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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금융의 미래, AI와 고객 중심 사고의 결합에 있다”

태국 방콕에서 열린 글로벌 핀테크 컨퍼런스 ‘머니 2020 아시아’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연사로 나서 <디지털 은행의 성장 전략과 AI 혁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태국 방콕 퀸시리킷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이 행사는 금융과 IT 업계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 핀테크 행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핀테크 업계의 CES,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이 행사에서 윤 대표는 개막일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이 금융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AI에 최적화된 UI·UX와 데이터를 갖추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금융업은 AI 기술만으로 혁신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했다.

윤 대표는 “앞으로 펼쳐질 AI 시대에는 산업의 생태계가 AI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금융기업만의 고유한 데이터와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적 사고’까지 갖춘 금융사만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카카오뱅크가 인공지능 기반의 UI·UX 변화에 ‘올인’하고 있다며 <AI Native Bank>로서 AI 금융 표준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싱가포르, 홍콩, 시드니 등의 금융 중심지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신흥 강국까지 85개 국가에서 4천 명 이상의 핀테크·디지털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사흘간 세계 각국에서 온 금융 분야 선구자 280여 명이 뱅킹, 결제, 인슈어테크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펼쳤으며, 여러 아시아 국가의 금융당국 관계자들도 연사로 나서 각국의 금융정책과 규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했다.

이러한 국제적 무대에서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 사례와 전략을 공유했다. 2017년 서비스 개시 후 단 5일 만에 고객 수 100만 명에 도달했으며, 2년 만에 1천만 명을 넘어 현재는 대한민국 인구 2명 중 1명 이상이 사용하는 은행으로 성장한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1,800만 MAU의 압도적인 고객 트래픽과 모임통장 등 시그니처 수신 상품을 카카오뱅크의 주요 경쟁력으로 꼽았다.

카카오뱅크의 성공 요인으로는 차별화된 수신 상품과 오픈뱅킹 기반의 편리한 이체 경험, 다양한 금융·생활 서비스를 통한 고객 유입 및 트래픽 강화를 제시했다. 특히 100여 개 제휴사의 금융 상품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배경에는 ‘고객 중심적 사고’가 있음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 배경에는 기술을 통해 편리함을 극대화하고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한다는 고객 중심적 사고가 있었다”며, 이를 확장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카카오뱅크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비금융 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모형(CSS)인 ‘카카오뱅크 스코어’와 이를 통한 포용금융 혁신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카카오뱅크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여 현재 3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금융 컨설팅 계약을 체결해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가 담긴 신규 상품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협력하여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 획득을 위해 지난해 9월 태국 중앙은행에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인가 획득 시, 그동안 국내 금융사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태국 시장에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금융 노하우를 성공적으로 이식해 현지 금융 기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표는 “은행이 아닌 고객이 선택권과 주도권을 갖는 디지털 전환에 부합하는 소비자 중심의 플랫폼으로 거듭나 은행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금융의 본질적 변화를 추구하는 카카오뱅크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국제 행사에서 윤호영 대표의 기조연설은 한국 금융의 혁신 사례와 미래 비전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카카오뱅크의 글로벌 진출 확대에 따른 ‘K-금융 세계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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