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45] ‘건강한 원칙을 가진 브랜드를 만들겠다’ 리얼씨리얼 김정관 대표
최근 모르는 분으로부터 한 메시지를 받았다. 본인이 만났던 인상적인 벤처인을 인터뷰이로 추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분은 원래 SCG라는 사회적 기업 컨설팅 회사의 창립멤버이시기도 하고 여러 비영리단체에서 업무를 진행하셨던 분이고 외국계회사의 브랜드 담당으로도 커리어를 쌓을 기회가 있으셨던 분인데요.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당당히 1인 벤처에, 그것도 ‘사람들의 건강함을 추구하는 벤처’에 도전하신 분이기에 꼭 한번 추천을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분은 당장의 매출보다는 제품력과 브랜드 신뢰도 그리고 소비자와 모바일로 소통할 수 있는 적절한 창구를 만들어나가는 것에 더 집중하고 계시고 굉장히 장기적인 비전으로 움직이고 계시더라구요. 단순히 유통인이 아닌 벤처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분의 생각과 신념을 좀 더 여러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기도 하고 이분도 스스로 좀 더 확신과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도와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티켓몬스터 유한익 경영전략실 실장의 추천 메시지 중 일부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을 인터뷰이로 추천한 아름다운(?) 첫 사례이기도 하고, 대체 어떤 분이기에 모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직접 추천 메시지까지 보낼까 하는 궁금증에 리얼씨리얼 김정관 대표를 만났다.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에너지바 ‘리얼바’를 만들고 있는 리얼씨리얼 대표 김정관입니다. 리얼씨리얼은 현대인들에게 편리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소셜벤처인데요. 이러한 일을 하게 된 데에는 운동을 하루에 3시간 하고 ‘패스트푸드 덕후’였던 제 개인의 스토리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이를 배경으로 만들게 된 리얼바는 저나트륨, 고단백질, 무합성첨가물을 기조로 만들어 지난 5월 말에 론칭했어요.
‘패스트푸드 덕후’의 생활은 어떤 건가요? (웃음)
하루 세끼를 모두 인스턴트로 2-3년 정도 먹은 것 같아요. 더 길 수도 있고요. 할 일이 많으니까 빨리 먹을 수 있는 걸 선택했던 거죠. 일반 도시락집에서 사 먹거나 편의점에서 사 먹거나 했는데요. 그래도 나름 가린다고 편의점에서 샐러드를 사 먹기도 했어요. (웃음) 그런데 편의점 샐러드가 신선하지가 않거든요. 다 가공 과정을 거치니까요. 전혀 의미가 없었어요. 당시만 해도 먹는 거엔 신경 쓰지 않고 운동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거죠. 더구나 운동을 또 극단적으로 했었어요. 새벽에 세 시간 운동하고 그랬으니까요. (웃음) 전혀 건강하지 않은 생활을 했던 거죠.
그러다 건강에 문제가 생겼고요?
네, 몇 년을 그렇게 하니까 확실히 몸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식습관을 바꾸고 나니 다시금 건강해졌고요. 그런데 저 같은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조금이라도 건강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리얼바’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해주세요.
리얼바는 크리스피오트밀, 아몬드, 건조크랜베리 등을 사용해 만들어요. 편리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게 하자는 컨셉입니다. 때문에 건조크랜베리에 들어가는 약간의 설탕을 제외하고 제조 과정에서는 설탕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어요. 올리고당으로 대체했죠. 일반 에너지바가 대부분이 초콜릿 넣어서 단맛을 내고 무게감을 준 것과 다른 점이에요. 더불어 원료를 분쇄하지 않고 통째로 사용하고 있고요. 유통기한은 한 달이며 자체 채널을 통해 예약주문으로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자체 채널만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업성을 가지려면 어느 정도의 볼륨이 있어야 하는 게 맞지만, 자체 채널 외 유통채널로 들어가게 되면 수수료가 높아서 원료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어요. 건강한 먹거리가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고요.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유통 채널은 돈이 잘 안 돌거든요. 익월 결제로 진행하다 보니까 어떨 때는 결제가 두 달 간격으로 돼요. 돈이 잘 돌지 않으면 스타트업은 어느 순간 막히기 시작하고요.
자체 채널을 통해 직접 B2C를 하면 고객들에게 하나라도 더 줄 수 있고 조금 더 케어할 수 있어요. 고객과 직접 관계를 맺는 거니까요. 일례로 저희 제품을 구매하신 분이 교통사고가 났단 걸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됐어요. 조금이라도 힘내시라고 그 분께 그냥 제품을 보내드렸고요. 사업을 처음 하게 된 취지와 소비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일을 일관되게 하고 싶어요. 건강하게요.
현재 자체 채널을 통한 예약판매가 5차까지 진행됐다고 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제가 고무적으로 보는 부분은 재구매율이 높다는 거예요. 리얼바는 한 세트 당 38000원인데, 10만 원 이상 구매하시는 분도 있어요. 재구매를 하시는 분들 중에는 1차부터 5차까지 계속 주문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또 하나 의미를 두는 부분은 선물용으로 많이 쓰인다는 건데요. 선물은 아무에게나, 아무거나 하지 않는 거잖아요. 볼륨 상 크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이런 신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확장했을 때 이대로만 간다면 쭉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요. 특히 영업 파트너에게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정말 유의미한 신호라고 봐요.
리얼시리얼을 창업하기 전 다양한 경험이 있으셨다고요?
네. 제가 직장을 선택함에 있어 계획했던 게 있었는데요. 정부와 비정부, 영리와 비영리 영역 모두를 경험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이유가 있었나요?
자연스러운 과정이긴 했어요. 고향이 지방인데, 어머니가 나눠주는 걸 무척 좋아하셨거든요. 시골에서 그냥 길 가는 분들한테 막 나눠주시고 그랬어요. 저도 나눠주는 게 일상이었고요. 그런데 도시로 왔더니 그런 문화가 적더라고요. 실제로 영리 기업에 있을 때 숫자로만 일을 하는 게 저는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고요. 그냥 저는 돈을 벌더라고 사회와 함께 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학 때부터 나눌 수 있는 활동들을 계속 해왔고 사회적 기업을 많이 만나다보니 자연스레 체득이 된 것 같아요.
리얼씨리얼은 대표님의 경험에서 시작된 사업인 듯 합니다. 구체적으로 시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셨나요?
말씀하신 대로 시작은 제 경험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저와 같은 사람들이 분명 많을 거라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가는 과정을 거쳤어요. 더불어 해외의 스포츠 식품 마켓 트렌드를 참고하였습니다. 2013년 미국 소비자 조사 기관 자료에 따르면, 리얼바와 같은 식품류의 주요 소비층이 여성들이고 이들의 운동 형태가 요가, 러닝 등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에 있더라고요. 2013년 약 26억불로 전년 대비 14% 성장했고 앞으로의 성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언급하고 있었어요.
사업을 풀어나감에 있어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초기 모객을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온라인으로만 판매를 하고 있고 예약주문 100%로 진행하다 보니 사전에 고객들이 상품을 경험하지 못한 채 구매를 해야 했거든요.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고민했고 직접 고객과 오프라인에서 접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품 론칭 전부터 ‘리얼바가 간다’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하고 있고요. 이게 제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세웠던 가설을 검증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어요.
‘리얼바가 간다’는 리얼씨리얼의 스토리에 대해 전하며 리얼바 시식을 통해 고객반응을 살피는 거예요. 이를 통해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떠나 구체적인 피드백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고 이러한 부분을 제품 개발에 참고했습니다. 또한 이 분들이 리얼바의 초기 고객이 되어 주어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됐어요. 일주일에 1회 이상 진행하고 있는데 7월까지 330여 명을 직접 만났어요. 탐스슈즈, 아름다운재단, 위즈돔, 티몬, 윤중중학교 등의 기업에나 단체에 주로 가고 있고요.
고객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1:1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느낌입니다. 커뮤니케이션 및 브랜딩에 대한 전략은 어떻게 세우고 계신지요?
브랜드와 관련 리얼씨리얼을 온라인 식품 브랜드 중 ‘Top of mind’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러한 강력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가 명확해야 하겠죠. 또한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 있어 관련된 정보처리와 해석이 최대한 쉽고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리얼씨리얼은 브랜드의 품질(Perceived Quality) 과 로열티(Brand Loyalty) 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리얼씨리얼의 모든 활동은 이 요소를 최우선적으로 만족시키기 위해 진행되고요. 커뮤니케이션 역시 그런 관점이에요.
리얼씨리얼의 커뮤니케이션은 고객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드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먹거리에 대한 평가는 정형화 될 수 없거든요. 그렇다면 그에 따른 고객 피드백도 미묘하게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다른 맛을 느끼는 건 ‘섭취 전에 당도가 높은 음식을 먹었는가, 평소에 음식을 싱겁게 먹는가, 다이어트 중인가’ 등등 다양한 이유가 결합돼 그 음식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내리게 돼요. 따라서 최대한 고객과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처한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솔루션을 제공하자는 마음이에요.
앞으로 리얼씨리얼의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리얼씨리얼은 리얼바를 포함해 ‘에너지식품 전문회사’로서 편리하고 건강한 온라인 먹거리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에너지는 가공된 음식에서 오는 게 아니라 건강한 재료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건강한 원칙을 가진 사람이 만드는 회사라는 걸 지켜나갈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식품 업계에서 ‘파타고니아’와 같은 브랜드로 키워 나가고 싶어요. 이 과정을 통해 저와 같이 바쁜 생활 속에 건강을 잃었던 경험이 있거나 그러한 상황에 놓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마지막으로 리얼씨리얼에 대해서 꼭 알아줬으면 하는 점이 있나요?
저희 슬로건이 ‘당신에게 힘을 주는 리얼바’예요. 팍팍한 이 세상에서 건강하고 맛있는 리얼바로 언제나 힘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