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4차 5개년 규획 핵심 키워드는 ‘쌍순환’과 ‘혁신이 이끄는 발전’
중국의 향후 5년간의 경제정책 키워드는 ‘자립형 경제’로 내수시장을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고 경제안보를 강조하는 것이었다.
중국은 올해 양회 폐막과 함께 향후 5년간의 경제 및 국가운영 전략을 포괄하는 ‘14차 5개년 규획’(2021~2025, 이하 규획)을 발표했다. 지난 13차 5개년 규획(2016~2020) 발표 이후 미중무역분쟁, 코로나19 발발 등 예상하지 못했던 대외적 이벤트의 발생으로 그간 변화한 중국의 대내외 환경을 반영한 새로운 경제발전 계획인 이번 ‘규획’의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특히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계획과 함께 중국이 바라보는 ‘두 개의 백년’(2021년 공산당 창당 100년과 2049년 신중국 건국 100년)사이의 중간점인 2035년까지의 장기목표를 지향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규획의 핵심 키워드를 요약하자면 ‘쌍순환’과 ‘혁신이 이끄는 발전’이다. 이는 13차 규획 기간 중 발생했던 미중무역분쟁, 보호무역주의 강화 및 다자주의 약화 등 외부적인 환경변화와 그간 수출과 투자가 견인한 외연적 경제성장 공식의 한계라는 내부적인 인식을 반영한다. 중국은 이번 규획을 통해 수출과 대외개방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내수를 활성화시켜 내순환(국내대순환)과 외순환(국제대순환)이 유기적으로 발전을 상호촉진하게 하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자체 혁신을 통해 외부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 전반의 자립도를 키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스스로 만들겠다는 ‘21세기형 자립갱생’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위기를 넘어 자립으로 : 중국 14차 5개년 규획으로 본 경제·통상정책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는 중국이 앞으로도 여러 통상쟁점에서 중국만의 독특한 경제운용 구조를 더욱 진화 및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국유기업 개혁,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의 행보를 보이면서도 이를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하에 중국만의 방식으로 진행하고 또 그 과정에서 미국 등 외부와의 갈등구조는 중장기적으로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경제안보’챕터를 따로 마련하면서 대외적인 통상갈등에 적절히 대처하고 자국이익 보호에 분명한 의지를 보인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보고서는 중국이 2030년까지 탄소배출 정점을 기록하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환경 분야에서는 기술력 있는 외국기업에게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산업 전반에서 외국인투자 제한업종을 축소하는 등 개방확대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쌍순환 정책 등 내수확대 추세에 따른 고급 중간재 및 소비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나 외국인투자 허용 업종 확대에 따른 개방의 이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중국의 경제안보 강화 움직임이나 핵심산업 기술 자립 시도에 따른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지속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