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주택 가격 상승과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코리빙(Co-Living) 시장이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알스퀘어의 RA(알스퀘어 애널리틱스)가 26일 발표한 ‘2025 서울시 코리빙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 코리빙 시장은 2025년 2월 기준 7,371세대를 기록하며 9년 만에 4.7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1인 가구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전체 378만 가구 중 29.5%를 차지하던 1인 가구는 2023년 414만 가구 중 39.3%인 162만 가구로 증가했다. 향후 30년(2022-2052년) 동안 매년 평균 7.4만의 1인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2042-2052년 간 전체 가구 수는 감소할 전망임에도 1인 가구의 비율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리빙은 임차인이나 임대인이 원하는 사업자 등록을 하여 사람에게 공급하는 임대주택을 지칭한다. 공공임대주택과 민간임대주택으로 구분되며, 그 중 민간임대주택은 공공지원 임대주택과 일반 민간임대주택으로 나뉜다. 코리빙 하우스는 주로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의 한 세대를 리모델링한 형태로, 한 공간에 여러 명이 거주하며 거실과 주방 등은 공용 공간으로 사용하고 침실을 전용 공간으로 사용한다.
코리빙의 모태인 ‘코하우징(Co-Housing)’은 1970년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초기에는 시니어 1인 가구의 개인 생활과 공동체 생활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형태의 주거단지를 지칭했다. 국내에서는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코리빙 하우스 산업이 시작됐으며, KT 에스테이트, SK D&D 등 대기업이 코리빙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서울의 코리빙 시장은 직장인, 대학생, 유학생 등 다양한 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의 전용 공간은 대부분 5-9평 규모의 스튜디오 타입의 원룸 형태로 제공되며, 주방, 런드리 등이 갖춰진 풀 퍼니시드(Fully Furnished) 방식으로 구성된다. 2024년 서울 코리빙 시장에서는 MGRV(전 현대해상 계열), DDPS(SK D&D 계열), 홈즈컴퍼니, SLP(신영 계열), KT에스테이트(KT 계열) 등이 오퍼레이터로 활발히 활동 중이며, 특히 에피소드 신촌 369, 홍제 241 등의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임대 수요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22% 증가했으며, 특히 2024년 임대차 계약은 전년 대비 29% 급증했다. 2024년 서울 코리빙 시장의 평균 임대 계약기간은 11.1개월로 나타났다. 오퍼레이터별로는 ‘카펜터윈’이 5.89만원/㎡으로 최고가를 보인 반면, KT에스테이트의 ‘리마크빌’은 2.95만원/㎡으로 가장 저렴한 임대료를 제시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국내외 대형 기업들의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국내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 중인 가운데, 글로벌 오퍼레이터 위브리빙(Weave Living)은 이미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며, 코브(Cove)도 아너스자산운용과 협력해 올해 상반기 서울 두 곳에 개점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높은 성장세 이면에는 도전 과제도 존재한다. 서울시 코리빙의 중위 임대료는 90만원으로, 전용면적당 임대료는 오피스텔보다 최대 2.6배 비싼 수준이다. 알스퀘어 리서치센터는 주요 과제로 “△오피스텔 대비 높은 임대료 △좁은 전용면적 △공용공간 사용의 불편함”을 꼽았다. 투자 측면에서도 △주택 분양 대비 낮은 수익률 △임대료 상승 제한 △높은 운영·마케팅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코리빙 업체들의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2024년 5월 미국 최대 코리빙 업체 커먼(Common)이 파산했으며, 영국의 더 콜렉티브(The Collective)도 2021년 9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는 코리빙이 비교적 성숙한 시장에서도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규정 선임연구원은 “1인 가구 증가와 높은 PIR(주택가격소득비율)로 인해 서울 주택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특히 업무지구 배후와 대학가에서 코리빙 수요가 늘고 있다”라며, “기업들이 커뮤니티 시설 강화, 반려동물 친화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코리빙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세대의 직업이 확장되는 2030세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다양한 커뮤니티가 발달하며, 한 건물에서 개인 공간과 공유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레이어드 홈’이라는 개념의 코리빙 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할 수 있는 ‘펫 프렌들리’ 코리빙 하우스가 증가하는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특화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도 코리빙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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