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디지털 마케팅 환경 속 마케터가 살아남기 위해 가져야 할 3대 요소
지난 1년간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업무 방식 등 생활의 많은 요소들이 변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락다운이 시행되었던 2020년 4월을 기준으로 앱 이용 시간이 전년 대비 40% 증가하며 모바일 디바이스 이용 방식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기존에 오프라인 비즈니스들 중 상당 부분이 디지털, 그 중에서도 모바일로 서비스를 확대했으며, 마찬가지로 디지털 마케터들은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바일에서의 마케팅 전략을 강구해야 했다. 특히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데이터 수집을 용이하게 만들면서, 데이터를 활용한 퍼포먼스 마케팅이 마케팅의 기본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즉, 2021년은 코로나19로 시작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꽃 피우는 한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안타깝지만 2021년도 마케터들에게는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듯,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모아진 방대한 데이터 덕분에 퍼포먼스 마케팅의 전성기가 시작되었지만, GDPR(개인정보 보호법), COPPA(어린이 온라인 사생활 보호법), CCPA(소비자 프라이버시 보호법) 등 미국 및 유럽에서부터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 강화 정책으로 인해 데이터 수집이 어려워졌다.
국내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 8월부터 시행된 새로운 개인정보보호법은 당장에는 비즈니스에 영향을 끼치는 수준이 아니지만, 글로벌 기준에 맞춰 규제와 제약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는 만큼 변화가 멀지 않아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글과 애플 등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이 광고ID로까지 개인정보 범위를 확대하고 OS 업데이트를 통해 데이터 수집을 위한 사용자 동의를 필수화하며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마케터들 입장에서는 지난 한 해 여러 툴을 사용해 열심히 모아온 데이터와 이를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집이 마치 한 순간에 파도에 휩쓸려가듯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2021년, 모든 게 파도에 휩쓸려 나간 새로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케터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무인도에 사람이 떨어졌다고 가정했을 때, 그곳에서 생존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세 가지를 꼽자면 단연 물과 식량, 불, 그리고 은신처일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마케터가 올해를 잘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세 가지는 물과 식량에 해당되는 데이터, 불에 해당되는 머신러닝, 은신처에 해당되는 마케팅 클라우드라 할 수 있다.
생존을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물과 식량이다. 바로 얼마 전 4월 26일(미국 시간 기준)에 진행된 iOS 14.5 업데이트로 인해 애플 디바이스 내 광고 추적의 기본 설정은 ‘광고 추적 제한(Limit Ad Tracking, LAT)’으로 바뀌었다. 이는 모든 앱들이 애플의 각 디바이스별 사용자 광고ID(IDFA) 수집을 위해 팝업 동의를 얻도록 하는 것으로,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IDFA 추적을 불가능하게 한다. 즉, 이번 업데이트로 사실상 기존 모바일 마케팅의 물과 식량이 되었던 데이터에 접근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제 마케터들은 사용자 동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 경험(UX) 상에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동의 요청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또한, 로그인 계정 등을 통해 퍼스트 파티(first-party) 데이터로서는 어떠한 것들을 수집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기민하게 설계해야 한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새로운 물과 식량인 자사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렇게 어렵게 모은 데이터를 광고 파트너가 어떻게 저장하고 활용하는지 살펴보고, 가능하다면 캠페인의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 하길 권장한다.
생존에 필요한 두 번째는 불에 해당되는 머신러닝이다. 음식의 가치를 더해주고 어둠을 밝혀주는 불과 같이, 머신러닝은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유저를 발견하고, 수많은 데이터 속 중요한 가치를 가진 데이터의 잠재력을 끌어내며 기존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아준다. 앞으로 마케팅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머신러닝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사용자를 특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광고가 노출되는 지면, 소재, 시간 등의 상황적 데이터, 컨텍스츄얼 시그널(contextual signal)만으로 짧은 시간 내 광고 목표로의 전환 가치를 예측하고 가장 적합한 광고를 적절한 비용으로 내보낼 수 있는 더욱 고도화된 머신러닝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은신처 역할을 하는 마케팅 클라우드다. 마케팅 클라우드를 통해 모바일 비즈니스는 자사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 및 활용하고, 마케터는 필요에 따라 직접 사용할 데이터, 지면, 비딩 방식을 조정해 캠페인을 설계할 수 있다. 따라서, 마케터는 마케팅 클라우드를 선택할 때 이것이 사용하기 쉬운지, 원하는 타겟에 도달 가능한지, 원하는 지면, 익스체인지, 인벤토리와 연동이 가능한지, 성과 및 노출량이 머신러닝으로 관리되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그 외에도 자동화, API 등 원하는 기능이 갖춰졌는지와 캠페인 관련 데이터를 다시 가져와 자산화할 수 있는지도 함께 고려해보길 바란다. 특히, 광고 성과에 대한 결과만 보고 받는 형태는 해당 플랫폼에 종속될 확률이 높아 피하는 게 좋다.
올해도 데이터 관련 정책의 변화로 쉽지 않은 한 해가 되겠지만, 그럼에도 모바일 광고는 계속될 것이다. 디지털 광고의 점유율은 전체 광고 시장의 절반을 넘어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모바일 광고 산업은 디지털 광고 산업의 70% 가까이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앱 광고는 사용자와 가장 관계성이 높고 신뢰할 수 있는 지면으로 부상하며 마케터들의 포기할 수 없는 광고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던가. 비록 눈 앞에 변화들이 크고 어려워 보여도, 앞서 설명한 세 가지, 자사의 퍼스트 파티 데이터와 고도화된 머신러닝 엔진, 그리고 마케팅 클라우드를 잘 확보한다면 변화 속에서도 발돋움할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 최윤정 몰로코 이사 / 몰로코 프로덕트 팀에서 클라우드 기반 프로그래매틱 광고 플랫폼 ‘몰로코 클라우드’의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2017년 12월 몰로코에 합류해 어카운트 매니지먼트 총괄을 지내며 데이터를 활용한 퍼포먼스 마케팅 전략 설계, 고객 컨설팅 경험을 쌓았다. 최 이사는 몰로코 합류 전, SK텔레콤과 SK플래닛에서 서비스 개발, 신사업, 데이터 전략을 담당하며 마케팅을 위한 빅 데이터 전략, 데이터 마케팅 관련한 프로젝트들을 수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