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트가 매출을 바꾼다” 브랜드 및 제품 정체성을 담은 폰트를 개발해야하는 이유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효과적인 마케팅 및 브랜드 정체성 통일을 위해 브랜드 전용 폰트 및 로고를 널리 사용해왔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많은 기업이 브랜딩 및 전용 폰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카페나 레스토랑 등 소상공인들까지 전용 폰트 개발 의뢰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디자인 콘테스트 개최 플랫폼 ‘라우드소싱’에 따르면 기업의 로고 및 폰트 등을 포함한 브랜드 패키지 개발을 위한 콘텐스트 개최 수가 가장 많을만큼 로고/폰트 개발에 대한 수요가 컸다. 이는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시킬 수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폰트’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전용 서체 활용도 분석과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 상관관계 연구’에서 조사한 결과, 브랜드 전용 폰트에 대한 노출 빈도수가 높고, 활용도가 높을수록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지한다는 상관관계가 입증되었다. 즉, 소비자는 전용 폰트만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인지하고, 그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의 로고와 전용 폰트는 ‘하나의 일관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브랜딩의 일환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브랜드 전용 폰트의 중요성은 매출에서도 나타난다. 로고의 폰트가 매출의 자릿수를 바꾼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폰트도 종류마다 보는 사람에게 주는 이미지가 다르다. 예를 들어 보통의 브랜드에 궁서체를 적용한다고 가정해본다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궁서체가 로고에 어울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서체의 어원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과거 왕정시대에 궁궐에서는 붓을 이용해서 글자를 썼기 때문에 자음, 모음 끝에 삐침이 있었다. 이 형태를 궁중 서체라 하고 줄임말로 ‘궁서체’로 명명했는데, 이후 글자를 찍어내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궁서체의 삐침 부분이 대량 인쇄에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서체를 변경하게 되었다. 이 때 인쇄용으로 적합한 고딕체가 출연했다. 인쇄물과 앱/웹 환경에 익숙해져 고딕체를 주로 사용했고, 그에 반해 궁서체는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이미지가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창업을 할 때 대부분 트렌디한, 새로운, 신선한 이미지를 지향하기 때문에 전통적이고 오래된 이미지를 주는 궁서체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면 어떤 폰트를 써야 기업의의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폰트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브랜드가 전달하고 싶은 이미지가 다르면, 소비자는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메인 키워드가 ‘자연’, ‘편안함’, ‘고요’, ‘우드’인데 로고 디자인의 폰트가 귀엽고 동글동글하다면, 소비자는 이 브랜드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헷갈리게 된다. 폰트의 심미성 때문에 형태에 따라 연상되는 이미지가 다른 것인데, 폰트 선택을 잘못한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옆에 있는 경쟁사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폰트에 따른 이미지가 가장 도드라지는 ‘식품’ 브랜드로 폰트와 맛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아래 이미지는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찰스 스펜스가 실험한 사례이다. 찰스 교수는 101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eat me’라는 똑같은 단어를 12종류의 폰트로 쓰고, 어떤 맛이 날 것 같은지 연상해 보도록 했다. 실험 결과 둥근 폰트는 달콤한 맛을, 각진 폰트는 쓴맛, 신맛을 떠올리는 경향을 나타냈다. 라우드소싱에서 제작된 달달한 디저트 카페 로고 디자인 사례만 봐도 실제로 이런 경향성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운 음식을 주메뉴로 하는 브랜드는 두껍고 끝이 날렵한 폰트가 매운맛의 이미지를 준다. 아래 두 제품의 사례처럼 자극적이고 강렬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글자에 테두리를 사용하거나 붓글씨로 쓴 것 같은 효과를 주기도 한다.
한편,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소에 따르면 와인처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는 가독성이 낮은 폰트를 사용한 제품이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 라벨에 필기체처럼 흘려쓴 네이밍을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보통 가독성이 높은 로고 및 폰트가 소비자들이 인지하기 좋기 때문에 구매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와인의 사례처럼 로고나 폰트는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의 특성에 따라 심사숙고하여 결정해야한다. 폰트 하나로 소비자의 뇌가 다르게 반응하고, 이 반응에 따라 상품의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글: 라우드소싱 김승환 대표 / 라우드소싱은 국내 20만 명의 디자이너/크리에이터 전문가 회원수 및 등록 디자인 작품 수는 120만 건 이상을 보유한 국내 최대 통합 크리에이티브 플랫폼입니다. 크라우드소싱, 직접 의뢰의 방식으로 디자인 및 아이디어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집단 창의성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