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오스트리아 스타트업이 한국에 온 이유
오스트리아 스타트업과 한국 창업 생태계의 접점을 마련하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에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온 오스트리아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나이트(Austrian Startup Nite)’ 행사가 19일 저녁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렸다. 주한오스트리아대사관 무역대표부(Advantage Austria Seoul)와 오스트리아 인큐베이터 네트워크(Global Incubator Network, 이하 GIN)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5개 스타트업이 무대에 올랐다.
오스트리아는 정부 산하 플래그십 프로그램 운영기관인 GIN은 스타트업, 투자자, 인큐베이터를 잇는 원스탑 서비스를 글로벌과 연계해 제공하고 있다. 2016년 아시아를 타깃으로 하는 ‘고아시아(go Asia)’를 시작했으며, 2018년부터 한국 시장에 진출을 꿈꾸는 오스트리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고 서울(go Seoul)’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GIN은 국내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해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실제로 고 오스트리아(Go Austria)’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국내 스타트업이 유럽 시장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IR에 참여한 5개 기업은 ‘아포크랫(Apocrat)‘, ‘시티리들러(CityRiddler)’, ‘스노프리(SnoreFree)’, ‘비프(VIFFFF)’ ‘시온(Shion)’이다.
“한국에서 기회를 찾는다!”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3사 인터뷰
각자 서비스 소개를 해달라.
타냐 지가르트(Tanja Zigart) 시티 리들러 대표 : ‘시티 리들러’라는 명칭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렉티브 한 방식으로 맞춤형 시티 투어를 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다. 스토리가 담긴 숨겨진 수수께끼를 풀면서 도시 곳곳을 찾아다니는 방식인데, 개인 관심사에 따라 전에 없던 탐험을 할 수 있다.
지기스문트 갱어(Sigismund Gaenger) 스노프리 대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개선하는 앱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강 근육 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식이다. 통계를 보면 몇 주간의 훈련으로 이용자 80%가 효과를 보고 있다. 잠의 질이 좋아지면, 삶의 질이 올라갈 뿐만 아니라 하루를 훨씬 역동적으로 보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과거 하루에 10시간 이상 잤고, 매일 5잔 정도의 커피를 마셔야 잠에서 깼는데, 지금은 훈련을 통해 6-7시간 정도의 수면으로도 상쾌하게 시작하고 있다.
마라 가이치(Mara Gajic) 시온 COO :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처럼 작동하는 액티브 어쿠스틱 에코시스템(Active Acoustic Systems) 기술과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 제품은 실내 모든 오디오 시스템과 페어링 할 수 있고, 내부 및 외부 소음을 제거하여 최상의 음질을 제공한다. 모든 실내 공간을 오페라 하우스처럼 만들어 준다고 보면 된다.
GIN의 ‘고 서울’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한국에 왔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
타냐 지가르트 : 도시 스토리가 풍부한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다. 또한 한국에서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유럽으로 가는 관광객들에게 우리 서비스가 소구되는 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함께 사업을 논의할 파트너를 탐색하고 있다. 아울러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어 서울의 숨은 명소를 소개해줄 사람도 찾고 있다.
지그문트 갱어 : 투자자를 찾고 있다. B2B 기업과 오스트리아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진 VC라면 더 좋다. 오늘 한국 유명 헬스케어 기업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눴고, 우리 솔루션을 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인상을 받았다.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마라 가이치 :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이 좋은 출발점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은 스마트 디바이스를 잘 받아들이고 기술 적응속도가 빠르다고 알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많고 많은 시장 중에 왜 한국 시장인가? 구체적으로 기대하는 건 뭔가?
타냐 지가르트 : 한국, 특히 서울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기에 서비스를 테스트하기에 용이하다. 아시아권에서 우리 서비스가 어떻게 받아지는지 첫인상을 알아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은 B2C 고객 시장이 풍부하고, 스마트폰과 앱을 많이 사용하는 문화이기에 우리 서비스의 유용성을 살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기존 서비스가 한국에서도 잘 적용되어 작동하는지, 아니라면 어떠한 부분을 변경해야 하는지, 한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인지를 살펴보려 한다.
지그문트 갱어 :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타깃 시장이다. 전 세계에 코골이 인구만 20억 명에 달한다. 다만 유럽과 아시아는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에 현지화가 중요하다. 이번 기회에 인맥을 쌓고, 협업을 할 기업을 찾아보려 한다.
마라 가이치 : 한국은 스마트 디바이스나 IoT를 많이 사용한다. 실제로 유럽에서 사용하고 있는 많은 IoT 디바이스가 한국에서 생산된 것들이다. 그래서 IoT의 근원지인 한국에서 뭔가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시도해보고 싶다. 한국 기업, 아티스트들과 시그니처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우리가 가진 기술의 힘을 증명하고 싶다. 시온이 보유한 시스템을 통하면 공간 분위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협업점을 찾고 싶다.
“한국과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생태계 교류, 큰 의미있다!” 헨리 램바허 GIN 프로젝트 매니저 인터뷰
GIN에서 진행하는 ‘고 서울’이 한국향 프로그램이라면, ‘고 오스트리아’는 유럽향 프로그램이다. 소개해 준다면?
‘고 오스트리아’는 오스트리아 시장에 관심 있는 해외기업, 특히 아시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는 시장개척 프로그램이자 액셀러레이팅 과정이다. 오스트리아에서 가능성과 기회를 발견하고자 하는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그룹과 개별 프로그램으로 구분되는데, 그룹 프로그램은 시장 탐색, 파트너 발굴, 법적 규제 등 현지 생태계를 파악하고, 여러 전문가들과 멘토링을 통해 현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개별 프로그램은 지원자가 원하는 분야에 맞춰 자유롭게 진행된다.
파일럿 단계이긴 하지만 오스트리아에 법인을 세울 때 지원하는 ‘고 오스트리아 플러스(Go Austria plus)’와 같은 프로그램도 추진되고 있다. 창업 비용의 50%, 최대 20,000유로(약 2800만 원)까지 책정된다.
왜 한국 스타트업들이 오스트리아로 진출해야 할까. 오스트리아 시장의 매력은 무엇인가.
오스트리아는 모든 유럽 국가와 비행기로 2시간 내 이동이 가능한 지리적 이점이 있다. 또한 유럽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마켓이기도 하다. 유럽시장은 작은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성공을 한다면 주위 유럽 국가로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 스타트업은 오스트리아 시장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 양국은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기간이 비슷하고, 특히 정부의 창업 자금 지원이 활발하다. 한국에서 국가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해 본 스타트업이라면 오스트리아에서도 관련 접근이 여타 국가 기업에 비해 손쉬울 거다.
‘고 아시아’나 ‘고 서울’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오스트리아 스타트업들에게 한국시장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시장의 어떤 점이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읽히고 있나.
한국 시장은 매우 혁신적이고, 활기차며, 빠른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선 단기간에 비즈니스적으로 배울 것이 많다고 본다. 반대로 오스트리아 스타트업의 혁신성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할 것도 많다고 본다. 그래서 오스트리아 스타트업과 한국을 실질적으로 이어주는 교류는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