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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의 가치’ 레트로 창업자가 말하는 살아남는 제품의 조건

지난 8일 열린 네이선 샤프 초청 강연회 현장 (c)하이아웃풋클럽

요즘 인터넷에는 수많은 앱이 출시되고 사라진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앱들은 그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제품들이다. 그렇다면 ‘결국 이기는 제품’을 만드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지난 8일 네이선 샤프의 강연장을 찾았다.

연사 네이선 샤프는 메타의 제품 디렉터이자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초기 PM으로, 현재는 ‘가장 인간적인 소셜미디어’를 지향하는 ‘레트로’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그가 만든 ‘레트로’는 시간순 피드와 알고리즘 없는 설계를 통해 사용자의 하루를 기록하고 돌아보게 돕는 소셜 앱이다.

샤프는 강연에서 현대 소셜미디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요즘 소셜미디어는 사람보다 시간을 붙잡으려 한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더 나은 하루를 살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는 제품을 바라보는 관점이 담겨 있었다. 사용자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

한 참가자가 “레트로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왜 지금 같은 형태가 되었나요?”라고 묻자, 샤프는 “친구나 가족과 나눌 평범한 사진을 어디에 올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에서 시작했다”며 “잘 보이기 위한 SNS가 아니라, 기억을 남기고 관계를 이어가는 공간”이라고 답했다.

우리 모두는 휴대폰에 수많은 사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SNS에 올리기엔 너무 평범하고, 그렇다고 그냥 갤러리에 묻어두기에는 아까운 순간들이다. 샤프가 말한 그 ‘문제’는 사실 우리 모두의 문제였던 것이다.

이어 그는 레트로가 알고리즘과 광고 없이 ‘주간 포토 저널’ 방식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사적 플랫폼임을 강조했다. 이는 요즘 소셜미디어의 트렌드와는 다른 방향이다. 화려한 기능이나 끝없는 콘텐츠 소비가 아닌, 가장 인간적인 니즈에 집중한 제품 철학이 느껴졌다.

하이아웃풋클럽 박가영 대표는 “이번 강연은 ‘결국 이기는 제품’이 무엇인지, 실리콘밸리의 현장에서 증명된 경험을 통해 직접 듣고 체감할 수 있었던, 흔치 않은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실행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확장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기는 제품이란 무엇일까? 화려한 기술이나 트렌디한 디자인이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 사람들이 늘 느끼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그 작은 불편함을 정확히 짚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결국 이기는 제품’의 출발점인 것이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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