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국 비즈니스 트렌드&동향] 상장·신사업·브랜드 확장…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2025년 전략

중국 AI 기업 유니사운드, 홍콩 상장 성공…4번째 도전 끝 358억원 조달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유니사운드(Unisound, 云知声)가 홍콩증권거래소에 공식 상장했다.

이번 상장은 유니사운드의 네 번째 도전 끝에 이뤄진 결과다. 공모가는 205홍콩달러(약 3만5,698원)로 책정됐으며, 총 2억600만 홍콩달러(약 358억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2012년 설립된 유니사운드는 AI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출발해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스마트 헬스케어, AI 칩 설계, 대규모 언어모델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왔다.

기술 개발 측면에서는 2017년 Transformer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이후 BERT 기반 대형 언어모델 유니코어(UniCore)를 개발해 자사 플랫폼 윈즈브레인(云知大脑)을 구축했다. 2023년부터는 600억 파라미터 규모의 대모델 산하이(山海)를 발표하며 OpenAI 수준의 범용 문제 처리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AI 기업들이 겪고 있는 고비용 구조는 유니사운드도 예외가 아니었다.

회사의 2022-2024년 매출은 각각 6억100만 위안(약 1,146억원), 7억2,700만 위안(약 1,386억원), 9억3,900만 위안(약 1,79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고정비 증가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순손실이 3억7,500만 위안(약 715억원), 3억7,600만 위안(약 717억원), 4억5,400만 위안(약 865억원)에 달해 누적 손실만 약 12억 위안(약 2,288억원)에 이른다.

이에 유니사운드는 AI칩 판매 확대, 스마트라이프 사업 확장, 고부가가치 서비스 강화를 통해 수익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유니사운드의 전체 매출 중 약 80%는 스마트라이프 부문에서 발생한다. 이 부문은 가전, 차량, 스마트도시 등에 AI 기반 음성인식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AI칩 제품군으로는 음성 AI칩 위옌(雨燕), 펑냐오(蜂鸟), 차량용 쉐빠오(雪豹) 등이 있으며, AI칩 판매량은 2022년 1,280만 개에서 2024년 3,600만 개로 3년간 약 3배 성장했다.

미디어(Midea, 美的), 그리(Gree, 格力) 등 대형 가전 브랜드와 협력해 700개 이상 제품군에 AI 음성기술을 적용했다. 선전 지하철 20호선에는 음성 기반 발권 시스템을 적용해 발권 시간을 15초에서 1.5초로 단축, 일일 3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의료 AI 부문은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며, 2024년 기준 1억9,900만 위안(약 3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의료 AI 시장에서 2.1% 점유율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병력 음성 입력, 병력 품질 관리, 단일 질환 품질 관리, 보험 정산 관리 등이다. 2022년부터 매년 약 30%씩 성장 중이지만 상대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병원 내 디지털화가 일정 수준에 도달한 상태에서 유니사운드의 주요 상품은 모듈형 솔루션에 불과해 전체 병원 시스템 수주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고객수와 재구매율도 하락세다. 2023년 고객수 242곳, 재구매율 62%에서 2024년 고객수 232곳, 재구매율 53.3%로 떨어졌다.

유니사운드는 의료 AI 부문을 현상 유지 수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사업 반전의 중심축은 스마트라이프와 범용 인공지능(AGI) 부문에 두고 있다. AGI 기술과 음성칩, 차량 및 가전용 대규모 AI 응용이 집중 투자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유니사운드가 AI 음성 기술과 AGI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고정비 구조와 제한적인 수익성, 의료 시장의 정체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메이투안, ‘품질 전쟁’ 시동…외식 인프라 브랜드 ‘환슝식당’ 전국 확산

중국 최대 음식배달 플랫폼 메이투안(美团)이 외식업계의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메이투안은 기존 가격 중심의 외식 시장에서 품질 중심 경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알리며, 새로운 외식 인프라 브랜드 ‘환슝식당(浣熊食堂)’을 공개하고 전국적 확산 계획을 밝혔다.

메이투안에 따르면 환슝식당은 외식업계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신개념 외식 인프라’다.

이는 메이투안이 자체 투자·운영하는 집중형 외식 주방으로, 고도화된 클라우드키친(Cloud Kitchen) 개념이다. 입점 브랜드는 자체적으로 메뉴를 운영하지만, 주방과 식자재, 식품 안전, 운영 투명성 등은 메이투안이 책임진다.

핵심 가치는 ‘전 과정 투명화’와 ‘전 체인 추적 관리’다. 환슝식당은 미세환기, 오폐수 처리, 방재 설비 등 국가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주방을 시공해 ‘바로 입점’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

모든 입점 주방은 CCTV 실시간 공개를 의무화해 소비자가 앱을 통해 언제든 조리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식재료 구매 내역, 가공 과정, 위생 점검 기록, 조리 완료 이미지 등 다양한 데이터가 디지털화되어 소비자에게 공개된다.

현재까지 환슝식당은 베이징, 항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10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라오샹지(老乡鸡), 더커스(德克士), 취엔쥐더(全聚德), 윈하이야오(云海肴) 등 1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수십만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이투안은 앞으로 3년간 전국에 1,200개의 환슝식당을 추가로 개설하고, 1만 개 이상의 외식 브랜드가 품질 개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메이투안은 ‘식품안전지수’를 도입해 위생, 품질 수준이 높은 브랜드에 더 많은 플랫폼 노출과 인센티브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시범 입점 브랜드 허싱지(赫兴记)는 입점 후 월 주문 수가 수천 건 증가했고, 매출 10만 위안(약 1,907만원)을 돌파하며 순이익도 50% 이상 상승했다.

메이투안에 따르면 환슝식당 입점 브랜드의 평균 객단가는 18% 증가했으며, 사용자 불만 비율은 37% 감소했다.

환슝식당은 기존의 단순 공유주방과 달리 메이투안의 자체 플랫폼, 유통망,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공급망-운영 데이터’ 삼각 생태계의 집약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메이투안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여러 브랜드의 메뉴를 한 번에 주문할 수 있는 다중 브랜드 합주문 기능은 편리하지만, 각 브랜드의 조리 시간 차이로 인해 배송 지연 가능성이 있다.

특히 피크타임의 주문 동기화는 향후 확장 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고사양 주방 인프라, 전문 점장, 식품안전 관리자, IT 운영팀 등 고정비 부담도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 외식 산업은 현재 ‘질 중심 경쟁’의 전환점에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인터넷+오픈 키친(明厨亮灶)’ 확대를 명확히 지시하고 있으며, ‘무매장 전문 외식업체’의 규제와 품질 기준 강화를 정책적으로 추진 중이다.

소비자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아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1%가 음식 배달 시 조리 장소의 위생 상태를 확인하고 싶어 하며, 77%가 식자재의 신선도와 안전을 고려해 주문한다고 응답했다.

메이투안의 환슝식당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방향에 부합하는 모델로 향후 정책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다.

한편 경쟁업체들도 품질 경쟁에 나서고 있다. 어러머(饿了么)는 ‘우수 매장 등급제’를 확장했고, 징둥(京东)은 ‘품질 외식’ 컨셉을 전면에 내세우며 고품질 브랜드 위주로 라인업을 재편하고 있다.

팝마트, 주얼리 시장 진출…고급몰 명품 브랜드와 어깨 나란히

중국 아트토이 기업 팝마트(POP MART, 泡泡玛特)가 주얼리 시장에 진출했다.

팝마트는 자사 인기 IP인 라부부, 몰리, 스컬판다 등을 중심으로 한 주얼리 브랜드 ‘팝팝(POPOP)’을 론칭하고 베이징과 상하이의 고급 쇼핑몰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들 매장은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같은 명품 주얼리 브랜드들과 나란히 위치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팝팝의 주요 소재는 고급 보석이 아닌 S925 실버, 인조 진주, 큐빅 지르코니아로 구성되어 있다. 가격대는 319위안(약 6만842원)에서 2,699위안(약 51만원)으로 형성되어 있다.

매장 내 한 제품만이 순금과 천연 진주로 제작된 고가 제품으로 가격은 1만9,800위안(약 377만원)에 달한다. 이 제품은 이례적으로 IP 요소가 배제된 브랜드 순수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다.

팝팝의 대부분 제품은 라부부, 몰리, 스컬판다 등 팝마트의 인기 IP를 활용한 조형물 형태의 팬시 주얼리다.

팝팝은 론칭 직후 라부부의 인기에 힘입어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특히 ‘베이징 한정’, ‘상하이 한정’ 등 한정판 요소가 포함된 제품들은 중고거래 플랫폼 시엔위(闲鱼), 샤오홍수(小红书)에서 구매대행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한 구매대행업체는 개점 첫 주에만 하루 10건 이상 주문을 받았고, 1건에 25개 이상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제품의 품귀 현상은 일시적이었다. 재고 보충 후에는 수요가 급감했고, 실구매자들은 높은 가격, 평범한 소재, 기대 이하의 감성적 충족에 대해 구매 재고를 드러냈다.

팬들의 주요 불만은 IP 감성 전달력의 약화다. 팝마트의 인기 상품인 PVC나 소프트 비닐 피규어들은 생생한 표정과 표면 질감으로 IP 캐릭터와 감성적 연결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팝팝의 작은 펜던트 위 캐릭터 얼굴은 시각적으로 임팩트가 약화되어 팬심 유도에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반 팝마트 매장과 달리 팝팝 매장은 전통적인 주얼리 매장 스타일의 밀접 응대로 소비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다.

팝팝 구매자 중 다수는 20-30대 팬덤 여성보다는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주얼리를 즐기는 30-40대 고소득 여성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피규어는 집안 장식품으로 제한되지만 주얼리는 출근이나 외출 시 착용할 수 있다며 실용성에 기반한 구매 이유를 제시했다.

팝마트는 최근 수년간 주력 IP의 생명주기 한계에 직면하며 사업 다각화를 위해 애니메이션, 모바일 게임, 오프라인 테마파크, 홈굿즈, 향수, 스마트 기기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최근에는 소형 가전기기 부문 인재 채용 공고를 다수 내걸며 커피머신, 전기주전자, 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IP 기반 소비재 산업 확장을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팬덤 경제를 넘어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IP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플래텀 중국 연구소장 / 편견 없는 시각으로 중국의 정치·경제·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현지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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