하고 있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