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비자원, 10개 브랜드 품질비교 결과 발표
음향품질·노이즈캔슬링·통화품질서 제품간 격차 확인
최대 14.5배 가격차에도 성능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아
무선이어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제품별 성능 편차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핵심 기능인 외부소음 제거와 통화품질에서 브랜드별로 현저한 차이를 보여, 소비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7일 시중 유통 중인 무선이어폰 10개 제품에 대한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2년 이내 무선이어폰을 구입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선정됐으며, 보스, 삼성전자, 소니, 애플, JBL 등 고가형 5개 브랜드와 브리츠, 샤오미, 아이리버, LG전자, QCY 등 중저가형 5개 브랜드가 포함됐다.
조사 결과 원음을 왜곡 없이 재생하는 핵심 성능인 음향품질에서는 비교적 고른 결과가 나왔다. 주파수응답, 유효주파수, 총고조파왜곡률을 종합한 원음재생 성능에서 10개 제품 중 8개가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고가형 5개 제품 모두가 상위권에 랭크됐으며, 중저가형에서도 브리츠 AcousticANC7, LG전자 xboom Buds, QCY HT08 MeloBuds Pro 등 3개 제품이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가격이 저렴한 중저가형 제품들도 음향품질에서는 고가형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샤오미 Redmi Buds 6 Lite는 양호, 아이리버 IB-TWA9는 음의 왜곡이 상대적으로 커 보통 수준으로 평가됐다.
노이즈캔슬링 성능, 가격대별 격차 뚜렷
하지만 외부소음 제거(ANC) 성능에서는 가격대별 성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무선이어폰 장착 후 ANC 기능을 최대치로 설정했을 때 최소 14dB에서 최대 22dB 범위로 소음을 감소시켜 제품간 성능 격차가 상당했다.
고가형 5개 제품 모두가 18dB 이상의 뛰어난 소음 감소 효과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스 QC Ultra Earbuds와 소니 WF-1000XM5는 22dB에 가까운 최고 수준의 노이즈캔슬링 성능을 자랑했다. 반면 중저가형 제품들은 대부분 양호한 수준에 그쳤고, 아이리버 IB-TWA9는 보통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는 ANC 기능이 고급 기술과 정교한 튜닝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어서 가격대별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화품질에서는 환경에 따른 성능 차이가 두드러졌다. 조용한 환경에서는 삼성전자 Galaxy Buds3 Pro, 소니 WF-1000XM5, 애플 AirPods Pro 2세대 등 고가형 3개 제품과 함께 브리츠 AcousticANC7, 샤오미 Redmi Buds 6 Lite 등 중저가형 2개 제품도 우수한 통화품질을 보였다.
하지만 버스나 기차 등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성능 차이가 확연했다. 삼성전자 Galaxy Buds3 Pro와 애플 AirPods Pro 2세대 등 고가형 2개 제품과 LG전자 xboom Buds만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통화품질을 유지했다. 이는 고가형 제품들이 더 정교한 마이크 배치와 노이즈 억제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속 재생시간에서는 제품간 편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배터리를 완전 충전한 후 75dB 크기의 소리로 연속 재생한 결과, 4시간 50분부터 15시간 10분까지 최대 3.1배 차이를 보였다. 소니 WF-1000XM5가 15시간 10분으로 가장 긴 재생시간을 기록했으며, JBL TOUR PRO 3(11시간 40분), LG전자 xboom Buds(11시간 10분)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아이리버 IB-TWA9가 4시간 50분으로 가장 짧았다.
ANC 기능을 켠 상태에서는 전반적으로 재생시간이 줄어들었으나, JBL TOUR PRO 3가 9시간 10분으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흥미롭게도 보스 QC Ultra Earbuds는 ANC 기능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한 6시간 30분의 재생시간을 유지해 효율적인 전력 관리 기술을 보여줬다.

안전성 검사서 일부 제품 기준 초과
스마트폰 영상과 이어폰 음향 간의 지연시간도 제품별로 차이를 보였다. 일반 사용 조건에서 최소 0.19초에서 최대 0.38초 범위로 나타났다. 애플 AirPods Pro 2세대가 안드로이드에서 0.22초, iOS에서 0.19초로 가장 짧은 지연시간을 기록했다. 특히 iOS 환경에서는 애플 제품의 최적화 효과가 두드러졌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 Galaxy Buds3 Pro, JBL TOUR PRO 3, 브리츠 AcousticANC7, 아이리버 IB-TWA9, LG전자 xboom Buds, QCY HT08 MeloBuds Pro 등 6개 제품이 게임모드나 비디오모드 등 지연시간 특화 모드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모드 사용시 지연시간이 최대 74%(0.38초→0.10초) 단축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우려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최대음량 테스트에서 아이리버 IB-TWA9 제품이 유럽연합 안전기준(100dBA 이하)을 초과해 장시간 사용시 청력 손상 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는 관련 기준이 없어 유럽연합 기준을 적용했지만, 향후 국내에서도 무선이어폰의 최대음량에 대한 안전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전기 내성과 법정 표시사항은 모든 제품이 기준에 적합했다.
제품별 무게는 4.1g부터 7.1g까지 약 1.7배 차이를 보였다. 아이리버 IB-TWA9가 4.1g으로 가장 가벼웠고, 보스 QC Ultra Earbuds가 7.1g으로 가장 무거웠다. 부가기능에서는 고가형과 중저가형의 차이가 뚜렷했다. 고가형 제품들은 전용앱, 적응형 ANC, 공간음향, 무선충전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반면, 중저가형은 기본적인 기능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JBL TOUR PRO 3는 충전 케이스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해 케이스만으로 다양한 제어가 가능한 혁신적 기능을 선보였다. 또한 AUX, USB-C 타입의 유선 연결 기능도 제공해 활용도를 높였다. 삼성전자 Galaxy Buds3 Pro와 애플 AirPods Pro 2세대는 보청기 기능과 유사한 청각보조 기능을 탑재해 난청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가격 면에서는 샤오미 Redmi Buds 6 Lite(24,800원)부터 JBL TOUR PRO 3(359,000원)까지 최대 14.5배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가격이 반드시 성능과 비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브리츠 AcousticANC7(69,900원)은 음향품질에서 30만원대 고가형 제품들과 동등한 성능을 보였고, LG전자 xboom Buds(149,000원)는 배터리 수명에서 상위권 성능을 기록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무선이어폰의 핵심 품질인 원음재생 성능은 대부분 우수하지만, 외부소음 제거, 통화품질, 배터리 수명 등에서 제품간 차이가 크다”며 “소비자의 주 사용 목적에 따라 가격, 성능, 부가기능을 종합적으로 비교한 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무선이어폰 사용시 안전 수칙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청력 보호를 위해 최대볼륨의 60% 이하로 사용하고 하루 사용시간을 60분 내외로 제한할 것을 권했다. 또한 도로 보행이나 자전거 주행시에는 과도한 외부소음 차단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ANC 기능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