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국 비즈니스 트렌드&동향] 샤오미·포니닷에이아이·알리바바, 차세대 기술 생태계 구축 나서

샤오미, 5년간 38조원 R&D 투자 선언…자체 칩셋·전기차 공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가 창립 15주년을 맞아 자체 설계한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쉬엔제 O1(玄戒O1)’을 공개하며 반도체 기술 독립에 본격 나섰다.

샤오미는 22일 열린 전략 신제품 발표회에서 TSMC 2세대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쉬엔제 O1 칩셋을 전격 발표했다. 이 칩은 창립 15주년 한정판 스마트폰 ’15S Pro’를 비롯해 태블릿 ‘7 Ultra’, 스마트워치 ‘S4’에 탑재됐다.

쉬엔제 O1은 칩 면적 109㎟에 16코어 GPU를 탑재했으며, ARM의 최신 아키텍처인 Immortalis-G925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특히 사용자의 작업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성능 모드를 조정하는 동적 성능 조정 기술이 적용됐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안투투 벤치마크에서 쉬엔제 O1이 300만점을 돌파했다”며 “애플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칩”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애플을 경쟁 상대로 삼고 있지만 처음부터 압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애플보다 뛰어난 부분이 있다면 박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샤오미의 반도체 개발 여정은 2014년 9월 ‘펑파이(澎湃)’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2017년 첫 자체 칩셋 ‘펑파이 S1’을 공개했으나, 후속작 S2는 개발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며 양산에 실패했다.

이후 샤오미는 독자 개발과 함께 외부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방향을 전환했다. 2017-2019년 3년간 10건에 불과했던 투자는 2020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미중 기술갈등 심화와 화웨이 제재 이후 중국 내 반도체 기술 자립 수요가 급증한 배경이 작용했다.

2020년 23건, 2021년 35건으로 정점을 찍었으며, 2020-2022년 3년간 총 84건의 반도체 관련 투자를 집행했다. AI 칩, 센서, 아날로그 IC, 차량용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레이쥔 CEO는 이날 향후 5년간 2000억 위안(약 38조원)을 핵심 기술 연구개발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샤오미가 스마트폰을 넘어 전기차,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기술 내재화가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소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쉬엔제 O1이 최초로 탑재된 15S Pro는 6.73인치 2K 해상도 AMOLED 디스플레이와 자체 개발 6100mAh ‘진사장(金沙江)’ 배터리를 적용했다. 초광대역(UWB) 통신을 지원하며, 샤오미 ‘싱천(星辰)’ 통신 기술로 IoT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했다.

샤오미는 이날 두 번째 전기차 모델이자 첫 SUV인 ‘YU7’도 공식 발표했다. YU7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제로백 시간 3.23초, 최고 속도 253km/h, 최대 주행거리 835km 성능을 구현했다.

샤오미 슈퍼 모터 V6s Plus와 엔비디아 Thor 차량용 컴퓨팅 플랫폼을 탑재했으며, 전 모델에 라이다 센서를 기본 장착했다. 가격은 약 30만 위안(약 5704만원)대로 예상되며, 7월 공식 출시 예정이다.

이외에도 샤오미는 Civi 5 Pro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특별판을 공개했다.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후면 커버에 적용해 실제 커피 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2999위안(약 57만원)부터 시작되며, 출시와 동시에 판매를 개시했다.

이번 샤오미 15주년 발표회는 단순한 제품 공개를 넘어 향후 10년간의 성장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체 칩 개발, 프리미엄 전기차 출시, 대규모 R&D 투자, 친환경 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서 ‘기술 독립’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중국 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시작해 전기차, AI, IoT로 확장되는 통합 생태계 전략이 성공할 경우,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니닷에이아이, 로보택시 매출 200% 급증…7세대 차량 양산 본격화

중국 대표 자율주행 기업 포니닷에이아이(Pony.ai, 小马智行)가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로보택시 서비스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0.3%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대규모 투자로 인해 순손실은 확대됐다.

포니닷에이아이가 20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한 1400만 달러(약 190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순손실은 전년동기대비 10.5% 증가한 2840만 달러(약 386억원)로 확대됐다.

1분기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로보택시 서비스 부문의 폭발적 성장이다. 로보택시 서비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00.3% 증가한 173만 달러(약 23억원)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승객 요금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800% 증가해 로보택시 사업이 점차 자립적인 수익 모델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에서의 상업화 운영 확대와 정밀화된 사용자 마케팅 전략의 성과로 분석된다.

현재 서비스 커버리지 지역은 총 2000㎢ 이상에 달하며, 공항과 고속철도역 등 주요 교통 허브도 포함하고 있다.

펑쥔(彭军) 포니닷에이아이 최고경영자(CEO)는 “2025년은 로보택시 양산의 해”라며 제7세대 로보택시 시스템이 기술적으로 완성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해당 모델은 올해 중순부터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며, 연말까지 로보택시 차량 규모를 100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루오톈청(楼天城)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추론 계산 효율이 3배 향상된 덕분에 이 모델은 세계 최초로 차량용 규격 칩 상에서 전천후 전시나리오를 커버할 수 있는 L4 자율주행 차량”이라며 기술적 완성도를 강조했다.

포니닷에이아이는 운영 효율성에서도 큰 진전을 이뤘다. 원격 보조 요원 1명이 감시 가능한 차량 수가 1:20까지 확대됐으며, 향후에는 1:40-1:50까지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인건비 절감과 운영 수익률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포니닷에이아이는 글로벌화 전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월 6일 우버(Uber)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올해 하반기부터 중동 시장을 시작으로 우버 플랫폼에 로보택시 서비스를 통합할 계획이다. 향후 미국, 유럽, 아시아 주요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포니링크와 손잡고 올해 7월 판교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포니닷에이아이의 한국 시장 진출 첫 단계로 평가된다.

로보택시 외에도 로보트럭 부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2% 증가한 780만 달러(약 106억원)를 기록했다. 기술 라이선스 및 응용 서비스 부문 매출은 전년 수준인 450만 달러(약 61억원)를 유지했다.

이번 손실 확대에 대해 포니닷에이아이 측은 7세대 자율주행차량 대규모 생산 준비와 인력 강화를 위한 비용 증가, 그리고 기업공개(IPO) 관련 주식 보상에 따른 일회성 지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펑쥔 CEO는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을 가속하고 원가를 낮추면 7세대 로보택시는 확실한 상업적 수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니닷에이아이는 단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장기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적 발표에 앞서 5월 14일 공동 창업자인 펑쥔과 루오톈청은 보유 지분 락업(lock-up) 기간을 540일 연장하며 회사의 장기 가치에 대한 신뢰를 재차 표명했다.

업계에서는 포니닷에이아이가 중국 자율주행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7세대 로보택시의 기술적 완성도와 운영 효율성 개선이 향후 수익성 개선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바바, 메이투에 3,405억원 투자…AI 전자상거래 생태계 구축 나선다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가 AI 이미지 생성 전문기업 메이투와 전략적 협력을 발표하며 AI 전자상거래 생태계 구축에 본격 나섰다. 알리바바는 메이투에 2억 5천만 달러(약 3,40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투자하고, 양사는 AI 기술과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전면적인 협력을 추진한다.

알리바바와 메이투가 20일 발표한 전략적 협업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메이투에 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형식으로 투자한다. 전환사채는 연 이율 1%, 3년 만기이며 주식 전환가는 주당 6홍콩달러(약 1,043원)로 설정됐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양사가 AI 기술 및 전자상거래 영역에서 전략적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메이투는 이번 협력을 통해 단기적인 자금난을 해소하는 동시에 지분 희석 없이 기술 개발과 해외 시장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 공략과 AI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전환사채 구조는 양사 모두에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향후 주가 상승 시 알리바바는 주식 전환을 통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고, 주가가 부진할 경우 메이투는 이자만 지급하면 된다.

알리바바에게 이번 투자는 비교적 저위험·고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메이투의 AI 기술력이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알리바바는 자연스럽게 기술적 이점을 공유할 수 있다.

메이투는 향후 3년간 최소 5억 6천만 위안(약 1,200억원) 규모의 알리클라우드(AliCloud) 서비스 구매를 약속했다. 이는 알리클라우드에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하고, AI 모델 공동훈련 등 기술적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메이투는 ‘메이투시우시우(美图秀秀)’를 중심으로 AI 이미지 생성, 뷰티 리터칭, 디자인 자동화 등 다양한 도구형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 입장에서 메이투와의 협력은 AIGC(생성형 AI) 도구 부족이라는 핵심 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메이투가 보유한 고도화된 AI 기술은 상품 사진 자동 생성, 가상 착장, 음성 영상 콘텐츠 생성 등 중소상공인에게 필수적인 생산성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메이투 디자인 스튜디오(Meitu Design Studio)는 현재 약 200만 개의 중소 전자상거래 업체가 활용 중일 정도로 실용성이 검증됐다.

알리바바는 이러한 기술을 자사 이커머스 플랫폼에 연동해 상품 이미지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특히 메이투 유저의 약 70%를 차지하는 20대 여성 타깃층에 더욱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

알리바바는 단순히 메이투의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플랫폼+툴+AI 생태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하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이미지를 생성하고, 클릭 한 번으로 타오바오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즉, ‘도구가 곧 상점 입구’가 되는 새로운 툴-상점-거래 흐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는 기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반대로 메이투는 알리바바로부터 방대한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제공받아 AI 모델을 정교하게 훈련하고, 콘텐츠 스타일·상품 사진 최적화 등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메이투의 본질은 툴형 앱이지만, 이번 협력을 통해 단순한 툴에서 AI 기반 마케팅 플랫폼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열렸다.

메이투-알리바바의 협업은 단순한 투자를 넘어, 중국 AI 전자상거래 생태계의 본격적인 산업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AI는 단순 도구가 아니라 콘텐츠 생산 공장의 엔진이 되었고, 전자상거래는 상품 판매 플랫폼을 넘어 콘텐츠 제작 및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중국 내 AI와 전자상거래 융합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경우,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계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플래텀 중국 연구소 소장 /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시선으로 중국 현황을 관찰하고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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