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로 엿보는 유니콘 이야기 3 – 토스의 혁신은 계속되고 있는가?
간편송금의 선구자 토스(TOSS)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2014년 2월에 출시한 베타버전의 간편송금앱을 거쳐서 2015년 2월에 안드로이드 정식 버전을 국내에 최초로 선보였다. 그 전까지는 복잡하고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던 온라인 송금에 대한 파괴적인 혁신을 이루었다. 대한민국의 금융 혁신은 토스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스 간편송금의 시작 – 전화번호 송금
투자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유니콘을 뛰어넘어 데카콘이 근접한 비바리퍼블리카는 공개된 특허 정보에 따르면 지금까지 10개의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토스의 최초 특허는 2014년 2월 베타버전의 서비스를 출시한 직후인 2014년 5월 15일자로 출원한 등록특허 제10-1489755호 (전자적 정보와 실제 자금을 분리하여 처리하는 금융 서비스 방법 및 시스템)다.
이 특허의 내용은 토스의 서비스 초기 전화번호 송금 기술과 관련되어 있다. 본 특허의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를 살펴보면, 사용자가 송금 대상자의 전화번호를 이용하여 송금 대상자의 계좌로 송금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특허임을 명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송금을 받을 대상자의 전화번호를 포함하는 사용자의 송금요청에 따라, 전화번호를 이용하여 송금 대상자에게 계좌번호의 입력을 위한 링크를 제공하고, 링크를 통해 송금 대상자의 계좌번호를 수신하여 송금요청된 금액을 송금 대상자의 계좌에 입금하며, 입금된 금액에 기반하여 사용자의 은행 계좌에서 금액을 출금함으로써, 송금 대상자의 전화번호를 통해 간편하게 계좌이체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특허청으로부터 특허성을 인정받아 2015년 1월 29일에 등록되어, 토스 관련 최초의 특허가 되었다.
토스 간편송금의 핵심 – 본인계좌 간편인증
토스의 혁신은 계속되었다. 2015년 2월 정식 출시 직후 2015년 5월 12일자로 본인계좌 간편인증 방식에 대한 후속 특허출원이 진행됐다. 등록특허 제10-1675897호를 필두로 이로부터 파생된 분할특허인 제10-1675898호와 공개특허 제10-2016-0134594호까지 이어지며 토스 특허의 핵심축을 이루고 있다. 참고로 2개의 등록특허는 인증을 위해 요구하는 인증정보의 종류만 다를 뿐 기본적인 본인계좌 확인 구조는 동일하다.
이들 등록특허는 언급한대로 본인계좌임을 빠르고 간편하게 하기 위한 기술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배경기술을 살펴보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위해서는 사용자(예컨대, 송금인, 수금인, 또는 결제인)로부터 계좌를 등록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계좌의 정당성 즉, 등록을 요청하는 사용자가 해당 계좌의 정당한 권리자(또는 명의자)인지를 판단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계좌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종래의 방식으로는 계좌의 권리자만이 아는 인증정보(예컨대, 계좌비밀번호 등)를 요구하거나, 별도의 인증수단(예컨대 공인인증서 등)을 이용하여 사용자를 인증하는 방식이 있어 왔는데, 직접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금융기관이 아닌 이상은 적용이 어렵거나 공인인증서 처리를 위한 구축시스템이 복잡하다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안으로써 실시간으로 계좌주만 확인 가능한 인증정보를 동적으로 생성하고 인증정보가 일치하는지를 확인하여 본인계좌 확인을 처리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은 사후적인 고찰에 의할 때는 진보한 기술인지 논쟁이 있을 정도로 간단한 방식이지만, 출원시점에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본인계좌 인증방식의 틀을 바꾼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인위적으로 소액의 송금액을 보내면서 송금자 정보에 인증정보를 담아 보냄으로써, 계좌번호의 정당성과 계좌 소유주의 정당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놀라운 방식이다. 이 같은 간편인증 방식은 대부분의 후발 간편송금 업체가 따라할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이로 인해 필자를 포함한 수많은 사용자들을 고통스럽게 했던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변리사인 필자의 입장에서는 토스의 간편인증 방식에 대한 라이센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두업체인 토스 측이 개발한 간편인증 방식에 무임승차하는 후발 간편송금 업체들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을 갖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토스의 금융 혁신으로의 확장 – 오픈뱅킹
토스의 사업영역이 금융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토스의 기술 혁신도 간편송금에 국한되지 않고 확대 되어왔다. 2017년 8월 31일자로 출원해서 2020년 6월 18일에 등록된 제10-2126211호와 이의 분할특허인 제10-2230418호는 오픈뱅킹이 전면적으로 도입되기 전에 토스 플랫폼 내에서 사용자가 이용 중인 다수의 금융기관의 정보를 한 번에 끌어다 보여주기 위한 스크래핑 기술에 관한 것이다. 이와 유사한 개념인 오픈뱅킹 기술이 2019년 10월 30일에 최초로 선을 보였으니, 토스는 이보다 2년 정도 앞서서 오픈뱅킹을 우회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완성시킨 셈이다.
배경기술을 살펴보면, 기존의 서버 중심의 스크래핑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어뷰징이나 사용자의 정보공개에 대한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토스 고유한 스크래핑 기술의 핵심요소는, ⅰ) 서버가 아니라 개개인의 유저가 이용하는 유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이 스크래핑을 수행한다는 점, ⅱ) 로그인에 필요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패스워드와 같은 인증정보를 새로운 인증정보로 변경할 수 있는 로그인 변경가능정보를 획득한다는 점, ⅲ) 스크래핑을 위한 로그인을 위해 유저의 인증정보를 유저가 직접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이 유저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유저를 대신하여 인증정보를 재설정하고, 변경된 인증정보를 이용해 로그인을 수행한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토스의 다음 혁신은?
토스는 요 근래에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등 다양한 사업확장을 통해 외연을 넓혀왔다.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투자 밸류에이션에 반영되어 기업가치가 10조에 육박할 정도로 거대한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반면에 토스의 사업 중심의 확장 속도만큼 토스가 그간 보여줬던 기술과 패러다임의 혁신이 계속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기존에 출원했던 특허를 분할하여 진행하는 분할특허를 제외하면 토스의 마지막 특허출원은 2017년 8월에 멈춰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사건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외부의 변리사로서 알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근래 3~4년 사이에는 어떠한 새로운 특허도 출원되지 않았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는데서 아쉬움이 있다.
그간 눈부신 금융 혁신을 보여줬던 토스를 애정하는 고객으로서, 머지 않아 후발업체들과는 또 다른 차원의 새로운 금융혁신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원문 : IP로 엿보는 유니콘 이야기 3 – 토스의 놀라운 혁신은 계속되고 있는가?
필자소개 : 유철현 BLT 변리사 : 유 변리사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직접 투자하는 ‘엑셀러레이터형’ BLT 특허법률사무소를 시작으로, IT와 BM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다양한 기술 기반 기업의 지식재산 및 사업 전략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심의위원과 한국엔젤투자협회 팁스(TIPs)프로그램 사업 심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