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 도입 시 감당 가능한 연봉 삭감률은 ‘5% 미만’
전 세계적으로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가운데, 국내 직장인들이 주 4일제 도입을 위해 감수할 수 있는 연봉 삭감 수준은 얼마일까. 또한 이들은 일주일에 몇 시간을 일하고 있으며, 휴가는 얼마나 쓰고 있을까.
HR테크 기업 원티드랩이 발표한 HR 트렌드 리포트 <리포트 일: 워킹타임(Working Time)편>에 따르면, 응답자의 54.2%가 일주일에 ‘35시간 이상~45시간 미만’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5일 근무제를 기준으로 하루에 7시간 이상~9시간 미만 일하는 셈이며, 평균 하루 1시간 미만의 야근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 45시간 이상 일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40.8%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45시간 이상~55시간 미만(28.4%), 55시간 이상~65시간 미만(7.7%), 65시간 이상(4.7%) 순이었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허용할 수 있는 야근시간은 최대 몇 시간일까. 응답자 10명 중 8명(84.2%)이 최대 2시간 미만을 택했다. 1시간 미만(35%), 1시간 이상~2시간 미만(33.9%), 1분도 용납할 수 없음(15.3%), 2시간 이상~3시간 미만(8.9%), 3시간 이상(6.9%) 순이었다. 평균 근무시간이 8시간임을 고려할 때, 불가피하게 야근하더라도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는 견디기 어려운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응답자의 64.5%는 휴가를 자유롭게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새 IT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셀프 결재’, ‘휴가 신고제’ 등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이런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답한 응답자(19.1%)는 그 이유로 내 업무를 대신할 사람이 없거나(36.4%), 업무가 바빠 휴가를 쓸 시간이 없어서(35%)를 지목했다. 상사의 눈치가 보여 휴가를 쓰지 못하는 응답자는 12.1%에 불과했다.
소진하는 연간 평균 휴가 일수는 10일 이상~15일 미만(48.4%), 10일 미만(25.7%), 15일 이상~20일 미만(22.5%)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법정 연차휴가가 최소 15일이고 3년 이상 근무 시 2년마다 연차가 1일씩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주어진 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펜데믹 기간 동안 여러 기업에서 유연근무제를 활발하게 도입했으나, 엔데믹을 기점으로 대부분이 기존 근무제도로 회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제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의 응답자(57.1%)가 관련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제도는 있지만 실제로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17.3%로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42.9%는 ‘관련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최근 주 4일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짐에 따라, 관련 조사도 시행했다. 먼저 ‘연봉 감소를 감안하고도 주 4일제를 선호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이 51.4%를 차지했다. 이어 최대 얼마만큼의 연봉 삭감을 감당할 수 있는지 질문한 결과, 응답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연봉 삭감률 최대 폭은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5% 미만(73.4%), 5% 이상~10% 미만(21.5%), 10% 이상~15% 미만(3.2%), 15% 이상(1.9%) 순서였다.
한편 이번 리포트는 지난 5월부터 한 달간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총 응답자는 1700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