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돌봄 공백 채우는 3색 스타트업 서비스

(왼쪽부터) 장서정 자란다 대표,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 김보경 디프런트도어즈 대표

한 아이가 온전하게 성장하려면 부모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아이를 안심하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돼야 저출생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만 여전히 돌봄 공백은 해소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실질적인 돌봄 공백 해결을 위해 공동 육아에 발 벗고 나서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생율은 0.81명이며, 한국 인구는 현재 5,200만 명에서 2070년 3,80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저출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으로 여성 경력단절 우려, 장시간 근로 문화, 보육·육아 교육시설의 영향 등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교육부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초등학교 예비신입생 학부모의 73.34%가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아이를 맡길 데가 마땅치 않은 맞벌이·한부모 가정의 고충은 더욱 크다. 방과 후 교실과 돌봄 교실을 최대한 이용해도 오후 5시면 끝이고, 이마저도 추첨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돌봄 공백으로 인한 문제가 인구 감소 문제로까지 이어지자, 공공에서 해소되지 않는 공백을 채워주기 위한 키즈 스타트업이 잇따라 출범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육아 고충을 직접 겪은 대표를 필두로 제각기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이다.

자란다 장서정 대표는 엄마로 살며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만들기 위해 창업자로 나섰다. 2016년 창업한 유아동 교육·돌봄 매칭 플랫폼 ‘자란다’는 아이의 연령과 교육 목적에 적합한 선생님을 알고리즘으로 추천하고, 방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일 돌발 상황이 벌어지는 방과 후 돌봄 공백시간을 효과적으로 메우는 게 목표다. 4세부터 13세까지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자란다의 특징은 플랫폼에 등록된 선생님 대다수가 대학생으로 젊다는 점이다. 아이와 놀아주면서 동시에 숙제도 봐줄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자란다에 선생님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신원 인증, 아동학대 범죄 전력 조회, 성향 검사, 활동 오리엔테이션, 학력인증, 성범죄 전력 조회, 인터뷰, 자격인증 등 총 8가지의 엄격한 검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자란다는 이를 통해 선생님의 성향, 특기, 활동 데이터를 파악하고 아이 성향에 최대한 알맞은 선생님을 추천한다.

째깍악어도 워킹맘인 김희정 대표의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직장과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여성들을 보며 창업에 뛰어들었다. 아이돌봄 에듀테크 서비스 앱 ‘째깍악어’는 만 1세부터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놀이·학습 콘텐츠뿐 아니라, 아이 등하원을 책임지는 등 직장인 육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째깍악어는 추천 매칭 알고리즘 고도화, 메타버스 라이브수업 등 서비스를 확장해 ‘슈퍼육아앱’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2020년부터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직영 키즈카페인 ‘째깍섬’에서는 돌봄교사가 아이들과 놀아준다. 이용 시간 동안 부모는 자리를 떠 별도의 업무를 처리하거나 따로 쉴 수 있고,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부모의 동선에 맞게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아이들을 돌봐달라는 요구를 감안해 집 외에 공간에서도 돌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째깍섬은 잠실 롯데월드몰 입점을 시작으로 일산과 판교, 하담 등 수도권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서 컴퍼니빌딩 프로젝트를 나선 사례도 생겼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지난 4월 육아·돌봄 서비스와 같이 일상 속 해결이 어렵고 큰 문제를 혁신가들과 함께 창업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컴퍼니빌딩 1호 회사인 디프런트도어즈를 설립하고 공간 서비스인 ‘아워스팟’ 론칭을 준비 중이다.

아워스팟은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즐기며 방과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어린이 전용 공간이다. 돌봄과 교육이 모두 필요한 7~9세 어린이들을 위한 일종의 ‘아지트’다. 첫 번째 공간은 오는 12월 마포구 염리동에 연다.

아워스팟은 블루포인트 공개 모집으로 선발된 김보경 대표가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된 공간과 자주성·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아이와 부모 모두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린이 중심의 오프라인 공간과 부모를 위한 온라인 공간을 연결해 맞벌이 부부의 돌봄 고민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플래텀 기자 : 다양한 세계를 만나 소통하려고 합니다.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기 위해 고민 중입니다. / I want to learn about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and tell their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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